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CCTV 관제시스템 입찰 '특정 업체 맞춤' 의혹

업계 ‘불공정 특혜’ 지적에 옹진군 일부 항목 수정… 반발 여전

등록 2018.04.18 18:28수정 2018.04.1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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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군수 조윤길)의 CC(폐쇄회로)TV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용역 입찰이 특정 업체를 봐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입찰에 참가할 예정인 업체들은 옹진군에 이의를 제기하며 평가기준 수정을 요청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옹진군이 실시할 예정인 CCTV 통합관제시스템 구축 용역비는 약 10억원이다. 평가 방식과 배점을 보면, 기술제안서 평가(정량평가 20점), 사업제안서 평가(정성평가, 70점), 가격 평가(10점)다.

정성평가 항목 배점이 70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통상 입찰은 기술제안서 평가가 핵심이다. 기술제안서 평가 점수에서 소수점 단위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

옹진군이 공고한 기술제안서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을 보면, 기술인력 2점(기술자 보유 현황), 경영상태 3점(신용평가등급), 수행경험 3점(최근 3년간 납품 및 시공 실적), 신인도 6점(여성, 장애인, 친환경기업 인증 유무), 전문 업체 참여 6점(직접생산 인증 여부), 계약질서 준수 '–1'점(입찰참가자격 제한 여부)이다.

신인도 항목과 전문 업체 참여 항목이 총12점으로 60%를 차지해 이 분야 항목이 당락을 결정하는 구조로 돼있다. 옹진군이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입찰이라고 업체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수정을 요구한 항목이 바로 이 두 가지 항목이다.

신인도 평가 항목의 경우 일반적인 입찰에서 보기 드문 항목인 데다, 입찰 당락이 소수점 차이에서 결정되는데 최고점과 차점의 격차가 무려 1.8점이라 사실상 이 대목에서 결정된다는 게 업체들의 중론이다.

여기다 업체들은 전문 업체 참여 평가 항목도 최고점과 최저점의 격차가 1.8점으로 큰 데다, 평가 기준이 되는 직접생산 인증 여부(확인서 유무) 항목이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맞춰져있고, 일부 불필요한 항목이 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체 종사자 A씨는 "신인도 평가 항목에서 여성 기업이면서 장애인 기업이자 친환경제품 인증서가 있는 기업은 국내 한 군데밖에 없다. 사실상 그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기준이나 다름없다"고 의혹을 제기한 뒤 "특히 장애인 인증 기업 유무의 경우 최고점과 차점의 격차가 70%(=1.4점) 미만이어야 하는데 1.4점으로 기준을 초과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B씨는 "옹진군이 제시한 신인도 평가 기준은 부안군이 실시한 재난종합상황실 관제시스템 구축 입찰 말고는 없다. 배점만 다르고 평가 방식이 동일하다"고 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에는 "지금까지 국내 지방자치단체 250여개 중 약 200곳이 CCTV 관제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이 같이 평가하는 것은 옹진군이 처음이다"라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배점을 6점 부여한 것은 지나치게 불공정한 입찰이다"라고 지적했다.

A씨는 전문 업체 참여 평가(=직접생산 인증 여부) 항목도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CCTV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이나 네트워크장비, 영상보안장치 등 영상 관련 장비들은 특허와 직접생산 인증 유무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 같은 항목은 빠지고 다른 항목들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엉터리다"라고 지적했다.

전문 업체 참여 평가 항목 또한 부안군이 실시한 입찰과 동일한 조건이고 배점도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사실상 부안군 입찰에 낙찰 받은 업체를 염두에 둔 입찰이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옹진군 관계자는 "업체들이 이의를 제기한 전문 업체 참여(=직접생산 인증) 평가 항목을 삭제했다. 대신 이 항목에 배정한 6점을 기술인력, 경영상태, 수행경험 항목에 2점씩 분산했다"며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인도 평가 6점은 바뀌지 않아, 업체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이에 대해 옹진군 관계자는 "신인도 항목 평가가 특정 업체에 유리한 항목으로 작용하고, 이 항목 평가로 한 군데 업체가 선정되면 이 입찰은 유찰되기 마련이다. 입찰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반면, 의혹을 제기했던 업체 관계자는 "신인도 항목에서 모든 조건을 갖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 두 곳이 있다. 그런데 이 두 업체가 사실은 한 업체나 다름없다. 결국 이 두 업체가 나란히 올라올 것이고, 둘 중 한 업체에 일감이 돌아가게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CCTV #CCTV통합관제시스템 #CCTV통합관제센터 #옹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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