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후보 교통사고, 담당 검사에 전화했죠"
김재원 의원, '음주뺑소니 수사 외압' 자랑 동영상

2014년 3월 김주수 의성군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격려사... 당시도 당선, 이번에도 당선

등록 2018.06.19 19:31수정 2018.06.1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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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신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이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 당선자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에 대해 검찰에 외압을 행사해 사건을 축소했다고 직접 발언하는 동영상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김 당선자의 '음주 뺑소니 사건 축소 의혹'은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제기된 바 있으나 동영상을 통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 의혹은 선거 전에는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논란에 그쳤으며, 현직 군수였던 김 당선자는 재선에 성공했다.

김주수 당선자는 2005년 11월 경기도 화성시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수원지방법원 약식 명령서를 보면, 김 당선자는 2005년 8월 혈중알콜농도 0.154% 상태에서 차를 몰고 가다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에서 마주오던 차량과 정면 충돌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은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당시 김 당선자는 농림부 차관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이에 대해 김 당선자는 '지인들과 점심을 먹던 중 약간의 음주로 가벼운 추돌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고지점을 벗어나 도주차량으로 신고된 것'이라고 소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원 의원이 2014년 3월 23일 김주수 당시 새누리당 의성군수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음주운전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직접 발언한 사실이 김 의원의 격려사 동영상에서 확인됐다. 개소식에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의원(당시 새누리당)은 이날 개소식에 참석해 13분여 동안 축사를 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부분은 2분이 약간 넘는 분량이다. 김 의원은 개소식에 전직 장차관과 우동기 대구교육감 등이 대거 참석하면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에 고무된 듯 격려사 마무리 즈음에 "기왕에 한 마디 더할게요"라면서 문제의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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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이 과거 김주수 의성군수 당선자를 봐주기 위해 검찰 수사단계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식으로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 추광규


김 의원은 "2005년도에 우리 김주수 차관께서 차관 그만 두시고 쓸쓸한 마음에 낮술 한잔하고 교통사고를 낸 적 있다"면서 "그래 가지고 제가 검사 출신 아닙니까. 총장님 앞에서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지만 그래 가지고 제가 그 사건 담당하는 검사한테 전화를 했지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김주수 차관이 교통사고를 냈는데, 전화를 했더니 여검사인데 안동출신입디다. 우리 지역에 중요한 선배인데 그쫌 봐주소"라고 하자 그 검사는 "'우리 고향도 가까운데 벌금이나 씨게 때리고 봐줄게요'"라고 말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그래가지고 벌금 받은 적 있습니다"면서 "만약에 그것 가지고 욕할 분은 본인 자식 남편이나 아내, 아버지나 엄마 중에 술 안 드시고, 교통사고 절대 안 내고, 그 다음에 그리고도 처벌 안 받을 자신 있는 사람만 말을 하소"라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다 뭐 음주운전, 총장님도 음주운전 하시데에"라면서 "뭐 그 정도 가지고 시비걸 겁니까? 아니면 일 똑바로 시킬랍니까?"라며 청중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이 말한 후 "고향 사람 믿어 주고, 이끌어 주고, 좋은 말 해주고, 그래 가지고 우리 훌륭한 군수 후보 만들고, 당선시켜 가지고 일 좀 잘하게 저도 같이 일 좀 해 가지고 이것저것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앞서 6.13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김 군수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을 두고 '김재원 의원의 외압으로 사건을 축소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인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은 당시 주장이 사실임을 뒷받침한다.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의성군수에 당선된 김 군수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2004년 1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농림부 차관을 지냈으며, 고교 선배로부터 현금 1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물러났다. 음주운전 사고는 김주수 당선자가 차관직에서 물러난 후 발생한 것이다.

한편 동영상으로 확인된 '문제의 축사'에 대해 김재원 의원 측은 "잘은 모르지만 저희가 응대하거나 대응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따로 입장은 없다"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비슷한 기사가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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