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비판한 안철수, 대선 때 "광화문광장 확대" 공약

2017년 공약집에 비슷한 내용 담아, 안 위원장 측 "선거법 위반 소지 지적한 것"

등록 2018.04.11 17:37수정 2018.04.11 17:52
7
원고료로 응원
a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 남소연


박원순 서울시장의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시장 홍보 무대'라고 비판했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작년 대선 당시 비슷한 공약을 내놓았음이 확인됐다. 안 위원장 측은 "시장으로서의 사업 추진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 위원장은 11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시장이 발표한 사업과 관련해 "특별한 교통대책도 없이, 차로 축소 계획을 밝혔다. 막대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말 것이다. 시장 홍보를 위해 막대한 시민 혈세를 쓰고, 불편까지 전가시켜서는 안 된다"며 "구체적 계획은 다음 시장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관련기사 : 안철수 "광화문 광장 확장은 '박원순 홍보' 무대").

같은 당 김철근 대변인도 별도의 논평을 통해 "지난 7년간 변변찮은 업적 하나도 세우지 못해 급한 마음은 알겠지만, 대규모 토목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울시민과의  약속을 어겨서야 되겠느냐"고 박 시장을 공격했다.

그러나 안 위원장 자신도 지난해 대선 후보에 출마하면서 박 시장과 비슷한 공약을 했었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2017년 5월 2일 오전 안철수 대통령후보 명의로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삽니다: 지역 미래 발전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지역별 공약집을 보도자료로 냈다.

공약집 말미에 있는 '서울 미래 발전프로젝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에는 다음과 같은 공약이 담겼다.

○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추진
- 광장 확대, 보행거리 조성, 광화문의 역사성 회복 등
- 광화문광장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국가 상징광장으로서 충분한 격을 갖추도록 재구조화


박 시장이 10일 발표한 광화문광장 사업의 골자는 세종문화회관 쪽 차도를 없애 광장을 확대하고 보행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안 위원장의 대선 공약과 박 시장의 발표가 기본 방향이나 내용에서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광장을 확대하면서 교통체증을 유발하지 않을 방안이 있다면 그분의 자문이라도 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안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꼬았다.

a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재조성 업무협약식에서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 후보 측의 김철근 대변인은 이에 대해 "지방선거가 두 달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시장의 발표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얘기다. 안 위원장이 대선 공약과 배치되는 내용을 주장한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 박 시장 측은 "1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추진에 합의하고 이제야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라고 한다.
"박 시장이 이 시점에서 그걸 들고 나와서 1000억의 세금을 뿌리는 이유가 뭐겠냐? 선거 때문 아닌가? 2012년 4월 중앙선관위가 기획재정부의 복지공약발표를 선거법위반이라고 판단한 전례도 있다. 이번 건도 선관위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

- 안 위원장이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거의 똑같은 페이스로 사업을 추진했을 텐데...
"임기가 많이 남은 대통령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둔 서울시장이 그러면 안 된다. 민주당의 다른 의원들은 공약으로 말하는데 박 시장은 아니지 않나? 출마 선언하면서 공약으로 내놓은 것도 아니다."

- 그렇다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방향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라는 뜻인가?
"그것은 차기 서울시장 당선자가 시민 의견을 묻고 컨센서스를 만들어서 해야할 몫이다."

12일 출마 선언을 앞둔 박원순 시장 측은 안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일단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박원순 #안철수 #광화문광장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