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몰랐던 17개 교육감 선거 결과의 모든 것

[6.13 시도교육감 선거결과 분석① ] 시도 지역별 현황

등록 2018.06.15 21:09수정 2018.06.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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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자치선거가 끝났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선거는 모두가 동의하는 것처럼 여당의 압승과 보수 야당의 참패로 요약된다. 동시에 치뤄진 17개 시도교육감 선거 결과도 '진보의 압승, 보수의 참패'로 정리할 수 있다. 지역별로, 몇 가지 열쇠말로 자세하게 분석해 봤다.  <기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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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 당선자 ⓒ 고정미


[수도권]진보 싹쓸이· 보수의 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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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장 선거의 복제판. 조희연의 낙승


현직 조희연 교육감이 예선전인 촛불교육감 경선을 통하여 이성대 전교조 서울지부장을 이겨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가 되었다.(최보선 전교육위원은 중도 사퇴) 여세를 몰아 본선인 교육감 선거에서 46.6%의 득표를 얻어서 보수단일 후보인 동국대 교수 박선영 후보 36.2%와 중도를 표방한 서울대 교수인 조영달 후보 17.3%를 넉넉하게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박선영 후보를 지지하는 등 보수 단일후보임을 강조하고, 전교조 OUT과 정시 확대를 내세웠지만 조희연 후보의 재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진보 박원순 시장, 중도 안철수 후보, 보수 김문수 후보의 실질적인 3파전으로 진행된 서울시장 선거와 과정과 결과가 모두 판박이에 가깝다.

경기, 진보 분열에도 보수 단일후보 격침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현직 이재정 교육감이 전교조를 비롯한 경기도의 교육시민단체와 거리가 생기면서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 경선에 불참하여 송주명 한신대 교수가 진보 단일후보로 확정되었다. 결과적으로 진보는 실질적인 단일화에 실패했다.


반면,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신인 임해규 후보는 일찌감치 보수단일화 후보로 결정되어 상대적 중도 성향 후보들과 함께 선거에 임했다. 즉, 진보는 분열하여 복수 출마하고, 보수는 단일후보로 선거전에 나섰지만 현직 이재정 교육감이 40.8%로 보수 임해규 23.5%와 진보 송주명 후보 17.6%를 따돌리고 재선 교육감에 당선되었다. 진보 진영이 분리되어 출마하였음에도 합산 득표율이 60%에 이르러 단일 후보로 출마한 보수를 압도했다.

인천,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들 연이어 당선

인천의 민주진보 교육계는 전직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인 임병구와 도성훈 두 후보의 경선을 거쳐서 박빙의 차이로 승리한 도성훈 후보를 단일후보로 결정했다. 이에 반하여 보수 진영은 박융수 전 인천부교육감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고승의 후보와 최순자 후보가 각각 출마하여 끝내 보수후보 단일화에 실패하였다.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되었으나 결과는 의외로 도성훈 전교조 전 인천지부장이 43.8%의 지지를 얻어서 각각 20% 후반대에 그친 두 보수후보를 큰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었다. 4년 전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의 이청연 후보가 당선된 것에 이어 인물만 달라졌을뿐 전교조 지부장 출신이 연속으로 인천 교육의 수장으로 당선된 것이다. 4년 전 당선때보다 훨씬 큰 격차를 보이며.

강원, 접경 지역 보수 선입견 깬 3선 진보교육감

강원도는 민주진보 진영도, 보수 진영도 모두 (자의적 또는 타율적) 단일화에 성공하여 전교조 강원지부장 출신인 현 민병희 교육감과 춘천교육장 출신의 신경호 후보가 1:1 매치를 벌였다. 지난 선거에서 전임 교육감을 두 번이나 꺾었던 민병희 후보는 이번에도 54.1%를 얻어 보수단일 후보와의 대결에서 1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승리하여 3선에 성공하였다.

접경 지역으로 정치적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되어 왔던 강원도에서 민주당 최문순 도지사와 함께 진보진영, 그것도 전교조 지부장 출신의 인사가 교육감 3선에 성공하였다는 것은 한국 교육사뿐 아니라 정치사에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접경지역은 보수라는 정치적 선입견이 교육계에서부터 사정없이 깨진 결과다.

[충청] 모조리 현직 당선...선전한 대전 진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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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외나무 다리 승부에서 진보교육감 낙승


충북교육감 선거도 강원도와 거의 같은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진보단일후보로 출마한 전교조 충북지부장 출신의 김병우 현 교육감은 지난 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당시 교육감을 꺾은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 어렵게 단일화를 이룬 보수 성향 심의보 후보를 57.1% 대 42.9%라는 큰 차이로 누르고 재선 교육감이 되었다.

