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전두환 비서" 발언에 발끈한 이용섭 "책임져야 할 것"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TV토론 지루한 공방전

등록 2018.04.17 14:29수정 2018.04.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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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광주시장 경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강기정·이용섭·양향자(왼쪽부터) 예비후보가 토론에 앞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광주드림


강·이 "아니면 사퇴" "명예훼손" 극한 대립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TV토론이 예상대로 후보들간 날선 공방과 대립으로 진행됐다.

강기정-이용섭 예비후보는 서로 '후보직 사퇴', '명예훼손' 등 격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가운데서 양향자 예비후보는 '그랜드 비전'을 강조하는 한편, 때로는 나머지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존재감 알리기에 주력했다.

지난 16일 오전 민주당 주최로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광주시장 경선 후보들간 TV토론회가 열렸다.

처음으로 강기정·양향자·이용섭 세 예비후보가 맞붙은 이날 토론은 초반에 비교적 차분하게 시작됐다가 주도권 토론부터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 첫 삼자토론…주도권 토론부터 뜨거워져


강 예비후보가 이 예비후보의 청년채움내일공제 공약과 관련해 "광주 중소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3년까지 2000여만 원을 지원한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3000만 원까지 공약했다"며 "얼마나 정책을 관료적이고 소극적으로 제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며 먼저 공세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이 예비후보는 "제 공약을 잘 보시면 정부가 하는 것보다 400만 원을 '플러스(더한다)'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 예비후보가 지속적으로 "대통령은 3000만 원인데 이 후보자는 겨우 2000만 원"이라고 공격하자 이 예비후보는 "강 후보가 청년채움내일공제를 잘 모르셔서 그런 거다. 3000만 원을 누가 주는 건지 모르시지 않나"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강 예비후보는 이 예비후보가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그만 두고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것을 두고 "일자리부위원장 하셔서 일자리 정책은 기가 막히겠다, 배울 점은 배워야 겠다고 생각하고 공약을 보고 분석했는데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비꼬기도 했다.

▲ 강기정 '일자리' '전두환 비서' 맹공

이후 주도권을 잡은 이 예비후보는 강 예비후보에게 "광주에 일자리가 몇 개나 되나" "청년일자리와 관련해 저를 비판하셨는데 강 후보는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나" 등 '디테일'을 따져 묻기 시작했다.

각종 통계 수치를 예로 들면서 강 예비후보에 "강 예비후보가 목표하는 고용률은 몇 %냐"고 물었고, 강 예비후보는 "일자리 정책은 고용률 몇 %보다 질도 중요하다"며 "청년들이 창업해서 실패해도 스펙이 되도록 2000억 원 혁신 펀드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두 후보간 대립이 최고조에 달한 것인 두 번째 주도권 토론부터다.

강 예비후보가 이 예비후보의 전두환 정권 청와대 근무 이력 문제를 꺼내며 '전두환 비서'임을 주장한 것.

이 예비후보가 당시 청와대로 발령을 받게 된 것을 두고 이 예비후보의 손윗동서인 손수익 전 장관을 "5공 시절 전두환의 왼팔, 오른팔 실세였다"고 칭하며, "그 백으로 (이 예비후보를 청와대로) 끌어준 게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 이용섭 "허위사실 유포다. 책임져야 할 것"

"무슨 비서가 전두환을 한 번도 만나보지도 못하나? 청와대 행정관이라는 직업 공무원일 뿐이었다"고 발끈한 이 예비후보는 '손수익 장관' 얘기에 "그 분은 직업 공무원으로 전두환 정권 때 건설교통부 장관을 했을 뿐 힘이 없었다. 특정인을 거론하며 왼팔, 오른팔이라고 한 것은 명예훼손으로 사과하셔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강 예비후보는 이 예비후보가 2016년 총선 낙선 후 한 법무법인 고문으로 있으면서 "고액 고문료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예비후보는 "적정한 수준이었다"고 해명하며 "강 예비후보는 지금도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나중에 책임지셔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 예비후보의 공세가 계속되자 이 예비후보는 두 번째 주도권 토론시간 8분을 자신에 대해 제기된 논란을 해명하는 데 모두 쓰기도 했다.

막판 군공항 이전 및 이전부지 활용방안, 마무리 발언에서도 두 후보는 '전두환 비서' 논란을 두고 문제제기와 해명을 반복했다.

양향자 예비후보는 두 후보를 모두 "과거, 낡음"으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 양향자 "그랜드 비전"만 되풀이

이 예비후보에 대해선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일자리 정책 로드맵을 만들었다는데 '일자리 재난'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강 예비후보에 대해선 지역 낙후와 관련해 "정치를 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양 예비후보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보다 광주 센트럴파크와 518m 빛의 타워를 중심으로 한 '그랜드 비전'을 주장하는 데 더 공을 기울였다.

다만, 토론에서 제시된 모든 지역 현안에 대해 "그랜드 비전 안에서 풀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다 보니 다소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타 후보에 '스마트 시티' 조성 방안을 물으면서도 "518m 빛의 타워가 송신탑이 돼 5G가 도시 전역에 깔리게 되면 빅데이터 산업의 가장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경제자유구역 지정, 자동차밸리·에너지밸리 조성 및 활성화,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등에 대해서도 518m 빛의 타워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빛의 타워가 '만능 열쇠'라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

▲ 이용섭·강기정, 양향자는 끌어안기? 포석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 타 후보들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홀대를 지적하며 운영구조 개선이나 정부 책임성 강화를 강조하자 양 예비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탓만 하는 모습에 안타깝다. 예산 증액, 운영조직 일원화 등 공약을 내놨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정작 자신은 "광주 센트럴파크와 518m 빛의 타워와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며 추상적인 대안만 제시하는데 그치기도 했다.

서로간 신경전에 매몰된 강기정-이용섭 예비후보는 상대적으로 양 예비후보에 대해선 비판이나 검증을 시도하지 않고, 되려 양 예비후보의 정책에 "좋다" "시장이 되면 적극 반영하겠다" 등 우호적 반응을 보였다.

아무래도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양 예비후보의 '마음'을 얻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은 18~20일 치러진다. 권리당원 ARS투표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후보를 결정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3~24일 1·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치른다. 이용섭 예비후보는 탈당 이력으로 자신이 얻은 득표의 10%가 감산되고, 양향자 예비후보는 여성 10% 가점을 받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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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광주드림>에 실린 글입니다.
#광주시장 #강기정 #양향자 #이용섭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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