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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천 후보가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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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천 더불어민주당 과천시장 후보. ⓒ 이민선
'이성환(민주자유당)→이성환(새정치국민회의)→여인국(한나라당)→여인국(한나라당)→여인국(한나라당)→신계용(자유한국당)'
역대 경기도 과천시장 명단이다. 과천시민이 그동안 진보 진영에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보수의 텃밭이라 할 만하다.
이처럼 단단한 보수의 아성에 김종천(45)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벌써 두 번째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29.01%(1만728표)를 얻어 33.05%(1만2222표)를 얻은 신계용(54) 현 시장에게 4.04%p 차이로 패했다.
표 차는 1494표였는데, 이처럼 표 차이가 적은 것은 그만큼 과천시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재건축 등으로 인구가 더 많이 빠져나가 시장 선거임에도 투표 인구가 대도시 기초의원 선거구보다도 적은 4만7000여 명 정도다.
30일 오후 김 후보를 만나 어떤 각오로 선거전에 임하고 있는지, 어떤 전략으로 '보수의 아성'을 넘어설 것인지 물었다. 인터뷰에 앞서 오전 10시 30분께 과천시청 브리핑실에서 그와 눈인사를 나눴다. 김 후보는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는 중이었다.
그는 도시계획, 지역경제, 교육·보육, 복지 분야 12가지 중점 공약을 발표했다. 도시계획 공약은 ▲지식정보타운 분양가 조정과 개발이익 환수 ▲정부종합청사 개발 주도권 확보 및 종합계획 수립이다. 지역경제 공약은 ▲화훼 특구 조성 및 화훼브랜드 조성 등이다. 교육·보육 공약은 ▲4차산업혁명 관련 창의지성교육 확대다. 복지 공약은 ▲시니어 클럽 설립, 어르신 맞춤형 일자리 확대 등이다.
공약 발표를 하며 그는 "문재인 정부와 각 부처 장관들, 서울시장, 경기도지사와도 협치를 끌어낼 수 있는 후보"라고 자신을 밝혔다. 집권 여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4년 전 느낌과 지금, 어떻게 다른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저는 선거 재수생이다. 지금은 나를 정말로 도와주는 이가 누구인지 정말 잘 보인다. 예전에는 사실 잘 안 보였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때는 준비가 부족해서 낙선했는데, 지금은 준비를 철저히 했다. 당선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선거 재수생, 지금은 누가 정말 내 편인지 잘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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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천 후보가 선거운동원들과 율동 연습을 하고 있다. ⓒ 이민선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그를 과천중앙공원에서 다시 만나 손인사를 나눴다. 인터뷰에 앞서 그를 대하는 시민들 반응을 스케치할 겸 선거운동에 열중인 그의 뒤를 따랐다.
"아무래도 학부모니까, 보육과 교육에 관심이 많죠. 시립 체육시설 같은 것도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지금은 아무리 기다려도 제 차례가 오지를 않아요."
한 40대 여성이 김 후보에게 하소연하듯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는 "시립 어린이집과 체육시설을 늘려서 해결하겠다"라고 시원하게 답했다. 이어 "보육교사 처우 개선비를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노란 조끼를 입고 공원을 가로지르는 한 무리의 사람이 눈에 띄자 김 후보는 거침없이 다가가 말을 걸었다. 수줍음을 타는 듯한 조곤조곤한 말투와는 다른 적극적인 행동이었다. 이것이 선거 재수생의 관록인가.
그들은 과천시에서 지원금을 받는 복지단체 근무자들이었다. 김 후보가 "과천시에 바라는 게 있느냐?"고 묻자 그들 중 한 사람이 "인력충원, 임금인상"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처우 개선, 정말 중요한 문제죠"라고 신중한 대답을 했다.
반갑게 인사 나누는 두 후보, 선거 맞상대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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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천 후보가 과천 중앙공원에서 시민들과 대호를 나누고 있다. ⓒ 이민선
그의 일정이 워낙 빠듯해 그와의 길지 않은 인터뷰는 무척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함께 걸으면서 했고, 벤치에 앉아서도 했다. 벤치에서 인터뷰하는 도중에 강력한 맞상대인 신계용 자유한국당 후보와 마주쳤다. 두 후보는 마치 이웃사촌을 만난 듯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 사람들 피 튀기는 경쟁을 하는 '선거 맞상대' 맞나?
김종천 후보는 두 번씩이나 시장 선거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과천 사람이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저는 과천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도 과천에 살고 있다. 정부 청사가 들어오면서 참 좋은 도시가 됐는데, 정부 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사실상 용도폐기된 행정 도시가 됐다. 이 때문에 '(정부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나!' 하는 서운함을 느꼈고, 이대로 가다가 서울 인근에 있는 그저 그런 도시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도 느꼈다. 과천을 예전만큼 좋은 과천으로 만들고 싶어서 나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과천을 예전만큼 좋은 도시로 만들까? 이 문제와 관련해서 '꼭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서울대 병원 유치"라고 답했다. 이어 과천에 있는 정부 종합청사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현재 (세종시로) 다 떠나고 두 개 부처 정도 남아 있다. 저는 이럴 바에는 차라리 깔끔하게 비워 줬으면 한다. 어설프게 남겨 놓으면 안 된다. 과천시가 시민들을 위해 정부 청사를 쓸 수 있도록 비워주는 게 바람직하다."
김 후보가 자기 뜻을 펼치려면 우선 선거에서 이겨 당선해야 한다. 하지만 과천은 '보수의 텃밭'이라 할 만큼 진보진영에 친절하지 못한 도시다. 김 후보는 어떤 필승의 전략을 마련하고 있을까?
보수 텃밭 과천, 그의 필승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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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천 후보가 한 사무실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 ⓒ 이민선
"맞다. 과천은 사실상 진보진영이 정권을 잡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곳이다. 초대 이성환 시장이 민주자유당에 있다가, 다음 선거에 나올 때 (민주당계인) 새천년민주당으로 옮겨서 당선하기는 했지만, 그분 자체가 워낙 보수 성향이 강해서 진보가 이겼다고 볼 수 없다.
저는 보수층 표와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표를 모두 흡수하는 전략을 짰다. 과천 토박이라는 점을 내세워 보수층을 흡수할 계획인데, 현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토박이 보수층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 또 진보 표는, 정책적으로 연대 가능하는 것과 시정의 동반자로서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키고, 진정성을 보여서 흡수할 계획이다. 충분히 연대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선거는 지난 번과 분위기가 다르다. 저는 그것을 피부로 느낀다. 필승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긴장은 늘 하고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김 후보는 과천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과천 토박이다. 서울대 공대를 마치고는 엉뚱하게도 사법시험에 도전해 성공해서 변호사 길을 걸었다.
이와 관련 그는 "학교 다닐 때 학생운동 언저리에 있다 보니, 학교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지 못했다. 당시 주변에 변호사 시험 준비하는 분들이 많았고, 주위에서 권하기도 해서 군대 제대하고 복학하면서 사법시험을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과천시장 선거 대진표는 4파전으로 짜였다. 신계용(54)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용기 바른 미래당 후보(63),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 진보진영 연합 무소속 안영(47) 후보가 김종천 후보와 일전을 겨룬다.
재수생 김종천 민주당 후보의 필승 전략이 성공해 과연 보수 텃밭 과천에 진보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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