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박 시장, 대선 때 문재인 때리기"... 박원순 "이미 사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 미세먼지·부동산 정책 놓고 '마지막' 설전

등록 2018.04.17 20:23수정 2018.04.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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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부터)·박영선·박원순 예비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경선토론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1차 투표)을 하루 앞둔 17일 박영선·박원순·우상호 후보가 마지막 방송 토론을 했다. 박영선·우상호 후보는 박 후보의 미세먼지 정책과 부동산 정책, 대선 행보 등을 거론하며 맹공격했다.

토론은 한겨레TV 채널을 통해 성한용 <한겨레> 정치팀 선임기자의 사회로 90분간 이어졌다.

우 후보는 박원순 후보가 2017년 1월 18일 광주에서 "민주당은 '친문당'이다. 이렇게 소수정파가 당을 지배하고 독식하고, 배타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안 된다. 이런 파벌적 당 운영을 청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우 후보는 "전주에서 '문재인도 청산 대상'이라고 지목했고, 광주에서도 호남 민심을 얻으려고 '문재인 후보 때리기'를 한 거다. 내가 원내대표로서 계파투쟁 안 하게 하려는 시기에 박 후보가 이런 말을 해서 굉장히 서운했다"고 의견을 물었다.

박원순 후보는 "지난 번에 말한 것과 같이, 대선에 나왔는데 지지율은 안 오르다 보니 그런 발언을 한 게 사실이다. 제가 '실수다', '잘못했다'고 분명히 사과하고 대선 포기 선언을 한 후에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함께 노력했다"고 인정했다.

우상호: 3선 시장된 후 차기 대선에 도전하게 되면 또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슷한 주장을 할 것이라는 게 상식적인 추론 아닌가? 그러니 지금 불출마 선언하는 것이 좋겠다.
박원순: 이미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서울시장 출마한 사람에게 계속 그렇게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어쨌든 서울시장 나왔는데 대선 얘기 하는 것은 어찌보면 고마운 얘기다. 그렇지만 서울시장이 얼마나 중요하냐? 아직 얼마나 많은 날이 남았는데...
우상호: 지난번에도 서울시장 하면서 대선을 위해 움직여본 경험이 있으니까 하는 말이다.
박원순: 우 후보는 4년 후 얘기를 다 준비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서울시장 나올 걸 미리 예상했나?
우상호: 저도 몰랐다. 그러나 시장은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 명으로 분류되니까.

박영선 후보도 "박원순 프로파일 어디에도 민주당 경력은 없다. 박 시장은 말만, 간판만, 필요할 때만 민주당이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 후보 사무실을 찾아가 응원까지 했다"며 "서울시장 3선 할 거면 대선 불출마 선언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 박원순 후보는 이에 대해 "저는 (당에) 붙고 싶은데 왜 자꾸 떨어뜨리려고 하냐?"며 웃음으로 넘겼다.


박영선 "시민 제안 없었는데 '무료대중교통' 발표"... 박원순 "온라인 의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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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오른쪽부터)·박영선·우상호 예비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경선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박영선 후보는 "(13일 방송토론에서) 박 시장은 미세먼지 심각시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은 지난해 시민대토론회에서 결정된 정책이라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시민들 제안은 없었고 박 시장이 그냥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라는 제보가 쏟아졌다"며 "왜 시민 탓을 하냐? 시장은 남탓하는 시장이냐?"고 공격했다.

박원순 후보는 "평소에 제가 그렇게 남탓 하는 사람이냐?"고 반문하며 "그날 3000여 명이 모여서 여러 가지 의견을 줘서 저는 종합해서 얘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박영선 후보가 "(방송 토론) 발언이 잘못됐다고 사과하든지 토론 끝난 후에라도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하자 박원순 후보는 "분명히 온라인을 포함해서 수천가지 의견들이 들어온 것을 종합정리한 것이다. 다음에 알려드리겠다"고 넘어갔다.

박원순 "박근혜 부동산 정책, 국회가 막았어야"... 우상호 "국회 들어오시죠?"

