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반려견은 왜 코를 핥을까

[서평] 반려견의 몸짓 언어 <카밍 시그널>

등록 2018.05.16 09:57수정 2018.05.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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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한 통계 조사에 따르면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잘 기르는 방법, 반려동물을 이해하는 법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오늘은 여러 반려동물 중에서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 한 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 중 하나는 교육이다. 반려견을 적절히 잘 교육해서 함부로 짖지 않도록 하거나 장난을 치지 않도록 하는 등 주인의 책임은 상당히 크다.


하지만 반려견을 교육해야 한다고 해서 무작정 폭력을 쓰거나 서열을 매기기 위해서 위협을 해서는 반려견과 제대로 소통할 수 없다. 반려견은 우리와 같은 말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그들은 '카밍 시그널'이라는 몸짓 언어를 통해서 주인에게 자신의 상태를 전달하거나 주인에게 특정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오늘 소개할 <카밍 시그널>이라는 책은 반려견이 사용하는 몸짓 언어 '카밍 시그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 우리 반려견이 왜 연신 코를 핥고 있는지, "돌아와!"라고 부르기만 했을 뿐인데 왜 땅 냄새를 맡으면서 빙 돌아오는지 그 이유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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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밍 시그널, 혜다 ⓒ 노지현


책 <카밍 시그널>을 펼치면 제일 먼저 책의 저자 투리드 루가스가 왜 반려견의 몸짓 언어에 '카밍 시그널'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반려견이 '카밍 시그널'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다. 아래에서 '카밍 시그널'의 유래와 함께 그 이유를 짧게 읽어보자.

저는 반려견의 보디랭귀지에 '카밍 시그널'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늑대가 상대방의 공격적인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중단 시그널'을 사용한다면, 반려견의 행동은 예방의 차원에 가까웠기에 상대방을 진정시킨다는 의미의 '카밍(calming)'이란 표현을 선택한 것입니다. 반려견은 나쁜 일을 예방하거나, 긴장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카밍 시그널을 사용합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을 느낄 때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자신에게 나쁜 의도가 없다는 것을 다른 반려견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도 이 시그널을 사용합니다. (본문 32)


즉, 반려견들의 카밍 시그널은 어떤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에 하는 행동에 가깝다. 반려견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은 문득 머릿속에 몇 가지 행동이 스치지 않을까 싶다. 주인이 "앉아!" 하고 소리치자 하품을 하면서 반려견이 앉거나 주인공 반려견을 부를 때 빙 돌아서 오기 시작하는 모습 등.


반려견의 이런 행동들이 알고 보니 모두 '카밍 시그널'이었다. 반려견은 주인이 자신을 부를 때 화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 카밍 시그널을 보내 주인을 진정시키고자 한 것이다. 반려견이 하품을 한 이유는 반려견이 불안해하거나 공포를 느낀다는 신호이고, 빙 돌아서 오는 것도 불안해한다는 신호이다.

보통 사람들도 자신을 부른 사람이 화가 나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으로 일부러 빙 돌아서 갈 때가 있다. 반려견도 마찬가지였던 거다. 자신의 반려견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하품을 하거나, 천천히 빙 돌아서 다가온다면, 반려견을 부른 내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거나 날카롭지 않았는지 돌아보자.

우리가 반려견이 카밍 시그널을 이해한다면, 더 순조롭게 반려견과 소통할 수도 있다. 우리가 반려견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 행동이 오히려 반려견이 위협으로 받아들일 때도 있다. 그러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반려견의 카밍 시그널을 이해하는 일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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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밍 시그널, 혜다 ⓒ 노지현


책 <카밍 시그널>의 저자는 반려견이 약 30여 개의 카밍 시그널을 가지고 있으며, 카밍 시그널을 통해 주인의 감정과 행동을 살피거나 타인과 타 반려견과 소통한다고 말한다. 책에 첨부된 사진을 통해서 무척 쉽게 반려견의 카밍 시그널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고개 돌리기
자신에게 다가오는 반려견에게 진정하라는 의미에서 고개를 돌릴 수도 있고, 다른 반려견이 흥분해서 너무 빨리 접근하거나 곡선을 그리지 않고 너무 정면으로 다가올 때도 이 시그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본문 47)

코 핥기
반려견은 다른 반려견이 자신에게 접근할 때다 사람이 자신을 향해 고개를 숙일 때 혹은 손으로 꽉 잡는다거나 화난 목소리로 말할 때, 코 핥기 시그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본문 66)

냄새 맡기
반려견은 다른 반려견이 접근해 올 때도 땅 냄새를 맡을 수 있고 누군가 직선으로 다가오거나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등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도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반려견을 부르는 보호자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여 있거나 명령조일 때도 그리고 우리가 반려견을 너무 부담스럽게 쳐다볼 때도 반려견들은 땅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본문 108)


위 세 가지 카밍 시그널은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가면 자주 볼 수 있다. 반려견이 고개를 돌리는 이유는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이 정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고, 코를 핥거나 땅 냄새를 연신 킁킁거리며 맡는 이유는 자신이 불안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모르는 건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

그동안 반려견을 기르면서 반려견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몰랐다면, <카밍 시그널>이라는 책이 무척 도움이 될 것이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했다면, 반려견이 보내는 카밍 시그널을 통해 지금 우리 반려견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니까. 저자는 이렇게 글을 마친다.

우리가 반려견의 존중을 받고 싶다면 우리도 반려견을 존중해야 합니다. 좋은 관계란 서로 소통하며 동등한 입장에서 공생할 때에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서열 높은 주인의 입장에 서려고 하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반려견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또한 어려워질 뿐입니다.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본문 254)


반려견이 우리의 말과 행동에 연신 날카롭게 반응한다면, 어쩌면 우리가 반려견이 보낸 카밍 시그널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오해를 예방하면서 반려견과 좋은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반려견의 카밍 시그널 이해가 필요하다. 오늘 당신의 반려견은 어떤 카밍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가?

카밍 시그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려견의 몸짓 언어

투리드 루가스 지음, 다니엘 K.엘더 옮김, 강형욱 감수,
혜다, 2018


#카밍 시그널 #책 #반려견 #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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