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낙태 금지법 폐지 눈앞... 국민투표 '찬성' 압도적

출구조사 결과 찬성 훨씬 많아... 아일랜드 총리 "역사적인 날"

등록 2018.05.26 17:04수정 2018.05.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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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낙태 금지법 폐지 국민투표 출구조사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아일랜드가 낙태 허용을 위한 헌법 개정을 눈앞에 뒀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각) 아일랜드에서 낙태 허용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나오면서 낙태 금지법이 사실상 폐지될 운명에 처했다.

<아이리시 타임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MRBI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낙태 금지법 폐지 찬성 비율은 68%로, 반대 32%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아일랜드 RTE 방송이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찬성 69%, 반대 31%로 찬성이 압도적이었다.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는 1983년 수정헌법을 제8조를 통해 수정 순간부터 태아에게 임신부와 동등한 생존권을 부여하며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태아와 산모의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경우에도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수천 명의 여성이 외국으로 '원정 낙태'를 떠났고, 국내에서도 약물을 이용한 불법 낙태가 성행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 임신부가 병원에서 낙태 수술을 거부당해 결국 태아와 함께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며 낙태 허용 여론에 불을 지폈다.

아일랜드 의회는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3월 8일 낙태 금지법을 뒷받침하는 수정헌법 제8조의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법안을 발의하고, 이날 국민투표를 실시해 압도적인 찬성을 이끌어냈다.

이번 국민투표는 재외 여성들이 투표를 위해 일부러 귀국할 정도로 뜨거운 참여율을 보였고, 2015년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국민투표의 찬성률은 61%를 훨씬 넘어 역대 아일랜드 국민투표로는 가장 높은 찬성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찬성표를 던졌다는 한 여성은 "나의 민주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나의 낙태를 결정하는 것은 아일랜드의 가톨릭 역사가 아니라 나 자신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낙태 금지법 폐지에 찬성하는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아일랜드의 역사적인 날"이라며 "상당히 좋은 신호라고 확신한다"라고 환영했다.
#아일랜드 #낙태 #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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