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재용 '0차 독대' 증언 또 나왔다

김건훈 전 청와대 비서관 "9월 12일 오전까지 삼성 면담자료 준비로 분주"

등록 2018.04.18 17:55수정 2018.04.1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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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유성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단독면담을 가졌다는, 이른바 '0차 독대'가 다시 국정농단 재판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지난 기일에 박영수 특별검사팀, 검찰, 변호인단의 항소 이유를 들었던 재판부는 이날 본격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증인으로는 특검이 삼성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신청한 김건훈 전 청와대 비서관, 이수형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이 출석했다.

김 전 비서관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보좌관으로 '안종범 업무수첩'을 검찰과 특검에 제출한 안 전 수석의 최측근이다. 김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 '0차 독대'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0차 독대' 전날인 2014년 9월 11일, 안 전 수석과 메신저로 주고받은 말씀자료에 대해 "다음날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면담할 때 대통령이 참고하는 말씀참고용으로 만든 자료"라고 설명했다. 또, "청와대에서 근무할 땐 '청와대에서 이런 개별면담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과 김 전 비서관은 11일 오후 10시 30분께부터 '삼성 참고자료-말씀참고 포함-수정'과 'SK참고자료-말씀참고 포함-수정'이라는 파일을 메신저로 주고받았다. 김 전 비서관이 "(삼성 측에서) 베트남 부분과 국내 산업 공동화 부분만 수정해오면 바로 보내겠다"고 보고했고, 안 전 수석은 "바로 보내라"고 답했다.

김 전 비서관이 오후 10시 50분께 "USB에 옮기느라 시간이 좀 걸린다. 바로 보내겠다"며 3분 정도 지나 "보내드렸다"고 했다. 안 전 수석은 "수고 많았다"고 답했다.


"2014년 9월 15일 1차 독대 준비 아니었다"

당시 김 전 비서관은 11일 밤부터 12일 오전까지 '0차 독대'로 분주했다고 했다. 검사가 "전날 밤늦게도 수정파일이 왔다 갔다 했는데 다음날 오전에도 이걸로 굉장히 분주했나"라고 묻자 김 전 비서관은 "그렇다. (청와대 근무 이후) 첫 번째 행사였기 때문에 당일 오전에도 수정하느라 바빴던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이어 "경제수석실에 워낙 일이 많아 대부분 자료들은 주로 임박해서 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김 전 비서관과 안 전 수석이 주고받은 말씀자료가 2014년 9월 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때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5분 동안 잠깐 만났던 첫 독대를 위한 자료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은 "당시 개소식에서 두 분이 만났던 사실을 몰랐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1심부터 '0차 독대'를 부인하며 "(9월 15일에) 갑자기 박 전 대통령과 처음 개별적으로 만나 긴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승마협회를 삼성이 맡아달라고 해 듣기만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9월 12일 독대가 인정된다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부정한 청탁'과 '뇌물에 대한 합의'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는 게 증명돼 이 부회장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2014년 하반기에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안가에서 독대했다"는 취지의 증언 등에도 '0차 독대'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이 부회장의 변호인과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재용 #박근혜 #0차 독대 #김건훈 #안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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