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학교 앞에 나타난 거대한 피카츄의 정체는?

[화제] 축사농장 주인이 아이들을 위해 만든 5월의 선물

등록 2018.05.04 14:32수정 2018.05.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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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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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봄 향기 가득한 풍경을 달리니 어디선가 정겨운 퇴비 냄새가 풍겨온다. 냄새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보기만 해도 미소를 짓게 만드는 예쁜 풍경이 나를 반긴다.

당진 신평면 샛터로의 한정초등학교 앞. 이곳의 축사농장 입구에는 도시 사람들이 흔히 '들녘의 마시멜로'라 부르는 '곤포 사일리지'가 가지런히 쌓여있었다. 그런데, 이 원형 볏짚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다.

축사를 의미하는 앙증맞은 암소 곁에는 고양이와 오뚜기를 결합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도라에몽', 하얗고 포동포동하며 주둥이가 커서 하마를 닮은 '무민', 그리고 포켓몬스터 '피카츄'가 함께한다. 캐릭터들이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라 보기만 해도 마음이 환해진다. 인적이 드문 이 시골길에 이렇게 예쁜 인형탑을 누가 세워뒀을까 사연이 궁금해졌다.

이 초등학교의 행정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학교 앞 축사를 하시는 주민께서 아이들을 위해 직접 만드시고 그림까지 그려 넣어 기증했다"고 전했다. 전교생이 70여 명 밖에 되지 않은 작은 학교 어린이들의 기분 좋은 등하굣길을 위해 기꺼이 준비했다는 것이다.

캐릭터가 그려진 이 '곤포사일리지'는 수분 함량이 많은 볏짚을 사일로(Silo)라는 용기에 진공 저장, 유산균을 발효시키고 원형의 흰색 비닐로 감아놓은 사료의 일종이다. 벼수확을 마친 농가에서 축사 등에 고가로 판매한다. 보통 0.04ha당 1롤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소 30마리가 하루 먹을 양이다.

소에게 먹일 사료까지 아이들을 위해 기증한 이 축사농장의 주인, 나만 멋지게 보이는 것일까? 아마도 핀란드 아름다운 골짜기에서 동화 속 친구들과 많은 모험을 하는 '무민'처럼, 아이들도 항상 즐겁고 행복한 5월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무심코 오가는 등하굣길의 소소한 추억이, 아이들 삶의 소중한 길로 영원히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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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초등학교 앞 축사농장.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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