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취재단, 정부 수송기 타고 원산으로... 6일만에 반전

통일부 "동해 직항로 이용... 미국측과 사전 혐의"

등록 2018.05.23 11:03수정 2018.05.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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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남측공동취재단 출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북한 강원도 원산으로 출발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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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남측공동취재단 출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이 탑승할 정부 수송기가 23일 서울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기사 보강 : 23일 낮 12시 10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23일~25일 사이에 진행되는 인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한 한국 취재단은, 23일 오전 성남공항에서 동해 직항로를 이용해 북한 원산으로 갈 예정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풍계리 핵실험 폐기 행사 관련 우리 공동 취재단은 오전 11시 30분 까지 성남 공항으로 집결 후 오후 12시 30분에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북측 강원도) 원산으로 이동할 예정"이라면서 "이 사안에 대해 항공기 운항 등에 대해서는 미국측과 사전에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돌아오는 것은 방북한 다른 국가 기자 일행들과 함께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취재할 남측 공동취재단 기자 8명 명단을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하다가 6일 만인 이날(23일) 오전 9시께 판문점 연락 채널 개시와 함께 남측 취재진 명단을 수령했다.

통일부 "북이 늦게나마 명단 접수한 것, 다행"

백태현 대변인은 북한이 뒤늦게 '전격적으로' 명단을 접수한 배경에 대해 "북측에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면서 "늦게나마 명단을 접수한 것에 대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전날인 22일 베이징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미중영러 기자단은 현재 원산 프레스 센터에 도착한 상태이며, 한국 기자단이 도착하면 함께 특별열차를 이용해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매체들만 핵실험장 폐기 상황을 취재하고 한국은 배제되는 상황에서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정부는 22일 오전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취재진이 고려항공 전용기를 이용해 베이징에서 원산으로 들어가자, 남측 취재단의 취재는 무산된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40분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북측이 공약한 비핵화의 초기조치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주목하며,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북측의 후속조치가 없어 (남측) 기자단의 방북이 이루어지지 못한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통일부 장관 명의 '유감'입장문도...북 노동신문 기자 발언부터 반전 예감

그러다 이날 낮 북한 노동신문 베이징 특파원인 원종혁 기자가 베이징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폐기 행사) 날짜도 23∼25일이고 날씨를 보고 하기 때문에 지금 이 비행기에 못 탄다고 해도 내일이든 (한국 기자가 갈) 가능성은 있다"면서 "우리 원수님께서 문재인 대통령하고 회담했고, 좋은 합의를 이뤘다. 우리로서는 조선 반도의 큰 행사가 아니겠냐"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미국 등 해외취재단의 베이징 공항 출발 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나왔다는 그는 "우리야 파격적으로 뭐 하니까. 제가 보기에는 희망을 품고 내일까지 기다려 보면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북한 체제 특성상, 기자 개인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외부 기자들에게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방침 변화를 담은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9시 39분에 "북측이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일정에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내일 아침 판문점을 통해 우리측 취재단 명단을 다시 전달할 예정"이라며 "북측이 수용한다면 지난 평창올림픽 전례에 따라 남북 직항로를 이용하여 원산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통일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를 보냈다. 오전에 조명균 장관 명의 입장문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었다.

이는 남북간의 물밑접촉의 결과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평창올림픽 전례에 따라 남북 직항로'라며 구체적인 이동경로까지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어 23일 오전 북측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남측 취재단 명단을 수령했다.
#풍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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