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라 가능한 평화? 임동원의 낙관

윌리엄 페리 "즉각적인 해결 기대하지 말아야"...'북핵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포럼에서 밝혀

등록 2018.04.10 17:31수정 2018.04.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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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과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그랜드볼룸에서 <뉴스핌> 주최로 열린 서울이코노믹포럼에 참석해 북핵문제 해결 방안과 남북미 관계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유성호




"트럼프 대통령이야말로 (한반도의) 냉전 체제를 끝내고 분단을 극복하기에 좋은 미국 대통령이다."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부터 그를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임 전 장관은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외교정책을 밝힌 인터뷰를 읽고 나서부터 그를 지지했다"라고 밝혔다.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북핵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뉴스핌 포럼>의 특별대담이 열렸다. 특별대담에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함께 참석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국회의원도 특별 손님으로 참여했다. 진행은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 자리에서 임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 건 사람"이라며 "현재의 미국을 타파하고 새로운 미국을 건설하겠다는 주장으로 읽히는데, 우리에겐 기회"라고 강조했다. 세계경찰을 자처하며 과도한 군사적 대외 개입을 해온 미국을 변화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의도는 무엇인가. 북한은 왜 핵 개발을 하려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팩트 판단을 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문제를 두고 강조한 4가지 포인트를 언급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첫째, 북한은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갖게 됐다. 둘째,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앞으로 우리를 상대로 전쟁을 해오지 못하게 되었다. 셋째, 북한은 핵무기 적대세력이 우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절대로 먼저 사용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넷째, 이제 핵 실험 미사일 발사실험 하는 연구 개발 시험 단계를 일단락 짓고 본격적으로 핵무기를 생산, 대체하는 단계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 국무위원장이 대남·북미관계의 개선을 원하는 것은 '핵 억제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스스로 (미국이) 함부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는 알기에 이제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임 전 장관은 '핵 검증' 역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 검증을 아무리해도 믿을 수 없으면 그만"이라며 "2년 동안 돌이킬 수 없는 정도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데 이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간의 적대 관계가 해소되고 관계 정상화가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서두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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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그랜드볼룸에서 <뉴스핌> 주최로 열린 서울이코노믹포럼에 참석해 ‘뉴 페리프로세스’와 북미관계 전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유성호


페리 전 장관 역시 북미 정상회담을 낙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를 이루면, 합의문의 의회통과가 수월하다는 뜻이다. 민주당 의원이야 물론이고, 북한과의 대화와 타협에 비판적인 공화당의 지지는 '대통령의 정당'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페리 전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히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남북 회담이) 북미 회담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라며 "이제 장기적으로 한반도 비핵화 단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핵기술 협상을 통해 아주 유용한 결과물, 즉각적으로 비핵화는 달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특별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는 함께 가야지 절대로 하나를 우선할 수 없다"라며 "관계 정상화 과정 중에 비핵화를 할 수도 있고 비핵화 하면서 관계가 정상화가 될 수도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은 느릴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 북미 관계는 더딘 과정일 수밖에 없다"라며 '슬로우 프로세스'(slow process)를 강조했다.

"정상회담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이슈를 담고 있는지 이해하고, (비핵화를) 해결하는 것이 오래 걸리고 이해해야 한다. 탁자 위 의제들이 단번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즉각적인 성공을 기대하면 안 된다."

한편, 윌리엄 페리는 1990년대 중반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과 1999년 대북정책 조정관을 지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과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수교 추진 등 북미관계 개선 계획을 담은 '페리 보고서'를 만들었다.

임 전 장관은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수장을 모두 역임했다. 그는 2000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다.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조율했다. 햇볕정책 전도·집행자로 꼽히는 임 전장관은 현재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자문단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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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그랜드볼룸에서 <뉴스핌> 주최로 열린 서울이코노믹포럼에 참석해 ‘북핵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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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그랜드볼룸에서 <뉴스핌> 주최로 열린 서울이코노믹포럼에 참석해 북핵문제 해결 방안과 남북미 관계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임동원 #김정은 #임동원 #북핵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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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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