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노조 활동할 시기가 아니다"거나 "나는 직원을 괴롭히는 방법도 알고 있다"고 했던 사용주가 법원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6일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과 민주노총(경남)일반노동조합, 법무법인 '여는'에 의하면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 이아무개 전 관장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주은영 판사)이 지난 14일 이같이 선고했다. 거제시종합사회복지관은 거제시희망복지재단이 거제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해 왔고,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일반노조에 가입했다.
복지관에서는 2014~2015년 사이 해고 사태가 벌어졌다. 이아무개 전 관장은 2015년 관장실 등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전 관장은 "인사권을 가진 사람들이 쪼아 들어가기 시작하면 니가 어떻게 할 수 있나"거나 "시간 외 근무 뭐하는지 본인이 하나하나 일일이 피곤하게 체크할 수 있다", "배후가 밝혀졌을 때 그 때 너한테 이야기한 사람들은 너를 지켜주지 않는다"고 했다.
또 그는 "◯ 국장이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고했을 때 '지금은 때가 아니니 직원들을 말려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 방에서 있었던 일을 밖에 나서 말하지 말라", "여러분들은 노동법도 모르면서 나도 모르고 적도 모르는데 여러분들 이런 일들을 한다는 그 자체가 한마디로 정말로 한심스럽다"고 했다.
이 전 관장은 "노조 일을 하려면 희생은 반드시 따른다"거나 "국장에게 노조를 말리라고 이야기를 했다", "노조 활동을 하다가 밉보여서 과장이 팀장에게 결재를 받게 된 경우가 있다", "노조활동을 하는 것은 경거망동한 것이다"고 했다.
이 사건은 일반노조가 고발해 창원지검 통영지청이 수사해 기소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벌금 400만원을 구형했다.
주은영 판사는 판결문에서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아무개 전 관장)은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노조가 불필요하다는 생각에 소속 근로자로 하여금 노조에 가입하지 말 것 내지 탈퇴할 것을 종용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주 판사는 이아무개 전 관장이 했던 발언들을 열거하면서 "(그렇게) 발언함으로써 근로자들에게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말 것 내지는 탈퇴할 것을 종용했고, 2015년 3월 17일 노조에 가입했던 근로자 12명이 노조에서 탈퇴하는 등 노조를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며 "이로써 사용자인 피고인은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주 판사는 "그 발언들이 행해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과 노조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노조의 조직이나 운영,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고,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의 각 발언들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아무개 전 관장은 지난해 말 임기 만료되었다. 이 전 관장이 재직하고 있었을 때 노동자 3명이 해고되었고, 이들은 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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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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