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렌트카로 여행한다면, 이 도로는 피하라

렌트카로 제주를 여행하는 초보운전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네 가지

등록 2018.06.19 17:21수정 2018.06.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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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뒤떨어진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홍보, 도정 차원의 렌트카 감축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주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렌트카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의 3배 크기 면적에 인구 68만 명이 살고 있는 제주에는 약 50만 대의 차량이 등록되어 있다. 면허 취득이 가능한 대학생 때부터 운전을 시작해 70세를 넘어가도 여전히 운전대를 놓지 않는 곳, 운전인구 대비 차량 등록대수 1위를 기록하는 곳이 제주다.


제주 지역에 등록된 50만 대의 차량 중 약 3만 5천 대가 렌트카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자동차 이용률과 교통혼잡, 여기에 운전에 익숙치 않은 렌트카 운전자들이 합쳐져 제주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매년 전국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면적이 서울의 3배 가량인 제주는 사실 버스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이 가능한 관광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렌트카를 꼭 이용해야겠다면, 자신이 제주 지역 교통환경과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정보 몇 가지를 모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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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카로 가득찬 성산항 주차장 ⓒ 이영섭


1. 차량 선택은 되도록 익숙한 모델로

렌트카를 예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익숙한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다. 평소 접하던 차량보다 크기가 훨씬 크거나 형태가 다르거나(SUV 등), 조작법이 다른 모델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운전 초보자들에게 전기차는 권하고 싶지 않다. 저렴한 혹은 공짜 연료비에 혹해서 전기차를 택하는 건 그리 현명치 않은 선택이다.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시동부터 주행까지 조작법이 일반 내연기관차와 상이하며, 초반 가속력과 회생제동에 따른 브레이크 감각 등이 운전초보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또한 배터리 충전을 위해 일부러 충전소를 찾아가야 하며, 충전기 조작법을 알아야 하며, 전기차 사용자 간 암묵적인 충전 에티켓까지 숙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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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해변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 ⓒ 이영섭


이 중에서 가장 문제인 건 역시 낯설은 조작감이다.

엔진소음이 전혀 없는 전기차의 특성상 시동이 걸렸는지조차 헛갈리는 경우가 많으며, 최대 토크가 초반에 뿜어져 나오는 전기차의 특성상 초반 가속력이 엄청나 초보 운전자들이 사고를 내기 딱 좋은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공항과 중문관광단지를 잇는 평화로에서는 초보 운전자들이 모는 전기 렌트카가 전복되거나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제주 지역 대부분의 렌트카 회사들이 전기차를 렌트하는 고객에게 별다른 안내와 교육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전기차 구입을 위한 체험을 해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굳이 연료비 몇 푼 아끼기 위해 전기차를 렌트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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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비 절감의 유혹과 호기심에 흔들리지 말자 ⓒ 이영섭


2. 자차 보험은 반드시 가입하자

제주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항공편부터 숙박, 관광지 티켓, 음식점 등에 대해 최저가 위주로 검색하고 예약을 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연계되는 렌트카까지 최저가 위주로 찾다가 자차 보험을 생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맘먹고 찾은 제주에서 불쾌한 기억만 한 가득 안고 가기 싫다면 자차 보험은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제주는 차량 이용률이 높고, 도심지를 중심으로 교통혼잡과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이다. 여기에 초보운전자들이 운행하는 렌트카가 제주 전역을 누비고 있다.

때문에 본인이 아무리 운전에 자신이 있어도 다른 차량의 실수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차해놓은 차량을 누군가 긁고 지나갈 확률이 무척 높다. 이렇게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당장 렌트카를 반납하고 비행기를 탑승해야 하는 상황에서 렌트카 업체들은 차량 보상을 요구하며 강하게 압박을 해오고, 여기에 휘말린 관광객들은 보상 조건이 적합한지, 배상 책임이 얼마나 되는 지 등을 따질 겨를도 없이 업체들이 요구하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행기와 숙소, 관광지, 음식은 최저가로 예약한다 해도 렌트카 만큼은 자차보험에 돈을 아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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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의 일상적인 이면도로 상황. 접촉사고와 문콕 발생률이 높다 ⓒ 이영섭


3. 주차는 가급적 공영주차장이나 관광지 주차장 이용

서울 등 대도시와 제주의 주차환경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대부분의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그 숫자가 적다는 점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제주도민들은 골목길과 이면도로 등에 주차를 하는 데 익숙하다.

이에 멀리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걷기가 귀찮은, 혹은 다른 사람들도 주차했으니 괜찮겠지 생각하는 관광객들도 골목길과 이면도로에 렌트카를 주차한다. 이러한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는 과태료 딱지, 혹은 차량 파손이다.

불법주차에 비교적 관대했던 제주도가 최근 교통과 주차난 해소를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시행중이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이나 지도 앱을 살펴보면 목적지와 가장 가까운 공영주차장, 혹은 관광지주차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걸어야 하더라도 그곳을 이용하자. 대부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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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 곳곳에 무료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 이영섭


4. 렌트카가 되도록 피해야 할 도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렌트카에 부착된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따라 도로를 선택한다. 문제는 이 내비게이션들이 최단거리를 기준으로만 주행로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이에 초보운전자들, 혹은 운전에 익숙하더라도 계절과 날씨에 따라 피해야 하는 도로는 다음과 같다. 내비게이션이 뭐라고 떠들건 되도록 피하자.

1100도로와 5.16도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산간도로로 제주 전체 도로 중 가장 운전 난이도가 높다. 기본적으로 오르막과 내리막, 급커브가 계속 반복되는 데다가 툭하면 안개가 끼기 때문이다.

초보 운전자라면 사시사철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운전에 자신이 있다 해도 겨울철, 혹은 비가 많이 내려 노면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우회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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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간도로를 달리다보면 이렇게 전복된 렌트카를 심심치않게 발견할 수 있다 ⓒ 이영섭


평화로
렌트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평화로와 번영로는 적절한 속도제한(평화로 80, 번영로 70)이 걸려 있는 데다가 일직선에 가까운 형태이기 때문에 운전 난이도가 낮은 편이다. 특히 평화로의 경우 제주공항에서 중문관광단지를 잇는 최단거리 도로이기 때문에 렌트카들의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문제는 안개다. 평화로 제주시와 서귀포시 경계 부근은 제주에서도 안개로 유명한 곳으로, 일반적인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닌,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곳이다.

여기에 렌트카 이용률이 워낙 높다 보니 다른 차량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턱없이 느린 속도, 혹은 빠른 속도로 운행하는 렌트카들도 많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결과적으로 평화로의 사고발생률은 제주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때문에 제주에 비가 내리는, 혹은 안개주의보가 내려진 날에는 되도록 평화로를 피해 우회하는 것이 좋다. 눈이 내리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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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제주 지역 산간도로의 모습 ⓒ 이영섭


기본적으로 제주에서 가장 안전한, 기후변화 등에 영향을 적게 받는 도로는 해안도로다. 운행속도가 느리고, 안개가 끼는 경우도 많지 않으며, 눈이 오는 날에도 가장 먼저 녹기 때문이다. 조금 느리고, 우회하게 되더라도 해안도로를 주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제주여행 #제주렌트카 #제주도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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