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홍준표, 잘했지만 이미 둑 무너졌다"

홍준표 유세 중단에 커지는 '패싱론'... 이정미 "한국당, 빨간 점퍼 벗고 다녀"

등록 2018.06.04 14:39수정 2018.06.0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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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부터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홍준표 패싱론과 함께 일견 야박해 보이는 평가까지 잇따르고 있다.

홍 대표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유세에 나서니 문·홍 대결로 고착화되고 지금은 문 대통령 세상인데 문·홍 대결로는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일부 광역 후보들 의견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들어 내일(4일)부터 나는 유세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병원 "한국당이 홍준표 패싱 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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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이를 두고 강병원 의원(원내대변인, 서울 은평구을)은 4일 SNS를 통해 "자유한국당이 위기를 느꼈는지 지역 유세장 곳곳에서 '홍준표 대표 패싱'을 시전하고 있다"며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홍 대표 패싱'보다 먼저 해야 할 것, '국민 앞에 사죄'가 아닐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강 의원은 앞서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지방선거 유세 중단 선언은 한국당 후보들의 '홍준표 패싱'이자 '홍준표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면서 "한반도 평화 진전에 대한 막무가내식 부정, 도를 넘는 문재인 정부 때리기, 당 안팎을 가리지 않는 막말로 민심에 역행했던 것이 홍 대표 한 사람만의 문제였던가?"라고 물었다.

강 의원은 "심지어 '촛불 혁명을 위험한 정치공작'으로 폄훼하고, '세월호 아픔마저 죽음의 굿판'으로 비아냥거렸던 당사자들이 한국당의 간판 후보로 버젓이 나서고 있다"며 "그런 한국당이 이제 와서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홍 대표를 패싱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자 꼬리 자르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강 의원은 "한국당의 시대와 민심을 부정하는 지금의 작태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는 '홍준표 패싱'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선거철 연극에 불과하다"며 "차라리 홍준표 대표가 '막말 유세'를 이어가는 것이 한국당의 민심역행 행태에 더 부합하는 처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범계 "SNS 중단까지 요구해야"... 하태경 "퇴출밖에 답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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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달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배현진 송파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배 후보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을)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같은 날 SNS를 통해 "홍 대표의 유세 중단은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노골적인 거부 사태에서 발생한 고육지책인 것"이라고 앞서 강 의원과 해석을 같이 하면서도 "홍 대표의 SNS를 활용한 막말에 마타도어는 지금도 여전하다. 이제 한국당 후보들은 SNS 중단까지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물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홍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소개했는데, 해당 글에는 "미북 회담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한국의 친북 좌파 정권이 원하는 대로 한국에서 손을 떼겠다는 신호로 볼 수밖에 없다. 문 정권은 순간이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이 글에 대해서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부산 해운대구갑) 역시 쓴소리를 날렸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 유세 중단은 지상전 포기하고 공중전에 집중하겠다는 거였군요"라면서 "유세 중단 선언 끝나기 무섭게 SNS에 북미 정상회담을 위장평화론이라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하 의원은 "남북 정상회담 위장평화공세라 비난하여 얼마나 욕먹었는지 다 잊은 모양"이라며 앞서 'SNS 금지'를 요구한 박 의원보다 더 강한 주장을 내놓았다. "홍 대표 입을 막기 위해서는 유세 중단 정도가 아니라 정계 퇴출밖에 답이 없다"고 했다.

박지원 "이미 둑은 무너진 것", 이정미 "한국당, 빨간 점퍼 벗고 다녀"

"잘 했지만 그건 이미 효과가 없습니다. 이미 둑은 무너진 거예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전남 목포시)의 평가는 냉정했다. 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면서 "본래 태풍은 강하지만 길지 않은데, 1년 넘는 문재인 태풍에서 다른 당이 살아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이어 "아무리 홍 대표가 여론에 의거해서 캠페인 지휘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미 둑은 무너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비례)는 "전쟁중에 장수가 말에서 내린 꼴"이라며 신랄하게 비판을 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 발언을 통해 "지역에 가보면 꽤 많은 한국당 후보들이 빨간 점퍼를 벗고 다닌다. 자당의 부끄러움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면서 "장수는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병사들은 깃발 중심에서 멀어져야 살 수 있다고 하니, 존재의 이유를 입증해야 할 선거에서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박지원 #이정미 #강병원 #하태경 #홍준표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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