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제주교구장 "난민 배척은 인간 도리 거부하는 범죄"

교황주일 사목서한 통해 밝혀... "무슨 낯으로 하느님께 자비 구할 수 있나"

등록 2018.06.30 17:06수정 2018.06.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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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18일, 당시 교황방한위원장을 맡은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이 교황방한 일정 종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30일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배척과 외면은 인간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도리를 거부하는 범죄"라고 밝혔다.

강 교구장은 교황주일 사목서한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난민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촉구해온 사실을 언급하며 "최근 예멘 난민들이 제주에 와 많은 이가 당혹감을 표한다. 난민 집단수용은 우리 사회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며 추방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우리 역사를 돌이켜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교구장은 "우리 민족도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선조가 연고도 없는 만주로, 연해주로 떠나야 했고 강제징용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제주에서는 일자리를 찾거나 4·3 재앙을 피해 일본으로 이주하기도 했다"며 "다른 나라에 사는 우리 가족이 그 나라에서 배척당해 내쫓긴다면 얼마나 가슴 아프겠냐"고 말했다.

강 교구장은 "이런 우리가 우리를 찾아온 난민을 문전박대하면 무슨 낯으로 하느님께 자비를 구하고 복을 청할 수 있겠는가. 그런 편협한 이기적 자세로 어떻게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만들어갈 수 있겠는가"라며 "이제는 우리 민족이 지구촌 시대에 걸맞은 성숙한 세계시민 품성과 자질을 갖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우일 #제주난민 #난민 #프란치스코 #예멘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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