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어울려 먹는 든든한 밥심이 필요해

혼밥족들의 5월은?

등록 2018.05.28 16:39수정 2018.05.28 16:39
0
원고료주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왜 랑이에요?"

내가 제주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찾는 분들이 물어오는 질문!!!

친구랑~ 연인이랑~ 가족이랑~~ 그렇게 사랑하는 이들이랑 함께 하기 좋은 곳!!!

그런뜻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지은 이름 '랑'

그런데, 아뿔싸!!! 혼자 오시는 분들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요즘은 혼밥족, 혼술족, 혼자 영화를 본다는 혼영족, 혼자 여행을 한다는 혼행족까지... 나홀로 먹고, 나홀로 즐기는 이들이 참 많아졌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면, 이 5월!!! 가장 외로운 이들은 어쩌면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족들이 아닐까?

물론, 누군가는 말한다. 오히려 혼자라 편하다고. 누군가를 신경 쓰지 않고 내 취향 따라 메뉴를 선택하고, 나만의 스텝에 맞게 밥을 먹고 상대 눈치 볼일이 없기에, 차라리 혼자라서 더 낫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하긴, 요즘은 스스로 아웃사이더를 선택할만큼 대놓고 나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해 즐기고 생활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도 했으니, 어쩜 나만의 쓸데없는 걱정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딘가에선가는 분명 '외롭다' '초라하다' 이야기 하는 이들도 있다는 거다. 우선 가까이에 내 친언니가 그랬었다.

"이 언니 시험 합격할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밥 좀 같이 먹어줘라. 밥 같이 먹어주는 거 그게, 시험 잘보라는 응원이야. 응원! 같이 먹어줄 거지?"  
좀 오래전 일이긴 한데, 당시 임용고시를 준비해오던 언니!!!

물론, 언니에겐 공부하는 것도 힘든 일이라지만, 그 못지않게 더 힘들었던 게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란다.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는 동생이 시간적 여유가 있다보니 점심시간만이라도 도서관에 와서 같이 밥을 먹어 달라는 부탁을 해왔던 것이다.

그때부터 난 점심시간마다 언니가 공부하는 도서관으로 매일같이 출근 도장을 찍고 언니의 밥벗이 되어주었다.

종일 도서관에서 두꺼운 책들과 씨름하며 임용고시를 준비해왔던 언니!

책과의 씨름도 힘들다지만, 무엇보다 힘든 건 그 누구와 함께가 아닌, 스스로가 싸워 합격이란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는 거! 혼자와의 싸움이기에 더 쓸쓸하고 외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밥까지 혼자 먹으라면 그것만큼 처량한 일도 없을 것 같다며... 제발 밥 좀 같이 먹어달라고 부탁해왔고, 그렇게까지 부탁하는데 나 역시 차마 거절할 수 없겠더라는 거다. 아니, 오히려 동생으로서 사명감이 더 불타올랐다고 해야 하나? 같이 밥 먹는 그 시간만큼은, 외롭지않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나 신나게 수다를 떨며 기운찬 에너지를 전해줬던지. 그때 그 시간을 돌아보면, 언니가 같이 밥 먹는 그 시간만큼은 많이 지친 가운데서도 피식 피식 웃음도 보이며 참 유쾌해 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한국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더니. 그 밥심이 그냥 단순히 밥이 가진 어떤 힘만은 아닌 듯 싶다. 밥과 함께 어우러진, 누군가와 함께. 같이 먹으면서 생선되는 엔돌핀, 유쾌한 에너지들.

어쩌면 언니에겐 밥 자체만이 아닌, 함께 어우러진 그 모든게 포함된 든든한 밥심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제주도에서 가까이에서 공부할때는 좀 나았지. 언니가 서울 노량진으로 가서 본격적으로 임용고시를 준비했던 그 시기에는 그 외로움은 더할 수밖에 없었다.

"언니, 밥은 잘 먹고 지내는 거지?"

"그게... 고시원에 짱박혀 라면 먹는 이 신세... 언제면 탈출할 수 있을까?"

질끔질끔 눈물을 보이며 신세한탄을 하는데... 그게 비행기타고 같이 밥 먹어 주러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때처럼 제주도 사는게 참 답답하게 느껴지던 때도 없던 것 같다.

물론, 지금에야 교사라는 꿈을 이뤄 다 옛일이 된지 오래지만.

요즘은 혼밥이 전혀 외롭지가 않고 오히려 당당함으로 다가오는 시대. 때론 혼밥을 권유하기도 하는 사회. 하지만 그 한켠에선 분명 내 언니와 같은 혼밥족들도 존재하고 있다는 거다. 단순히 옛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거다.

물론, 요즘의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다.

요즘 방송을 봐도 <나혼자 산다>는 예능프로그램이 나와 인기를 끌고, 드라마와 TV 곳곳에서도, 우리네 일상안에서도 혼자임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으니.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변화라면 달라진 변화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곳곳 어딘가에서는 예전의 내 언니가 그랬듯 외롭다고 말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히 누군가와 함께 기념하는 일이 많은 이 5월에는, 혼자라서, 혼자일 수밖에 없어서, 그 누군가는 더더욱 외롭고 쓸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5월이 다 지나면 좀 덜해지려나?

어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들을 향한 관심!
밥심의 기운찬 에너지를 이들에게 전하며 따뜻한 응원을 보내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관찰-욕심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기

AD

AD

인기기사

  1. 1 문재인 정부의 역대급 국방비, 한숨이 나온다
  2. 2 지뢰 묻혔는데 직진 명령? 중국인 병사는 이렇게 한다
  3. 3 여자의 몸은 어디까지 음란한 걸까
  4. 4 "지금 딱 한 사람 설득하라면... 윤석열이다"
  5. 5 윤석열 총장, 정녕 이것보다 조국 먼지떨이가 더 중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