충남, 분열된 보수 진영 맥없이 패배

충남에서도 전교조 충남지부장 출신의 김지철 현 교육감이 진보진영의 단일후보로 출마해 44.1%라는 높은 득표로 재선했다. 끝내 보수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고 각각 출마한 명노희 후보와 조삼례 후보는 현직 교육감과의 3자 대결에서 막판 내부 직원의 공익제보라며 네거티브에 나섰으나 각각 15%포인트, 18%포인트차 큰 격차로 패배하여 김지철 후보가 다시 한번 충남 교육청의 대표가 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세종,네거티브 공세에도 현직 진보교육감 압승

세종에서의 교육감 선거도 3파전으로 진행되었다. 일치감치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한 최교진 현 교육감은 전교조 정책실장, 노무현 재단 운영위원,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교육계 대표적 친노이자 친문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세종 선거는 보수진영이 막판 최태호 후보로 단일화에 성공해, 중도 또는 상대적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송명석 후보까지 더해 3파전으로 진행됐다. 막판 최교진 후보에 대한 젊은 시절 음주운전과 전과(민주화운동 경력)에 대한 네거티브가 제기됐지만,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최교진 후보가 50.1%를 득표함으로써 보수 단일후보인 최태호 후보 31.7%를 넉넉하게 물리치고 다시 4년간 세종 교육을 책임지게 되었다.

대전, 관록 앞에 진보단일 후보의 집권은 다음 기회로?

시도지사 선거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곳이 경남의 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의 리턴 매치였다면, 이번 교육감 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 중 하나는 대전이었다. 재선 교육감에 도전한 설동호 현 교육감과 진보 단일 후보로 뛰어든 성광진 전교조 전 대전지부장이 주인공이다. 성광진 후보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주관한 진보단일 후보 경선을 통하여 승광은 달팽이학교 이사장과의 단일화에 성공하여 설 후보의 연임 저지에 나섰다.

결과는 53.0%를 얻은 설동호 현 교육감이 47.0%의 성광진 후보를 누르고 가까스로 재선에 성공했다. 대전시장을 비롯하여 기초단체장과 지역의회까지 민주당이 석권하였고, 같은 충청권의 충북, 충남, 세종에서 모두 진보교육감들이 당선된 것을 감안하면 성광진 후보와 진보진영으로서는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설동호 현 교육감의 인지도와 조직력이 그만큼 높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선거전에서 다른 지역보다 훨씬 거세게 제기되었던 학생인권조례의 성적 지향 차별 반대가 동성애 논란으로 이슈화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실제로 그랬는지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한번도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적 없는 곳에서 현직 교육감을 상대로 신인(?)이 이 정도 득표한 것, 5% 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것도 굉장한 성과라는 의견도 있다. 어쨌든 대전에서의 진보교육감 탄생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 같다. 

[대구경북] 간담이 서늘한 박빙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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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 더불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또 하나 관심 지역이 바로 대구와 경북이었다. 대구와 경북은 원래 보수적인 정치 성향인 데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존재한 적이 없는 지역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세계사적 대변혁의 흐름 속에서 보수교육감이 17:0으로 전멸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으로 바뀐 이유가 바로 TK에서의 수성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대구, 국정교과서-최순실 비호 논란에도 보수 수성 성공

대구교육감에 출마한 보수 단일후보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과 박근혜 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강은희 후보이다. 그는 지난 박근혜 정부 최대의 실책 중의 하나로 거론되는 국정교과서 강행에 나팔수로 역할했다는 비판과 장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를 옹호하여 결과적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했으며, 국정농단의 주범인 비선 실세 최순실에 대한 비호 논란까지 겹쳐 선거 막판까지 전국적으로 사퇴 여론이 거세게 제기되었다. 교육감으로 자격 미달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강은희 후보가 일찌감치 보수단일후보로 결정된 것에 비하여 진보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했다. 뒤늦게 김태일, 김사열 교수 사이의 1차 단일화는 성공했지만 홍덕률 대구사이버대 총장과의 단일화는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강은희 후보는 40.7%를 득표하여 38.1%의 김사열, 21.2%의 홍덕률 후보를 물리치고 가까스로 보수 대구의 교육감 자리를 수성할 수 있었다. 진보진영으로서는 단일화 실패가 두고두고 아프게 다가올 것 같다.

경북, '보수 다자 구도'에도 보수 승리... 진보 함락은 가능할까

경북은 같은 보수이지만 대구와는 달리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경력이나 이력 등이 모두 그만그만해서 특별히 두드러지는 인물이 없고, 보수 단일화 협상이 시초부터 난항을 겪어 결국 보수후보가 난립했다. 이에 반해 진보진영에서는 전교조 경북지부장을 지낸 이찬교 후보가 진보단일후보로 나서 혹시 이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진보의 단일화와 보수의 난립이라는 구도에도 결과는 28.2%를 얻은 임종식 후보가 25.3%를 얻은 안상섭 후보, 그리고 22.4%를 얻은 진보 이찬교 후보를 누르고 경북교육청의 보수 깃발을 지켜냈다. 교육감 당선자 가운데 최저 득표율이었다.

