서울시 주거취약계층 임대주택 파행 운영 "우리도 할 말 있수다!"

등록 2018.04.13 10:07수정 2018.04.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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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서울시 일방통행 정책 규탄! 홈리스 주거권 쟁취 결의대회'가 서울 시청 앞에서 2017홈리스추모제 주거팀의 주최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결의대회는 지난 기사(서울시 주거 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 파행운영을 비판한다)에서 지적한 서울시의 주거취약계층 임대주택 파행운영에 대해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들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40여명의 참여자 중 대부분이 서울시의 주거취약계층 임대주택 파행 운영의 직·간접적 피해자인 홈리스들이기 때문입니다. 본 기사는 당일 결의대회에서 진행된 '공개수다회: 문제 있수다!' 현장토크에서 나눈 이야기를 통해 홈리스 당사자들의 심경과 바람을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다소 길지만 당사자분들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자 말 

수다회 참가자 소개

김호태: 동자동사랑방 대표. 동자동 쪽방 거주. 1.2평 정도로 쪽방촌에서는 그나마 넓은 편이지만 비가 오면 비가 새고, 밤이면 불이 안 들어오는 어두운 골목을 다녀야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음. 그래서 임대주택으로 이주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나 마땅한 곳이 없어서 신청하지 못함.

민초: 홈리스야학 학생. 서울역 근처 고시원 거주. 고시원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식생활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음. 더 나은 주거환경으로 옮기기 위해 1년 전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을 신청했으나 물량이 없어 계속 기다리고 있음.

다람쥐: 홈리스야학 학생. LH공사의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에 8년째 거주 중. 이전에는 시설과 고시원에서 생활했음. 시설에서 생활하던 때에는 아파도 낮 시간에 시설에 머무르지 못하게 해서 굉장히 힘들었음. 때문에 현재 주거환경에 만족하며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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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다회: 문제 있수다!’의 현장토크에 참여한 홈리스 당사자들. ⓒ 홈리스추모제


사회자: 오늘 이 자리에 오시면서 서울시가 주거취약계층 임대주택 운영을 시작하면서 문제가 많았다는 것 다들 알고 계실 텐데 이번 건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나요?

다람쥐: 불만이 참 많은데요, 너무나 잘못됐죠. 제 주변에도 시설이나 고시원에 있는 분들 진짜 집다운 집에 살고 싶어서 매입임대주택을 신청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 언제 입주할까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근데 그분들이 지금 서울시에서 66호가 방치되어 있는걸 알면 정말 화가 날 일이죠. 근데 그걸 알고 있다 치더라도 보증금이 300만~500만 원이면 LH의 6~10배인데, 과연 그걸 알고 있었대도 입주금이 없으면 신청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그 보증금이 가장 큰 문제인데, 그 입주금이 어떻게 그렇게 책정되었는지는 들었어요. 월세 체납을 고려해서 뭐 월세 18개월치로 책정했다 이런 말들이 오가고 그러는데, 제가 2010년도에 저를 포함해서 4가구가 지금 살고 있는 매입임대주택에 같이 입주했어요. 근데 그 4가구 중에 8년 동안 연체한 사람 하나 없이 다들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근데 그걸 18개월을 미리 책정한다는 게 참 우스워요. 담당 직원이 너무 자기 수준에서 보는 건지 참 깝깝하네요.

고시원이나 쪽방 이런데 사시는 분들, 한 달 생활비 내면 한 달 생활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요. 그런데 그분들이 300만~500만원의 임대 보증금을 마련한다는 건 너무 비현실적이죠. 현실감이 너무 떨어지는 공무원들의 발상 같아요. 돈 없는 사람들 대상으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사업을 하는 서울시가 "너넨 돈 없으니까 너네한텐 안 줘"이러고 있는 거예요. 이건 안 하겠다는 거나 똑같은 거 아닙니까?

김호태: 서울시에서는 사실 앞뒤가 안맞는 행정을 하고 있어요. 자기들 조금 곤란하면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행정적으로만 생각하고... 비어있는 집 지원주택으로 돌린다는 것도 사실 이 사람들(서울시) 발뺌하는 거예요. 왜냐면 그냥 이걸 그대로 보증금 350만원, 500만원 받고서 임대를 주려니 집이 안 나가고, 원래대로 50만 원으로 내려서 주려니 또 세를 못 받을 거 같고 이렇게 생각하는 건데. 전혀 그런 건 문제가 안 됩니다 사실은. 지금 동자동에도 1000여 가구가 사는데, 집세 안내서 문제 일으키는 집은 없어요. 근데 왜 집세를 걱정합니까? 아니 집세 안내면 자기가 쫓겨난다는 걸 엄연히 아는데 누가 집세를 안내요. 사람들이 돈이 들어오면 집세부터 내는 것이 몸에 배어있어요, 없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안 쫓겨나려고. 그런데 집세 못 낼까봐 지원주택을 한다?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사회자: 네, 서울시는 지금 보증금 때문에 공가로 방치되고 있던 66호 중 48호를 지원주택형 공동생활가정으로 돌린다고 했어요. 어제부터 위탁 운영기관을 모집하고 있고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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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사무국장이 서울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 파행 운영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홈리스추모제


