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뭐 읽어주지...' 그런 부모들께 추천합니다

[아빠가 고른 그림책] 5월 셋째주 눈에 띄는 어린이 책

등록 2018.05.18 11:13수정 2018.05.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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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줄지 고민이신가요? 그런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아동문학에 푹 빠지게 된 '아빠' 시민기자가 고른 눈에 띄는 새로운 책들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기자 말

<할아버지의 나무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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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나무공방> 표지 ⓒ 목요일

프랑스 시골의 가구 공방에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공방과 공구에 얽힌 이야기다.

첫 장을 열면 서양의 전통 목공 도구들의 그림이 펼쳐진다. 이름만큼이나 모양새도 다양하고 쓰임새가 다양한 도구들이 경험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미국 개척시대에 사용하던 톱은 대서양을 횡단하는 배에서 일하던 목수의 손을 거쳐 프랑스의 가구 공방까지 여행한다. 이렇듯 공구의 쓰임새와 사용한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구 쓰임새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동화다. '저주받은 망치'를 통해선 삶의 교훈을 주기도 한다.

오래된 주머니칼이 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쓰던 날이라 새로 갈았고, 손잡이도 닳아서 새로 갈았다. 이 주머니칼은 새것일까? 공구를 통해 세대가 세대로 이어짐을 은유했다.

아빠 혹은 할아버지와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이다. 글씨가 작고 양도 많아 최소한 저학년 이상이 흥미를 보일 그림책. 그러나 그림만 보아도 어린이에겐 재미있을 책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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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표지 ⓒ 한국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특별한 아이가 등굣길에 주운 지갑 때문에 겪는 특별한 하루 이야기다.

주인공 아이는 특별하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결말 부근에서야 이 아이가 장애가 있는 걸 언급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특별하면서,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그려진다.

장애가 있지만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고 마음의 친구와 대화도 나누면서 선악을 구별하고 본능을 이겨나가는 모습을 잔잔하게 그린다. 문체 또한 주인공의 눈에 보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그대로 묘사하여 읽는 아이에게 표현력 공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하려는 아이지만 제목처럼 '하지만···'이라는 의문과 호기심이 일어 '마음의 소리'와 대화하는 주인공이다. 사물을 관찰하고 호기심을 발동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이 어린이다운 논리를 보인다.

내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책. 가치 판단에 관해 어린이와 어른의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는 행간이 많은 책이다.

<산으로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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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오르는 길 표지 ⓒ 고래뱃속

매주 일요일이면 산에 오르는 블레로 할머니(여우 혹은 너구리?)와 언제부턴가 동행하게 된 어린 고양이가 그린 함께 사는 삶에 관한 이야기다.

동물이 사는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인간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 장면이 주는 감동에 눈물이 솟는다.

블레로 할머니가 산에 오르며 만나는 사물과 생명체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며, 어린 고양이와 함께 오르며 배려하는 모습에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교훈으로 준다. 때론 갈라진 길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는 조언도 준다.

마침내 산꼭대기에 오르니 그제야 올라온 길이 보이고, 세상이 보이고, 스스로 작아지는 것을 느낀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는 힘들어 더는 오르지 못하고, 고양이가 혼자 오르게 된다. 그 길에서 어린 동행을 만나게 되어 함께 오른다. 할머니가 그에게 그랬던 것처럼 도와주면서, 이야기도 전해주면서.

짧은 이야기지만 세상과 인생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함께하고, 배려하고, 후세에 전하고. 그런 아름다운 세상과 인생을 그려나가라고 이야기한다.

어른의 마음으로 읽어도 감동이었다. 내 아이와 꼭 읽고 싶은 책.

<꽃을 선물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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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선물할게> 표지 ⓒ 창비

거미줄에 걸린 무당벌레가 지나가던 곰에게 구해달라며 벌어진 이야기. 이 책에는 '오디오북'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태그가 포함되어 있다.

아름다운 수채화로 자연의 이치를 얘기한다. 거미줄에 묶인 무당벌레가 지나가던 곰에게 구해달라지만, 거미가 굶기 때문에 못 도와준다는 곰. 이어진 무당벌레의 간청에 거미는 모기를 잡기 때문에 좋은 곤충이라며 거절하는 곰. 무당벌레도 진드기를 잡아먹기 때문에 꽃을 활짝 피우게 돕는 좋은 곤충이라 항변하는데. 과연 곰의 선택은?

'나라면 눈앞에서 곤경에 처한 친구를 조건 없이 도와주진 않았을까?' '아니지, 내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 남을 돕지!' 이런 고민에 빠지게 한 책이다. 예쁜 그림을 보고 싶은 어른들에겐 괜찮을 그림책.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강대호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오피니언뉴스에도 게재됩니다.

꽃을 선물할게

강경수 지음,
창비, 2018


산으로 오르는 길

마리안느 뒤비크 지음, 임나무 옮김,
고래뱃속(아지북스), 2018


하지만…

안느 방탈 지음, 유경화 그림, 이정주 옮김,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도움글,
이마주, 2018


할아버지의 나무공방

모리스 포미에 지음, 이정희 옮김,
목요일, 2018


#어린이 책 리뷰 #할아버지의 나무공방 #하지만 #산으로 오르는 길 #꽃을 선울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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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을 지나며 고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내가 나고 자란 서울을 답사하며 얻은 성찰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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