비록 사상 최초의 진보 교육감 당선이라는 이변이 연출되지는 않았지만 당선된 보수 후보의 득표율과 낙선한 진보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불과 5%포인트대라는 점만으로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경북에 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곧 경북에도 진보교육감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이번과 같은 유리한 구도에서도 승리하지 못한 진보 진영에게 경북교육청 입성의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지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부울경] 진보교육감의 아성으로... 울산까지 진보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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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진보정당 출신 김석준 교육감 가볍게 재선 성공


부산은 현직 교육감인 김석준 후보가 진보진영의 단일화 경선 없이 사실상의 단일후보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진보 진영 내에 뚜렷한 대항마가 없었던 것도 이유이지만 김교육감이 스스로 진보교육감으로 불리는 것을 그리 반기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이에 비해 부산의 보수 진영에서는 임혜경 전 부산교육감 등과의 단일화를 통하여 김성진 부산대교수가 보수 단일후보로 결정되었고, 이외에 다른 두 명의 후보도 별도로 출마하여 4파전으로 진행되었다.

시종 김석준 현 교육감이 앞서간 가운데 47.8%를 얻어서 보수단일 후보인 김성진 27.1%와 나머지 후보들을 압도하여 여유롭게 재선에 성공하였다. 민주당 계열도 아니고(김석준 후보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당원이었으며 이 정당 후보로 부산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음), 4명의 후보 출마를 감안하면 기호도 없고, 정당과 무관한 교육감 선거에서, 그것도 부산에서 진보교육감 후보가 50%에 가까운 득표를 했다는 것은 엄청난 압승이라고 봐야 한다.

울산, 보수뿐 아니라 친문 후보까지 이긴 최초의 진보교육감 노옥희

이번 선거에서 4년 전의 교육감 선거와 비교하여 당선자의 정치적 성향이 달라진 유일한 지역이 울산이다. 울산은 노동자의 도시인 동시에 보수의 도시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진보 성향, 그것도 전교조 울산지부장이자 해직교사 출신, 진보정당 출신인 노옥희 후보가 진보 진영 단일화 무산에도 불구하고 당선된 것이다. 35.6%를 득표하여 교육감 경력의 2위 김석기 후보의 득표율18.0%에 거의 두배를 기록하는 압도적 차이로 당선됐다. 

진보와 보수가 모두 단일화에 실패하여 제각각 출마하여 후보가 난립했기 때문에, 노옥희 후보의 경우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기대어 당선됐다고 보기도 힘들다. 같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면서 과거 민주당의 당원이었고, 문재인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한 정찬모 후보(11%로 5위 기록)가 아닌 노옥희 후보가 선택 받았다는 건 그만큼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울산에서 최초로 진보 성향의 노옥희 후보가 당선된 것은 최초로 민주당 소속의 울산시장이 당선된 것만큼이나 울산 교육계에 신선한, 그러면서도 충격적인 결과임은 분명하다. 

경남, 홍준표와 맞장 뜬 진보교육감에 압도적 지지

경남은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경남도지사인 시절 무상급식 폐지를 두고 엄청난 싸움을 벌였던 박종훈 현 교육감이 진보단일 후보로 재선에 도전해 성공했다. 1차 진보 진영 단일화 경선에서 박종훈 교육감은 전교조 경남지부장을 지낸 차재원 예비후보에게 아름다운(?) 승리를 거두었다.

1차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박종훈 후보는 막판 상대 후보 부인의 성희롱 추문 폭로 논란에 당당하게 맞서며 결국 48.4%를 득표해, 보수진영 단일화에 실패해 각자도생으로 출마한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 23.8% 등 3명의 보수 후보들을 앞도적인 차이로 눌렀다. 2위와의 격차가 25%p에 이르는데, 이는 이번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1,2위 득표율 차이 중에서 가장 큰 차이다. 문재인 태풍-민주당 바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와 10%포인트차 각축전을 벌인 것을 비교해 보면 박종훈 교육감이 보수 경남에서 얼마나 압도적 승리를 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호남]난공불락 진보교육 아지트로... 후보도 못 낸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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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4년 전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진보 성향 후보들이 모두 교육청 입성에 성공했다. 보수를 자처하는 후보들은 출마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광주, 3선 피로감 극복하고 신승한 장휘국

호남 최초의 전교조 지부장 출신 교육감인 장휘국 교육감이 3선에 도전했다. 장휘국 교육감의 3선 피로감을 내세우며 새로운 진보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2명 출마했다. 3명의 후보가 모두 민주당을 연상키시는 파란색 계열의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할 정도였다. 보수를 자처하는 후보는 1명도 출마하지 못했다.

