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운조루 고택은 나눔의 뒤주인 타인능해가 전해지는 곳입니다.
계족산 화기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는 연지에
▲ 운조루 계족산의 화기를 막기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연지 ⓒ 임세웅
작고 아담한 수련이 피었습니다.
▲ 운조루 연지에 핀 작고 아담한 수련 ⓒ 임세웅
구례 운조루 고택 입구
▲ 운조루 입구 ⓒ 임세웅
운조루는 남한의 3대 길지 중 하나인 구례군 토지면 오미마을에 낙안부사를 지냈던 안동 출신의 류이주 선생이 지은 조선시대 양반가옥으로 중요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되었으며, 운조루가 자리한 터는 '조선의 풍수'를 지은 일본의 무라야마 지준의 글에도 소개된 명당입니다.
운조루 입구에 있는 표지판에 따르면, 오미마을은 풍수지리상으로 볼 때 노고단의 옥녀가 형제봉에서 놀다가 금가락지를 떨어뜨린 금환낙지(金環落地)의 형상입니다.
운조루 창건 과정에서 집터를 잡고 주춧돌을 세우기 위해 땅을 파는 도중 부엌자리에서 어린아이의 머리크기만한 돌거북이 출토되었는데, 이는 운조루의 터가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금귀몰니(金龜沒泥)의 명당을 입증하는 것으로 운조루의 가보로 전해 내려오다 안타깝게도 지난 1980년대 후반에 도난당했습니다.
▲ 운조루 위성류나무 ⓒ 임세웅
위성류 나무는 류의주 선생이 당나라 사신으로 다녀오면서 가져온 나무로 진시황이 수도로 삼았던 곳의 옛 이름이 위성이며 버드나무를 닮은 나무라 하여 위성류라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운조루를 상징하는 타인능해
▲ 운조루 타인능해 ⓒ 임세웅
류이주 선생과 그 후손들은 형편이 어려운 누구라도 퍼갈 수 있게 헛간에 구멍이 뚫린 뒤주를 놓아두었습니다. 그 뒤주가 바로 타인능해입니다. "타인도 열게 하여 주위에 굶주린 사람이 없게하라" 라는 뜻입니다.
동학, 여순사건, 6·25 전쟁 등 지리산이라는 '큰산 아래 산 죄'를 수도 없이 치렀지만 운조루가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타인능해' 정신 때문이라고 합니다. 운조루의 도움을 받은 마을 어른들이 '운조루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라며 지켜왔다고 전해집니다.
운조루의 안채는 영화 '님은 먼 곳에'의 촬영 장소입니다.
▲ 님은먼곳에 _스틸컷 ⓒ 영화제작사
여주인공인 수애씨가 월남으로 파병된 남편을 찾아 나서면서 시어머니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촬영되었습니다.
장독대와 목련
▲ 운조루 장독대와 목련 ⓒ 임세웅
장독대 너머에는 류이주 선생이 여인네들을 위해 마련한 다락방이 보입니다.
▲ 운조루 다락방 ⓒ 임세웅
갓 시집온 새댁이나 여자들은 바깥 풍경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조선시대에는 유교문화의 특성상 다락방 높은 곳에서 바깥 경치를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채 마루
▲ 운조루 사랑채 마루 ⓒ 임세웅
운조루 누각
▲ 운조루 누각 ⓒ 임세웅
이 집의 이름은 중국의 도연명(陶淵明)이 지은 귀거래혜사(歸去來兮辭)에서 따온 글입니다.
雲無心而出岫 운무심이출수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 피어오르고, 새들은 날기에 지쳐 둥우리로 돌아 오네'의 문구에서 첫머리 두 글자를 취해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누각의 기둥은 특이한 나무결을 보입니다.
▲ 운조루 누각마루 ⓒ 임세웅
가운데 기둥은 호랑이 형상이, 오른쪽 기둥은 나비 형상이 보입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이웃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던 운조루 사람들의 정신이 담겨있는 타인능해는 정치인들이나 재벌들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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