민초: 지원주택 위탁 운영기관을 선정해서 지원주택으로 돌린다는 취지는 이해가 되는데, 일종의 기우죠. 임대료가 연체될 것을 걱정하는 것은 본인들의 탁상행정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람쥐: 저희가 서울시에 항의도 하고 1인시위도 하니까 지원주택을 한다고 들었어요. 지원주택 좋은 거죠. 장애가 있거나 노령이신 분들에게는 참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업은 따로 계획을 세워서 해야지 주거취약계층에 있는 매입임대주택에서 48호를 빼간다는 건 그건 말이 안 되죠. 남는 18호만 갖고 어떻게 한다고 들었는데 그건 말이 안 되죠.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은 그 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호태: 지원주택도 희안맹랑한 지원이에요. 그 지원을 한번 해 놓으면 (펀딩을 통해 받은)보증금을 계속 그 집에다 박아놓고 또 그 다음사람한테 넘어가게 해놨어요. 지원을 해주려면 거기 들어간 사람한테 지원을 해줘야지 무슨 놈의 행정을 그렇게 합니까? 그 지원금을 서울시 소유 주택에 박아두면 결국 그거 누구거 됩니까? 이런 엉터리 행정을 하면서 뭐 없는 사람들을 집세 못 낼까봐 보증금 올렸다고?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사회자: 매입임대주택 물량을 지원주택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큰데요, 그러면 서울시에서 임대주택 사업을 어떻게 잘 했으면 좋겠는지 바람을 듣고 싶네요.

김호태: 아까 말했듯이 제가 매입임대나 영구임대주택에 가고 싶어서 동사무소를 자주 갑니다. 근데 이렇게 매입임대가 100여호가 나와 있는데 이걸 숨겨놓고 안 가르쳐줬어요. 우리 동자동에는 쪽방 상담소가 있어요. 쪽방 상담소에 이걸 배정만 하면 뭐합니까? 주민들한테 가르쳐줘야지. 지금 제가 동자동 사랑방 대표로 있는데, 그럼 자기들이 직접 홍보를 안 할거면 나한테라도 와서 "주민들한테 홍보 좀 해주십쇼"하면 해줄 텐데. 다 숨겨놓고 있어서 이런 주택이 나와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시청 책임자들하고 논의를 했어요. 자기들은 앞으로 보증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생각을 하겠다는데 생각만하면 됩니까? 아주 낮춰야죠. LH공사처럼 50만원으로 낮춰가지고 다들 들어가서 살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시에서 할 행정이고 복지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람쥐: 그래요, 지금 보증금 문제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데 LH공사처럼 보증금을 50만원으로 했으면 66호가 비어있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면 월 임대료 받는 거만 생각해도 1년이면 66호에서 1억이 넘게 손실이 된 거예요. 그럼 그 책임은 누가 질 건지 그것도 한번 물어보고 싶네요. 서울시가 지원주택 하겠다고 하는 거는 제가 생각할 땐 시민단체들이 항의하고 그러니까 부리는 꼼수라고 생각합니다. 저 분께서 말씀하셨지만 보증금을 낮춰가지고 입주대기자분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문을 열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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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1. 서울시청 옆에서 진행된 <규정 무시! 현실 무시! 인권 무시! 서울시 일방통행 정책 규탄! 홈리스 주거권 쟁취 결의대회>에 참여한 이들. ⓒ 홈리스추모제


서울시는 지난 3월 20일부터 26일까지 공가 66호 중 48호에 대해 알코올 의존 쪽방주민, 노숙인을 위한 지원주택형 공동생활가정 위탁운영 기관 신청서를 접수받고 3월 28일 운영기관 선정심의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대로 48호마저 지원주택이 된다면 결국 서울시가 보유한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 주택 101호 중 절반이 넘는 68호가 지원주택으로 운영됩니다. 지원주택의 필요성과는 별도로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신청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매우 말이 안 되는 일이죠. 서울시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운영을 정상화하도록 독자 여러분께서도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 용어 설명

*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 쪽방, 고시원, 여인숙과 같은 취약거처에 3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빈곤층에게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정책으로, 국토부(LH공사)와 서울시(SH공사)가 시행하고 있다.

* 지원주택: 독립적 주거공간과 심리사회적 지원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주거 모델이다.
덧붙이는 글 <2017홈리스추모제 주거팀>은 2017년 홈리스 추모제에 함께 한 단체들로, 홈리스의 주거권 보장과 관련된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동자동사랑방, 빈곤사회연대, 서울주거복지센터협회,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빈민사목위원회, 홈리스행동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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