최영태 전남대 교수는 호남의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주도한 진보단일후보 경선을 통하여 단일 후보로 선정됐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장휘국 현 교육감은 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아 진보 후보들이 따로 출마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광주교대 총장 출신인 이정선 후보는 진보 단일화 경선 불참하며 독자 출마를 선언하여 일부에서는 중도로 분류하기도 하였으나 스스로는 진보 성향을 자처하며 선거전을 펼쳤다.

치열한 선거전 끝에 현 교육감인 장휘국 후보가 38.0%를 득표하여 상대적 중도 성향의 이정선 후보 35.8%와 또다른 진보 최영태 후보 26.2%를 누르고 광주교육감 3선에 성공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정선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개표에서는 승부가 뒤집혔다. 그만큼 장휘국 후보 3선이 가시밭길이었다는 의미이다.

전북, 진보교육감의 대표주자 김승환 4년을 더 부탁해

전북에서도 진보적 성향의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진보진영 단일화 경선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특정 후보, 구체적으로는 김승환 현 교육감에 대한지지 선언이나 다름 없다라는 비판에 직면해 진보 진영 단일화 없이 각자 출마로 선거전이 진행되었다. 다른 호남 지역처럼 전북에서도 이번 선거에 보수 성향을 자처하는 후보는 출마하지 못했다.

광주 장휘국 교육감과 마찬가지로 3선 도전에 나선 현 교육감 김승환 후보가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해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28.9%,) 전 전교조 전북지부장 이미영(16.9%) 등을 비교적 여유 있게 따돌리며, 다시 4년 전북 교육을 책임진다. 현직 교육감 프리미엄 뿐 아니라 전국 평가에서 비교적 높은 순위를 계속 기록하던 업무 수행 능력, 그리고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심한 탄압을 당하면서도 당당하던 이미지 등이 높은 득표율의 원인으로 보인다.

전남, 최초의 전교조 위원장 출신 장석웅 교육감 탄생

광주와 더불어 가장 치열하게 선거전이 진행된 곳이 전남교육감 선거였다. 재선의 장만채 교육감이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사퇴 후 민주당이 입당하면서 공석이 된 전남교육감 자리를 두고 전남교육 혁신의 적임자이자 문재인 정부 교육 개혁의 동반자임을 내세우며 장석웅, 고석규, 오인성 후보가 각축전을 벌였다.

여론조사마다 1,2위 후보가 달라지고 지지율이 큰폭으로 변동하는 등 혼전을 거듭한 끝에 전교조 전남지부장과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장석웅 후보가 38.4%를 득표하여 당선되었다. 문재인정부 정책기획위원회 위원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펼친 고석규 후보(34.2%)를 4.2%포인트 정도 차이로 누른 것이다. 나주교육장을 지낸 오인성 후보도 27.4%라는 상당한 득표력을 나타냈다.

이로서 장석웅 전남교육감 당선인은 대한민국 교육사상 최초로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교육감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되었다. 이전에 이수호 전 위원장과 이번에 정진후 전 위원장 등이 교육감에 도전하기도 했지만 당선으로 이어진 것은 장석웅 교육감이 처음이다.

제주, 자정을 넘긴 박빙 승부는 이석문 교육감의 재선으로 마침표

이번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차, 가장 적은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곳이 바로 제주도이다. 전교조 제주지부장 출신의 현직 교육감인 이석문 후보는 자정을 훨씬 넘겨서야 교장 출신인 김광수 후보를 따라잡고 역전승을 기록했다. 최종 득표율은 51.2%로 김광수 후보의 48.8%보다 2.4%포인트, 득표수로는 8200여표 차이였다.

제주도는 진보도, 보수도 일찌감치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져 선거 초반부터 1:1로 치열한 선거전이 진행되었다. 김광수 후보는 이석문 후보의 고입선발고사 폐지와 IB 도입, 내부형 교장 공모제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강조하며 기초학력 전수조사를 주장하며 학부모들의 표를 공략했다. 그러나 이석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도시 시역인 제주시에서 우위를 기록하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대전과 더불어 단체장과 교육감의 정치 성향이 다른 지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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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줄 왼쪽부터 민병희 강원교육감, 이재정 경기교육감, 박종훈 경남교육감, 임종식 경북교육감, 장휘국 광주교육감, 강은희 대구교육감, 설동호 대전교육감, 김석준 부산교육감, 조희연 서울교육감, 최교진 세종교육감, 노옥희 울산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 장석웅 전남교육감, 김승환 전북교육감, 이석문 제주교육감, 김지철 충남교육감, 김병우 충북교육감. ⓒ 연합뉴스=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6.13 지방선거 #시도교육감 #문재인 #진보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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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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