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안철수, 정치 접고 본업으로 돌아가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쓴소리... “박정희 신화는 끝났다”

등록 2018.06.17 20:27수정 2018.06.17 20:36
13
원고료로 응원
a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왼쪽)이 지난 2016년 12월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주최로 열린 청년시국토론회 '나는 왜 촛불을 드는가'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한때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안 전 후보의 정계은퇴를 고언해 눈길을 끈다.

윤 전 장관은 16일 KBS와 한 인터뷰에서 "한때는 '안철수 현상'이란 말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자연인 이름 밑에 '현상'이 붙은 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윤 전 장관은 "새정치를 하겠다고 나온 그 동기는 나쁘다고 볼 수 없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은 했다"라며 "하지만 그 노력이 번번이 국민에게 평가받지 못했다"라고 짚었다.

윤 전 장관은 "그리고 평가받지 못할 일을 했다고 본다"라며 "이제는 이쯤에서 정치를 접고 본업으로 돌아가는 게 오히려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라고 사실상 정계은퇴를 권유했다.

윤여준-안철수, 만남과 결별을 반복한 사이

윤 전 장관과 안 전 후보는 만남과 결별을 반복한 사이다. 지난 2010년 '안철수의 토크콘서트'를 기획하면서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지만 지난 2011년 안 전 후보가 "(윤 전 장관 정도의) 멘토는 300명쯤 된다"라고 말한 뒤 관계가 멀어졌다.

그러다 안 전 후보가 지난 2013년 신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윤 전 장관을 '새정치추진위원장'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다음해(2014년) 1월 갑자기 민주통합당과의 합당을 선언하자 또 다시 그의 곁을 떠났다. 대선을 앞둔 지난 2016년 1월 안 전 후보가 삼고초려한 끝에 신당(국민의당)의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지만 몇 개월만에 또 헤어졌다.     


특히 윤 전 장관은 지난 2011년 '안철수 서울시장 만들기'에 나섰다가 안 전 후보가 막판에 불출마로 돌아서는 바람에 실패한 바 있다. 안 전 후보는 자신의 불출마를 줄곧 '아름다운 양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전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위원장은 (2011년 9월 6일) 박원순 시장을 만나기 전부터 불출마를 결심했다"라며 "가족들 반대가 컸다"라고 '아름다운 양보'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윤 전 장관은 바른미래당의 참패와 관련해 "바른미래당은 망각지대에 있었다"라며 "국민들이 쳐다보질 않았으니까 욕도 안 했다, 욕하려면 관심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욕도 안했다"라고 꼬집었다.

윤 전 장관은 "우선 두 세력(바른미래당+ 국민의당 일부)이 합친 것을 국민들은 서로 살아남기 위해 그냥 급히 합친 것으로 본다"라며 "이질적인 사람들끼리 합쳤으면 합치고 난 다음에라도 보수의 대안을 자임했어야 하는데 영 아니었다"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민주당도 아니고 자유한국당도 아닌 중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며 "이도 저도 아닌 중간이 중도가 아니라, 이것과 저것을 극복하는 것, 즉 삼각형의 꼭지점처럼 가치를 정립하는 것이 제3지대로서의 중도다"라고 강조했다.

"박정희 신화가 이제 끝났다는 것을 의미"

또한 윤 전 장관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것을 두고 "국민의 응징"이라고 표현했다.

윤 전 장관은 "지금 젊은이들이 자기 나라를 '헬 조선'이라고 하는 마당에도 (자유한국당에서는) 대안은 고사하고 그런 고민이나 노력조차 보여준 일이 없다"라며 "그런니 국민이 그런 세력을 신뢰하겠냐"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더군다나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집권으로 이어진 9년 동안 있었던 일이 최근에 드러났다, 그 무능과 부패를 뭐라 변명하겠냐?"라며 "완전히 국민이 이번에 (자유한국당을) 응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장관은 "상징적으로 읽어야 하는 게 '이제 박정희 신화가 이제 끝났다'는 것이다"라며 "지금까지 산업화의 신화인 '박정희 신화'는 끝났다"라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권위주의에서 민주화가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다"라며 "따라서 국가를 운영하는 원리도 달라져야 하지만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정치, 통치 행태는 권위주의적이고 변함없이 재벌, 대기업 중심의 성장정책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윤 전 장관은 "이번에 TK(대구.경북)이 저렇게 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장도 (더불어민주당에) 뺏긴 것은 결국 박정희 신화, 산업화의 신화가 깨졌음을 뜻하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보수의 괴멸에 동의 안해... 자유한국당의 몰락일 뿐"

하지만 윤 전 장관은 6.13 지방선거 결과를 '보수의 몰락'이라고 주장하는 흐름에는 선을 그었다.

윤 전 장관은 "보수의 괴멸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자유한국당의 몰락이고 괴멸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로 보수적인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들은 자유한국당을 보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여준 전 장관은 "자유한국당이 괴멸적 타격을 받아야 새로운 싹이 나온다"라며  "자유한국당은 정말 죽어서 새로 태어나지 않고, 어설프게 손질하거나 부분적으로 고쳐서 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전 장관은  "'보수의 아버지'라는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가 한 말이 있다"라며 '소나무가 늘 푸른 것은 끊임없이 잎을 바꾸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인용한 뒤 "보수도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는 말이다, 시대에 따라서 항상 다시 해석하고 가치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윤여준 #안철수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바른미래당
댓글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