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북한군?"…5·18 헬기사격 목격 시민, 지만원 고소한다

광주시민 지용 씨, 23일 기자회견 열어 '광주항쟁 진실' 증언

등록 2018.05.20 16:00수정 2018.05.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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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항쟁에 참여한 시민이 자신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지목한 지만원(75) 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일원이었던 그는 38년간 이어온 침묵을 깨고 계엄군 헬기 사격 등 항쟁의 기억을 공개 증언하기로 했다.

20일 5·18기념문화센터에 따르면 광주 서구 주민 지용(76) 씨가 '5·18 배후에 북한군' 주장을 퍼뜨린 지만원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지만원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5·18 기록 사진을 게재하며 지용 씨를 비롯한 항쟁 참여자를 북한 특수군인 '광수'라고 지목했다.

지만원 씨는 '광수들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폭동을 일으킨 대가로 북한에서 요직을 차지했다'는 주장을 폈는데, '광수'라는 명칭은 5·18 항쟁 영상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본 한 탈북자의 발언에서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 등 광주의 5월 단체는 지만원 씨가 '제○ 광수'라는 방식으로 지칭한 5·18 당사자가 1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용 씨는 '제73 광수'로 지목됐다.

지용 씨는 관련 인터넷 게시물을 확인한 딸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 모습을 알아보면서 지만원 씨가 황당한 주장을 펴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5·18기념문화센터를 방문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지만원 씨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지용 씨는 오는 23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만원 씨를 고소하는 심경을 밝히고, 자신이 경험하고 목격한 광주항쟁 진실을 증언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5·18기념문화센터 임종수 소장과 면담해 '적십자병원에서 부상자를 살펴보고 나오던 길에 헬기가 전일빌딩 쪽으로 총을 수십 발 쏘는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도청 앞 집단발포가 일어난 21일 이후 22일이나 23일 낮으로 기억한다'며 헬기 사격 목격담을 남기기도 했다.

임 소장은 "지용 씨 증언에 주목할 점은 그가 광주에서 상당한 재력가 집안 출신"이라며 "이는 5·18이 기층 민중만의 항쟁이 아닌 모든 시민의 항쟁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38년 동안 침묵했지만, 이제는 진실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며 "5·18 당시 전남도청 옆에 살면서 항쟁 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한 가족도 기자회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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