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삼성바이오 분식 의혹, 이재용을 정조준하다

17일 회계부정 다룰 금융위 감리위원 공정성 논란도...금융위 "제척 이유 없다"

등록 2018.05.16 23:11수정 2018.05.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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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7일 인천시 연수구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일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첫 일정인 감리위원회가 오는 17일 열린다. 2018.5.7 ⓒ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아래 삼성바이오)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회계부정으로 이익을 봤다는 지적과 함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앞서 회계법인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유리하도록 삼성바이오를 과대평가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런 의혹들을 금융위원회의 감리위원회가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에선 감리위원장 등의 이력을 이유로 객관적인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금융위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위원장을 제척할 이유가 없다고 맞서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 과대평가,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비율 근거"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최종판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 결과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감리위에서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외에도 삼성바이오 회계와 관련한 모든 의혹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전에 각 회사들이 회계법인에 의뢰했던 가치평가 결과 등도 감리위에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해당 회계법인들이 지난 2015년 5월 삼성바이오를 과대평가하면서 이 부회장에 유리한 비율로 합병이 성사됐다는 의혹이 나왔었는데, 이는 삼성 경영권 승계와 첨예하게 맞물려 있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서 지난 14일 시민사회단체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제일모직이 가진)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안진회계법인은 8조9400억원으로, 삼정회계법인은 8조5600억원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단체는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 지분 46.3%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계법인들이) 삼성바이오의 전체가치를 각각 약 19조원, 18조원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를 전제로 안진회계법인은 제일모직의 주당가치를 15만8090원으로 추정했고, 합병비율을 1대 0.38으로 제시했다"며 "삼정회계법인은 1대 0.41로 제시했다"고 참여연대는 부연했다. 하지만 당시 국민연금의 의뢰를 받은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는 삼성바이오의 전체가치를 회계법인들의 평가금액보다 낮은 3~4조원으로 평가했다는 것이 참여연대 쪽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1대 0.35 비율로 합병하게 됐는데, 이는 삼성바이오를 이례적으로 과대평가한 결과라는 얘기다. 이런 비율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였던 이재용 부회장에 유리한 것이었다고 참여연대는 주장했다.

심상정, 특검보고서 공개 "수치 조작된 자료 제출해 합병 찬성 결정"

이와 관련해 앞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수첩 내용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특검 보고서 등을 근거로 삼성바이오가 이 부회장 경영승계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심 의원은 "안종범 전 수석 수첩에 (삼성) 합병을 도왔다는 그런 문구가 있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금융지주, 삼성 바이오로직스, 재단, 승마, 빙상' 등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심 의원은 당시 특검보고서 일부를 공개했는데 아래는 그 내용이다.

"(삼성이) 투자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에게 국민연금공단이 입게 될 손해 최소 1338억원을 상쇄할 수 있는 2조원 이상의 시너지가 합병 후 법인에 생긴다는 내용으로 수치가 의도적으로 조작된 회의자료를 제출해 이를 근거로 투자위원회에서 합병에 찬성한다는 결정을 하게 했다."

더불어 참여연대는 간담회에서 삼성바이오가 지난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아래 삼성에피스)의 가치를 과대평가해 회계 처리하면서 재무적 이익을 보게 됐다는 내용도 다뤘다.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는 삼성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었다는 이유로 한 회계처리를 통해 설립 이후 최초로 이익을 발생시켰다"고 했다. 이어 이 단체는 "만약 편법적인 회계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자기자본 규모가 약 6000억원 수준이었으므로, 이후 최대 3년 정도 밖에 버틸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회계부정 살펴볼 감리위원장 공정성 지적 "삼성바이오 상장 도와...제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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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비교 ⓒ 홍순탁


이런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은 문제가 있다는 내용으로 잠정결론을 내리고 이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 전달하겠다는 내용을 외부에 공개한 바 있다. 이에 금융위는 증선위에 안건을 올리기 이전에 감리위 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 부정회계 의혹 등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오는 17일 열리는 감리위 회의를 앞두고 시민단체, 정치권 등에선 공정성 문제 등으로 김학수 감리위원장을 감리위에서 배제하고 감리위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14일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 관련)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을 주도했던 (당시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김 위원장은 스스로 물러나야 마땅하다"며 "감리위원 명단과 이력 공개가 근본 해법"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 삼성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을 바꾸면서 흑자를 보게 됐고, 증권시장에 상장했는데 이때 규정 완화를 주도한 인물이 회계부정을 감리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또 15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감리위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위해서는 과거 삼성바이오 감리를 무혐의 처리한 한국공인회계사회 소속 위탁감리위원장을 제척해야 한다"면서 주장했다.

긴급 기자회견 연 금융위 "감리위원장 과거 정당한 업무수행...제척사유 아냐"

이런 주장이 나오면서 금융위는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위, 증선위 회의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겠다면서도 감리위원을 추가로 제척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참여연대의 지적이 나온 뒤 같은 날 늦은 오후 감리위 민간위원 1명이 본인의 동생이 삼성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다며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한 분은 스스로 제척을 희망했다"며 "감리위원장은 국장 재직 당시 정당한 업무수행을 했고 제척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백히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위원장도 제척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김 부위원장은 "감리위원 명단이 공개될 경우 앞으로 개최될 감리위 회의에서 위원들의 자유로운 발언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외부감사 규정에 따라 내용도 비공개로 할 것"이라고 했다.

김광윤, 이한상 교수 등 스스로 활동 공개... "감사인연합회장 제척해야"

이처럼 금융위는 감리위원 명단 공개를 꺼렸지만 일부 위원들은 본인이 재직 중인 대학에 공개된 약력사항에서 감리위원 활동 사실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광윤 아주대 교수, 이한상 고려대 교수, 정도진 중앙대 교수 등이다. 이와 함께 이문영 덕성여대 교수,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임승철 금융위 법률자문관, 박권추 금융감독원 회계전문심의위원 등도 감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용진 의원은 "김광윤 교수가 한국감사인연합회 회장임이 드러나면서 회계법인들과의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제척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감사인연합회는 회계법인들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이곳 회장인 김 교수가 안진회계법인 등의 삼성바이오 회계평가 결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선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에서 사전 심의를 거친 뒤 증선위가 최종판단을 내리게 된다. 첫 감리위 회의는 오는 17일로 예정돼있다. 앞으로 열릴 회의의 시기와 횟수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감리위와 증선위 각각 3회씩 개최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감리위에선 가급적 이달 안에 실질적인 논의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결과는 유동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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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가운데)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병화 상무, 김 전무, 윤호열 상무. 2018.5.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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