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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브라질, 결국 네이마르가 살아나야 한다

브라질, 코스타리카 상대로 고전 끝 2-0승

18.06.23 17:32최종업데이트18.06.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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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완전체로 거듭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브라질이 코스타리카를 맞아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거뒀다.

브라질은 22일(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필리피 쿠티뉴, 네이마르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번 대회 첫 승을 신고한 브라질은 1승 1무(승점 4점·골득실 +2)를 기록, 승점이 같은 스위스에 골득실에서 앞서며 E조 1위로 올라섰다.

브라질은 첫 경기 스위스를 상대로 심판 판정의 불운과 골 결정력 난조로 아쉽게 승리를 놓치면서 다급한 입장에 놓여있었다. 그럼에도 브라질의 여유로운 낙승이 예상된 것이 역대전적에서 9승 1패에서 드러나듯 언제나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준 바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코스타리카는 4년 전 8강 신화 때와 비교해 크게 노쇠해진 팀이었다. 세르비아와의 1차전에서도 이렇다 할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 채 0-1로 무릎을 꿇었다.

깊어지는 고민, 좌우 공격의 부조화

이날 경기서 코스타리카는 5백 수비를 기반으로 하는 5-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브라질은 높은 볼 점유율로 상대 진영으로 접근한 뒤 맹공을 퍼부었다. 하지만 전반 12분 코스타리카의 역습 상황에서 측면 공간을 내줬고, 보르헤스의 결정적인 슈팅 기회까지 이어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브라질은 코스타리카 수비벽을 분쇄하는데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나 공격진 모두 정적인 움직임으로 일관했으며, 속도감이 없었다. 답답했던 공격의 숨통을 트이게 한 것은 왼쪽 풀백 마르셀루의 오버래핑이었다. 마르셀루는 화려한 발재간으로 코스타리카의 압박을 벗겨냈고, 공간이 열리면 직접 중앙으로 이동한 뒤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좌우 공격의 부조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른쪽 풀백 파그네르의 공격 지원과 과감성이 너무 빈약한 탓에 오른쪽 윙어 윌리안마저 위력이 반감되는 모습이었다.

전반 중반으로 넘어서며 네이마르가 살아나면서 브라질 공격은 한층 활기를 띠었다. 전반 29분 가브리엘 제주스와의 연계 플레이로 케일로르 나바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답답했던 전반전이었다.

치치의 용병술-절실함이 만들어낸 승리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치치 감독은 윌리안을 빼고 더글라스 코스타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코스타 효과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빠른 주력과 저돌적인 돌파로 코스타리카의 측면을 흔들었다.

브라질은 넣을 듯 넣으 듯 하면서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4분 제주스의 헤더슛이 골대를 맞고 튕겼고, 곧이어 쿠티뉴가 시도한 오른발 슛은 감보아 다리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10분 오른쪽에서 파울리뉴의 크로스에 이은 네이마르 오른발 슈팅이 나바스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치치 감독은 후반 23분 두 번째 조커로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꺼내들었다. 중앙 미드필더 파울리뉴 대신 공격수 피르미누의 가세는 공격력 강화의 일환이었다. 피르미누는 원톱 제주스 바로 밑에 포진하며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네이마르는 후반 26분 페널티 박스 아크 서클 바로 밑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무산시켰고, 후반 32분 지안카를로 곤살레스에게 붙잡히고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주심은 네이마르의 액션이 과하다는 판단으로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을 취소했다.

이에 브라질은 조별리그 탈락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승점 1점을 목표로 하는 코스타리카는 약간의 접촉만 있어도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노골적인 침대 축구를 구사했다. 여러모로 악재가 겹쳤으나 절실함과 승리의 의지는 브라질이 코스타리카를 앞섰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으로 접어든 46분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피르미누가 헤더로 떨어뜨렸고, 제주스가 터치한 사이 쇄도하던 쿠티뉴가 재빠르게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피르미누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승부수를 감행한 치치 감독의 용병술이 들어맞았다.

쿠티뉴의 골이 터지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벤치를 뛰쳐나왔고, 치치 감독은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브라질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52분에는 카제미루에서 시작된 패스가 코스타의 크로스를 거쳐 네이마르의 마무리로 연결되는 삼바 리듬이 구현되면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브라질, 결국 네이마르가 중요

치치 감독 체제 이후 브라질은 월드컵을 앞두고 20경기 동안 16승 3무 1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본선에 돌입하자 다소 주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화려했던 파괴력이 종적을 감췄다. 브라질은 스위스 전에서 20개 슈팅 가운데 1골에 머물렀다. 코스타리카전도 무려 23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전체적으로 골 결정력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 후반 추가 시간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면 자칫 조별리그 탈락 위기까지 내몰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네이마르의 컨디션 저하가 눈에 띈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원에서의 빌드업과 찬스 메이킹, 득점까지 네이마르가 관여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네이마르는 첫 경기 스위스 전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잦은 드리블 실수를 범하며 공격의 맥을 끊었고,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거친 파울을 당하기 일쑤였다.

이날 코스타리카전은 부상 회복 후 첫 번째 풀타임 출장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 이번 대회 1호골을 성공한 것은 고무적이다. 네이마르는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라도 한 듯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눈물을 쏟아냈다. 물론 네이마르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하면 브라질은 한층 강인해진 모습으로 회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쿠티뉴가 2경기 연속골로 제2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 제주스, 윌리안의 부진이 아쉽지만 코스타리카 전에서 맹활약한 피르미누, 코스타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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