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청 마산 이전'의 '헛 공약' 교훈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 때 내걸었지만 실현 안돼 ... 이번 지방선거 때 비판 받아

등록 2018.06.12 21:10수정 2018.06.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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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 남소연


6·13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마다 많은 정책(공약)을 쏟아냈다. 이제 유권자들의 심판만 남겨두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내놓은 많은 공약을 제대로 검증해야 할 것이다.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아니면 표를 얻기 위한 '헛 공약'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원시민들 사이에 대표적인 '헛 공약'으로 거론되는 게 있다.

바로 '경남도청 마산 이전' 공약이다. 이는 2012년 12월 19일 치러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앞두고 현 자유한국당 대표인 홍준표 전 지사가 내걸었던 공약이었다.

홍 전 지사는 그해 10월 24일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남도청 마산 이전'과 '진주에 제2도청사 건립', '진해 의과대학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에 있는 경남도청을 마산으로 이전하겠다고 한 것이다. 홍 전 지사는 당시 "도지사 취임 즉시 경남도청 마산 이전을 위한 조례 제정과 도청이전기획단 발족을 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지사의 '도청 마산 이전' 공약은 이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되었다.

그러자 홍 전 지사는 공약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이유로 '창원시장 탓'을 했다. 2014년 2월 28일 창원시청을 찾았던 홍 전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창원시장이 극렬히 반대해 추진할 수 없었다"며 "이제 반대했던 시장이 그만둬 지사가 되면 새로운 시장과 검토하겠다"고 했다.


당시 홍 전 지사가 거론했던 창원시장은 자유한국당 박완수 국회의원(창원의창)을 말한다. 박 의원은 2012년 12월, 2014년 6월 두 차례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를 놓고 홍 전 지사와 경선에서 맞붙었다가 두 번 모두 졌다.

박완수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 때 "도청을 다른 시군으로 옮긴다면 몰라도 현재 위치한 통합 창원시 관내로 옮긴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경남도청 마산 이전' 공약은 마산시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홍 전 지사는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해 경남지사에 재선했다. 그러나 그는 '경남도청 마산 이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결국 '헛 공약'이 되고 말았다.

또 홍준표 전 지사가 내걸었던 '진해 의과대학 유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진주 제2도청사 건립'은 홍 전 지사가 옛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그 건물에 들어섰다.

이번에 안상수, 허성무 후보도 거론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청 마산 이전'의 '헛 공약'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경선 없이 홍준표 대표의 측근을 창원시장 후보로 공천하자 탈당한 무소속 안상수 창원시장 후보는 당시 이 공약을 거론하며 홍 대표를 비판했다.

안상수 후보는 지난 10일 홍준표 대표와 관련한 자료를 내면서 "경남도지사 당선될 때 '도청 마산이전'을 공약했는데 아직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며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시민에게 사과하고 그 이유를 밝히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창원시장 후보도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를 거론했다. 허 후보는 "홍준표 대표는 도청을 마산으로 옮긴다고 했다. 그런데 그 공약은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했다.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은 마산에서 열린 허성무 후보 지원유세를 하면서 '도청 마산 이전' 공약을 거론했다.

전 전 부시장은 "통합된 창원시 안에서 도청을 이전한다는 게 웃기는 이야기였다. 도청을 이전하려면 관련된 정부 기관만 해도 20~30개 정도가 같이 옮겨야 한다. 마산에 그만한 부지도 없었다"며 "마산시민을 핫바지로 보고 낸 공약이었다고 본다. 공약이 실현되지 않았는데도 한 마디 사과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은 전화통화에서 "'도청 마산 이전'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된다고 했다. 당선되기 위해 하는 공약으로 봤다. 그래도 그런 공약이 먹혔던 것이다. 정치인만 탓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후보가 너무 많고 공약도 많다. 유권자들이 세세하게 따져 보기 힘들다. 유권자들이 공약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유묵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홍준표 전 지사의 '도청 마산 이전'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대표적인 '헛 공약'이었다. 특정 지역의 표를 얻기 위해 내걸었던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는 후보도 많고 북미정상회담 등 이슈도 많아 '깜깜이 선거'라고 하지만,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안상수 #허성무 #전수식 #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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