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누더기로 만드는 폭력적인 난개발을 멈추라

[주장] 난개발을 멈추고 생명의 숲을 보존해야

등록 2018.06.04 15:24수정 2018.06.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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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을 향해 경쟁하듯 숲을 파괴하며 집을 짓고 있다. 어덯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심각한 난개발 현장을 살펴보자. ⓒ 최병성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산 정상까지 나무를 베어내고 집을 지었다. 양쪽에서 서로 경쟁하듯 숲을 깎아 먹었다. 산 정상 부분 경계선만 조금 남긴 채 울창했던 숲이 처참히 파괴되었다.

요즘 용인시를 지나다 보면 왜 용인을 난개발의 대명사로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타운하우스라는 미명 아래 여기저기 산이 몽창몽창 잘려나가고 있다. 울창한 숲일지라도, 깎아지른 급경사 지형일지라도, 심지어 학교 앞산이어도 파괴되는 숲의 절규로 가득하다. 용인시는 지금 숲을 파괴하는 난개발로 인해 너덜너덜한 '누더기'로 전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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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까지 숲을 밀고 타운하우스를 지었다. 용인시에서 건축업자들에게 불가능은 없어 보인다. ⓒ 최병성


용인시는 난개발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골프장이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로 유명하다. 도심의 아름다운 숲은 대부분 골프장이 차지했고, 그나마 남아 있던 골프장 곁 자투리 숲을 타운하우스라는 미명 아래 걸레 조각처럼 파헤치는 중이다.

부족한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저 참혹한 난개발을 허용한 것일까? 용인시는 최근 인구 100만을 돌파한 거대 도시가 되었다. 더 이상 인구가 부족하지 않다. 그렇다면 인구대비 아파트와 주택이 부족한가? 그것도 아니다. 용인은 전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는 도시 중 하나다. 용인시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인구와 주택이 아니다. 100만이 넘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숲의 보존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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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곁에 남은 짜투리 숲이 타운하우스라는 미명 아래 참혹하게 잘려나가고 있다. ⓒ 최병성


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벗어나 용인으로 이사 왔다. 그 이유는 하나다. 교통이 불편하고 문화 여건이 다소 부족해도 숲 하나만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숲을 밀어버리고 주택과 산업단지 건설을 추진한다. 이곳을 찾아온 이유가 사라졌다. 더 이상 이곳에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난개발이 횡횡하는 용인은 미래를 위한 체계적인 도시 계획이 없다. 집 장사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처참한 파괴의 도시가 되었다. 결국 숲을 파괴하는 난개발은 도시의 미래를 위기로 몰아가는 재앙이 된다. 

숲을 파괴하여 쉼터를 상실한 도시는 언제든 기회가 되면 떠나고픈 도시가 된다. 결국 서울보다 주택 가격이 싼 덕에 잠시 머물다 떠나가는 현대판 유목민들의 일시적인 거주지로 전락했다. 숲을 파괴하며 시민들의 주거환경을 위협하는 난개발은 결국 도시의 위기가 되며, 용인시의 미래를 암울케 하는 재앙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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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민들의 쉼터인 숲이 하루 아침에 잘려나가고 있다. 숲이 울창하고 급경사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용인시에선 불가능이 없다. ⓒ 최병성


용인은 아직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남아있다. 그런데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값싼 잠자리를 찾는 이들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 오늘도 희망 없는 베드타운을 늘리기 위한 집 장사들의 참혹한 숲파괴를 묵인하며 도시의 미래를 갈아먹고 있다.

용인은 미래 도시를 향한 비전을 상실했다. 자연이 아직 살아있어 사람들이 살고 싶어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려는 용인시만의 도시계획이 존재하지 않는다. 난개발 홍수 속에 그동안 5명의 민선시장이 각종 비위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용인은 시민을 위한 행정은 사라지고, 숲을 파괴하는 집 장사들의 농간과 부패한 행정만이 넘쳐흐르는 어둠의 도시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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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사라진 도시에 사람들이 살고 싶어할까? 숲이 사라진 도시에 희망이 있을까? 그럼에도 오늘도 용인시엔 처참히 잘려나가는 나무들의 절규로 가득하다. ⓒ 최병성


'엄마특별도시'라는 입간판이 용인 도심 곳곳에 걸려 있다. 파괴적인 난개발의 대명사 용인이 과연 아이들과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라고 엄마들이 느끼고 있을까? 자고 나면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숲이 잘려나간다. 심지어 초등학교 앞 숲조차 타당한 이유도, 기준도 없이 마구 훼손되고 있다. '엄마특별도시'라고? 부패한 행정 덕에 위험에 방치된 내 아이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엄마들이 비명을 지르는 재앙의 도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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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특별시가 아니라 엄마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특별히 비명지르는 도시 용인입니다. ⓒ 최병성


'사람들의 도시'라는 입간판이 용인 시내 곳곳에 걸려 있다. 과연 용인시가 사람 살만한 사람들의 도시일까? 숲이 있어 이사 왔다. 그런데 주민들도 모르게 숲을 파괴하는 인허가가 났다. 난개발 현장마다 용인시 담당 공무원들이 하는 소리는 똑같다. 사유 재산이기에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는 것이다. 졸지에 숲을 빼앗긴 아파트, 더 이상 이곳에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용인시는 '사람들의 도시'가 아니다. 돈벌이를 위한 집 장사들의 소굴로 전락되어 주민들을 피눈물 흘리게 하는 폭력의 도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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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용인이 아니라 주민들을 피눈물 흘리게 하는 폭력의 도시 용인입니다. ⓒ 최병성


엽기적인 환경 파괴가 횡횡하는 용인시. 난개발은 합법을 가장한 파괴적인 범죄일 뿐이다. 난개발이 범죄인 이유는 첫째 숲을 파괴하여 생명을 학살하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 주민들의 쉼과 안식처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셋째, 집 장사들의 이익을 위해 도시의 미래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산마다 몽창몽창 잘려나가는 난개발 폭력 도시 용인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도, 저기도 살려달라는 주민들의 아우성만 가득할 뿐이다.

숲은 한번 파괴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그런데 보물처럼 소중한 숲이 집 장사들의 농간과 용인시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행정 아래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있다.

자연이 살아 있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건강한 삶을 누리게 된다. 용인시가 사람 살만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숲을 파괴하는 난개발을 멈춰야 한다. 미래를 위해 숲을 보존하는 창조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필요하다. 

숲을 파괴하고 성냥갑처럼 똑같은 건물을 줄줄이 세우는 용인의 난개발 현장을 본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섬뜩한 '공동묘지 같다'는 것이다. 만약 용인시가 지금처럼 파괴적인 난개발을 지속한다면 남는 것은 암울한 폐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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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의 숲이 모두 사라지고 집이 들어섰다. 이제 난개발을 멈추고 숲을 보존하자. ⓒ 최병성


그동안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미명아래 난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더 이상 파괴적인 난개발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난개발은 도시의 미래를 갈아먹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공동묘지 같은 타운하우스는 금방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생명 가득한 숲은 만들어 낼 수 없다. 흉측한 난개발을 멈추고 생명의 숲을 보존하는 일에 우리 모두 나서야 할 때다. 이제 광란의 파괴를 멈추자. 지구 환경을 위해서뿐 아니라, 시민들의 안식처로서의 숲을 보존하자.
#용인시 #난개발 #타운하우스 #경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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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생명과 평화가 지켜지길 사모하는 한 사람입니다.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길 소망해봅니다. 제 기사를 읽는 모든 님들께 하늘의 평화가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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