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쓴 바른미래당, 이제 분열은 없다?

비대위-국회의원 워크숍 통해 당 정체성 등 결론, "진보·보수 프레임 빠지지 않겠다"

등록 2018.06.20 15:48수정 2018.06.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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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 후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한 뒤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호남 의원들이 이번 결과 발표 때 따로 성명서라도 발표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런 얘기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백브리핑 때 필요하면 얘기하자고 결론 냈다. 워크숍에 참석했던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도 (자유한국당으로의 복귀) 그럴 생각 없다고 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의 설명이다. 그는 20일 "국민의당 출신 호남의원 6명(박주선·김동철·권은희·주승용·김관영·최도자)이 민주평화당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1박 2일간의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워크숍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불거진 바른미래당의 분열·소멸 전망에 단호히 'NO'라고 답한 셈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워크숍 후 '반성과 다짐-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반성문이었다.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에서 국민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무능과 불찰에서 비롯됐다"라며 "기성정치의 행태와 내용을 뛰어넘고자 했지만 낡은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어떤 새로움도, 리더십도, 집단지성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천갈등을 표출시키는 등 합당 이후부터 지방선거에 이르는 과정에서 합당정신은 망각됐다. 국민 눈높이를 맞추기는커녕 국민께서 지켜보고 계신다는 사실도 헤아리지 못했다"라면서 지방선거를 전후해 고조됐던 계파갈등을 인정하고 반성했다.

"통합 때부터 지켰던 '5 대 5' 정신이 패착이라 판단"

논란이 됐던 당 정체성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새로운 정당"으로 결정했다.

앞서,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당 정체성을 '보수'로 표현하는 것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이로 인해 '개혁보수'를 자처했던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 같은 정체성 갈등을 이번 워크숍을 통해 1차적으로 해소한 셈.


이에 대해 신 수석대변인은 "이제 진보니, 보수니, 중도니 따지지 말자고 했다. 진보·보수 프레임에 휘말리게 되기 때문"이라며 "양극단을 배제한 (당내의) 스펙트럼을 넓게 인정하고 실용정당으로서, 민생과 개혁을 우선하는 정당으로 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때부터 지킨 (인사·의사결정권을 각각 똑같이 나누는) '5 대 5' 정신을 패착으로 봤다. 갈등이 빨리 해소되지 않고 결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면서 "제대로 통합한 마당에 더 이상 이를 따지지 말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당 정체성 논란 못지않게 논란이 됐던 당사 및 사무처 당직자 통합 문제도 비상대책위에서 책임지고 정리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옛 국민의당·바른정당 당사 2곳을 계약기간을 이유로 계속 따로 나눠 쓰고 있었다. 당직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신 수석대변인은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 체제 하에서 정리해 다음 당대표가 홀가분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며 "당무혁신TF를 구성하기로 이미 결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정계은퇴? 주승용이 직접 반박했다"

한편, 이번 워크숍에서 관심을 모았던 '안철수 정계은퇴 주장'에 대해선 '외부 발제자만의 주장'으로 일축했다.

이와 관련,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난 19일 워크숍에서 "(안 전 후보가) 재충전, 자성의 시간을 갖겠다는데 그런 시간을 3년 정도 가진 다음에 정치를 하려면 다시 하더라도 지금은 한 번 떠나주는 게 좋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기사 : 이상돈 "안철수 정계은퇴는 당연, 유승민도..." )

신 수석대변인은 "아시다시피 외부 발제자가 그런 얘기를 했지만, 주승용 의원이 외부 발제자가 안 전 후보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을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라며 "다른 의원들이 그에 대해 개인적인 얘기를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워크숍을 통해 결정한 당의 정체성이 어떻게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유승민 전 대표는 지난 14일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보수 혁신의 길을 찾겠다, 개혁보수의 길만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유 전 대표가 진보·보수의 프레임에서 탈출하자는 취지의 결론을 수용할지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 게다가 유 전 대표는 지상욱 전 정책위의장과 이번 워크숍에 불참했다.

이에 대해 신 수석대변인은 "(통합 선언문에) 국민의당 창당 정신과 바른정당의 창당 정신, 바른미래당의 통합 정신이라고 표현했는데 국민의당 창당 정신에 합리적 진보라는 표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워크숍에 불참한 유 전 대표 등에게 이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엔 "당 소속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글을 공유했지만 (워크숍에) 안 오셨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개혁보수 #바른미래당 #유승민 #민주평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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