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울려퍼진 '봄'... 김정은·리설주 박수로 화답

1일 남측 예술단 공연…조용필·레드벨벳 등 11팀, 26곡 불러

등록 2018.04.02 00:49수정 2018.04.0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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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 부르는 남측 예술단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리허설에서 '우리의 소원'을 부르고 있다.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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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 평양 공연 리허설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리허설에서 백지영이 열창을 하고 있다.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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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첫 공연 마친 레드밸벳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봄이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레드밸벳이 열창을 마친 뒤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연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 무대에 봄을 상징하는 꽃이 나부꼈다. 남측의 가수들이 13년 만에 평양 무대에 올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내외가 참석해 박수로 공연을 즐겼다.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정부 요인도 대거 참석했다.

1일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의 무대가 펼쳐졌다.

공연시간은 다소 변동이 있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6시 50분(우리 시간)에 시작돼 오후 9시까지 2시간 10분여 이어졌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최진희, 이선희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와 윤도현(YB밴드), 백지영, 정인, 레드벨벳까지 총 11팀(명)의 가수가 무대를 누볐다. 1500석의 공연장은 객석으로 가득 찼다. 남측 가수들이 26곡의 노래를 하는 동안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공연을 즐겼다.

아리랑으로 시작...놀새떼 '윤도현' 공연도

아리랑을 편곡한 곡에 맞춰 스크린에 큰 나뭇잎이 휘날렸다. 홀로그램 퍼포먼스로 공연이 시작됐다. 이어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연주가 이어졌다. 무대 위 스크린에는 봄을 상징하듯 꽃잎이 흩날렸다. 가수 정인과 알리는 각자 '오르막길'과 '펑펑'을 부른 뒤 함께 '얼굴'을 불렀다. 이날 사회를 본 가수 서현은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가 하나라는 걸 느끼고 마음 깊이 감동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을 더했다.


가수 백지영은 '총 맞은 것처럼'과 '잊지 말아요'를 불렀다. 두 노래는 북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향민 부모를 둔 강산에는 '라구요'와 가사에 함경도 사투리가 들어간 '명태'를 불렀다. 그는 노래를 부르기 전 "아버지가 함경도 분이신데, 아버님과 연관된 노래"라며 "(제목은) 함경도 특산물 명태라는 생선"이라고 곡을 소개했다.

2002년 평양공연에서 북한말로 오렌지족을 뜻하는 "놀새떼"라고 자신을 소개한 윤도현과 YB밴드가 무대를 이어갔다. 록버전으로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와 '나는 나비', 통일을 염원하는 '1178'을 차례로 불렀다. 1178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의 거리인 1178km를 뜻한다. 스크린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아이스하키팀 영상이 흘러나왔다.

평양에 울려퍼진 '사랑의 미로'

13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 정현덕


평양공연이 처음인 걸그룹 레드벨벳은 '빨간 맛', '배드 보이'로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레드벨벳의 멤버 예리는 공연 후 기자들에게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박수를 크게 쳐주시고 따라 불러주시기도 했다"라며 "그것 때문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라고 말했다.

이번이 4번째 방북 공연인 가수 최진희는 열창으로 관객의 환호에 답했다. 그는 위대한 탄생의 연주에 맞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사랑의 미로'를 불렀다. 이어 북한의 남매 듀오 현이와 덕이의 곡인 '뒤늦은 후회'를 북측의 연주에 맞춰 열창했다. 이어 이선희는 'J에게', '알고싶어요',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다.

13년 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은 '그 겨울의 찻집', '꿈', '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를 연달아 불렀다. '그 겨울의 찻집'은 북측이 요청한 곡으로 알려졌다.

"나무야 시내가의 푸른 버드나무야/ 너 어이 그 머리를/ 들 줄 모르느냐"

이날 사회를 본 서현은 북한 가수 김광숙의 대표곡인 '푸른 버드나무'를 불렀다. 북한에는 버드나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을 '버드나무 수도'라는 뜻의 '류경(柳京)'이라 부르기도 한다. 마지막 무대에 오른 출연진은 조용필의 '친구여'와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을 합창했다.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는 관객의 환호 속에 마무리됐다.

가을엔 서울공연?

공연이 끝난 후 김 위원장은 뒤 출연진을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라며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라고 말했다.

남측 예술단은 오는 3일 오후 4시 류경정주영체육관에 다시 오른다. 이날은 남북이 함께 공연한다. 하루 앞선 2일에는 태권도 시범단이 평양대극장에서 남북합동공연을 선보인다. 예술단과 태권도단 등 190여 명의 방북단은 3일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오는 5일 저녁 7시 55분 문화방송(MBC)에서 녹화방송된다.
#평양 #남북 #김정은 #리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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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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