'강남 부동산 폭등' 논쟁에서는 박원순 후보의 해명에 박영선·우상호 두 후보의 입에서 "그건 아니죠"라는 말이 동시에 터져나오기도 했다. 토론의 주요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박영선: 지난 토론회 이후 강남 재건축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는 아무 힘이 없다고 보도자료까지 냈는데, 이 자료를 본 구청 관계자들은 제일 중요한 게 서울시의 의지라고 하더라. 예를 들어, 제일 중요한 재건축 절차가 용적률과 층수, 세대수를 결정하는 정비계획 결정인데 이건 100% 시장의 권한이라고 한다. 또 하나, 서울시 건축심의위의 결정도 100% 서울시 권한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시행 인가와 관리처분 인가를 1년의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는 시기 조절권한도 시장 권한이다. 이걸 왜 구청장 탓하냐는 거다.
우상호: 제 생각도 그렇다. 작년 연말 강남3구 재건축 허가 과정에서 박 시장이 정부의 8·2 종합대책과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방심했던 것같다. 구청장들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안 받으려고 연내에 빨리 해달라고 하니 평소와 다르게 빨리 해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강남 집값 못 잡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게 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했다.

박원순: 그건 정말 사실이 아니다. 전년도와 비교해도 작년에만 특별히 허가건수가 많았던 것도 아니다. 특히 8·2 대책 이후에는 4건 있었는데, 강남 4구는 다 합쳐서 2건이었다. 9월부터는 중앙정부와 합동 TF를 만들어서 모든 걸 협의했다. 자꾸 청와대와 저를 자꾸 분리시키려고 하시나?
우상호: 저도 지역구 정치를 20년 했다. 얼마나 많은 재건축 민원이 오겠나? 조합장도 다 만나는데 그 절차를 모르겠나? 통상적으로는 서울시가 인가내주고 구청이 관리처분할 때까지 1년에서 1년 6개월 걸린다. 이걸 단축하려고 엄청난 로비가 들어온다. 통상적으로는 시가 시기를 조정해준다. 구청장 권한이라고 해주지 않는데, 작년 재건축 허가 기간은 이례적으로 너무 짧았다는 것이다.

박원순: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서울시로서는 최선 다했는데 그 과정에서 구청이 개입했다. 특히 강남 쪽은 컨설팅팀까지 만들었다. 어쨌든 우리가 (기간을) 마음껏 늘려 잡을 수 없게 (박근혜 정부의) 국토부가 빨리하는 규정을 만든 것이다. .
박영선: 일련의 범위에서 할 수 있는 시기조절권이 시장에게도 있었는데, 그걸 쓰지 않았다. 그걸 눈감아줘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엇박자가 난 거다. 강북의 노후 아파트 주민들이 피해의식 느낄 정도로 강남부동산이 폭등했다.
박원순: 8·2 대책 이후에는 찰떡궁합처럼 중앙정부와 협력했다.

박원순 후보가 "건축연한 단축과 초과이익 환수 연장 같은 건 국회에서 다 한 거다. 국회에서 막았으면 됐다"고 두 국회의원 후보에게 책임을 떠넘기자 우 후보는 "그렇다면 (시장을 하지 말고) 국회에 들어와서 한번 해보시라"고 반문했다. 박원순 후보는 "모든 걸 저에게만 미루니까 저도 항변해본 것"이라며 확전을 자제했다.

또한 박영선 후보는 "서울역 7017 고가도로 사업비가 579억 원 들였는데 시민들의 긍정평가가 15% 밖에 안 된다. 연간 유지비 43억 원이다. 한마디로, 물 먹는 하마"라고 공격하자 박원순 후보는 "서울시정이 얼마나 방대한데... 하루종일 지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넘어갔다.

그러면서 박원순 후보가 "제 칭찬도 좀 해달라"고 하자 박영선 후보는 "시장 됐을 때, 제가 분골쇄신해서 뛰었는데, 박 시장은 지금껏 감사하다는 말을 정식으로 한 적이 없다"고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시가 국민권익위의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우상호), "서울시의 협치자문관이 한달에 15일 근무하고 423만 원의 고액수당을 받아간다"(박영선)는 질문도 쏟아졌지만, 토론 종료가 가까워지자 박원순 후보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18일부터 20일까지 권리당원(50%)은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로, 시민 여론조사(50%)는 휴대폰 안심번호를 활용해 각각 진행된다. 경선 결과는 20일 오후 9시경 발표가 예상되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위와 2위 후보자간의 결선투표가 23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박영선 #박원순 #우상호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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