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투쟁합니다"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부장 최명진, 장애인 권리를 말하다

등록 2018.07.04 10:00수정 2018.07.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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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받는 장애인 '학생'이 있다. 일하는 장애인 '노동자'가 있다. 아픈 손가락 장애인 '자녀'가 있다. 장애인이기 전에 '사람'인 그들이 있다. 어디서든, 우리 주위에, 언제나.

오늘도 서울 신길역에서는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리프트 희생자'를 막기 위한 시위가 한창이었다. 그들을 향해 쏟아지는 '비장애인'들의 불편한 시선들과 욕설도 그들의 생존을 향한 간절함까진 꺾지 못했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교육권, 이동권 심지어 노동권까지도 시시각각  위협받는 장애인들. 광화문에서 오체투지를 하면서까지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인권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장애인들의 삶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존엄성이었다.

"장애인은 우리와 함께 살아오지만 늘 배제되었어요. 일반인들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정보 제공이 잘 안되잖아요. 그러니 그들의 삶에 대해 고민을 할 수 없었죠. 우리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해요." - 공동대표 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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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명진 지부장 최명진 지부장이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 송혜림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명진 지부장은 올해 스무살 난 장애인 아들이 있다. 삭발투쟁을 한 후라 짧은 머리의 최명진 지부장이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해 투쟁한 지 어연 15년. 그녀는 아들의 시선을 통해 장애인을 향한 사회의 부당한 차별을 느끼고 부모로서 분노했다. 최명진 지부장은 특수아동부터 무능력한 노동자까지, 장애인들을 향한 침묵의 폭력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통과된지 10년이 지나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3일 대전 동구 계족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대전지부 사무실에서 최명진 지부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장애인 교육권, 장애아들에게 '차별없는 경험의 기회'가 필요하다 

- 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로서, 교육권 문제는 무엇보다 와닿을 듯 싶은데. 
"장애인 학생들은 일반 학교에서 마치 유령처럼 대해져요. 친구가 아닌 그저 '장애인'이라는 인식때문이죠. 장애인이라 당연히 도움반에 있어야 하며 마치 특혜처럼 여겨지는 것도 문제라 생각해요. 개개인에 맞춘 기초교육은 단계적으로 받되,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원반 친구들에게서 모델링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지금의 특수교육은 '돌발행동'을 하면 원반에서 퇴출하는 식이예요. 이른바 '나쁜장애인'이 되어 배제당하지 않길 위해, 아이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수업내용에도 아무 말없이 종일 앉아 있어요. 통합교육안에서 장애아들에 맞는 교구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아들이 교육을 받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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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들은 '도움을 받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배우기 위해' 학교에 가는 것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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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철폐투쟁 대행진장애인차별철폐투쟁 대행진에 참석한 최명진 공동대표 (맨 왼쪽의 뒷자리) ⓒ 송혜림


비장애인들이 한 번하고 알 수 있는 인지나 경험을, 이 아이들은 백번이고 천번이고 반복해야만 알 수 있어요. 그러나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죠. 이들을 둘러 싼 사회적 · 환경적 장애는 예상보다 심각해요. 경험의 기회와 교육의 기회는 장애아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권리예요. 어떠한 경험의 기회도 배제된 아이들이 성장해서 노동현장으로 가면 무얼 할 수 있겠어요.

장애아들과 가장 가까운 교사, 부모, 시설종사자들이 누구도 배제받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의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해요.

장애인 노동권, '장애'이기 전에 일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 장애인은 법 제정에 따라 최저임금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최저임금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최저임금 법 제 7조 :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할 수 있다).
"장애인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다는 취지지만. 사실상 비장애인과 능률이 비슷하고 똑같이 일을 해도 부당한 노동댓가를 받는 악법이 되었어요. 능률이 안되는 비장애인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요. 장애인의 능력에 맞는 일자리가 창출이 되어야 해요.

현재 문제시 되는 부양의무제도 장애인의 노동권이 보장되야 하는 이유예요. 부모가 경제력이 있으면 장애인의 수입 유무를 묻지 않고 부양 책임을 오로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죠. 그렇기에 퇴직 이후 가정들이 피폐해지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어요.

생산성이 부족한 장애인들에게 우선 노동기회를 주고 국가가 그 틈을 보전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해요. 사기업체는 영리기업이예요. 능률이 부족한 장애노동자들을 고용해 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예요. 그렇기에 국가는 기초수급이나 장애연금처럼 단지 자금지원보다는 그들의 노동능력에 맞는 삶의 보장을 해줘야해요. 또, 중증 장애인이 일을 못하면 조력자를 고용하는 동반상승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일어나요.

장애인들이 정상인들 능력에 현저히 떨어진다고 볼 때, 그 '정상이라는 선'은 도대체 어느정도냐는 거죠. 정상인이라도 개개별로 능력이 상이한데도요. 장애인은 결국 법에 의해서도 피해를 겪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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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장애인철폐연대 최명진 지부장최명진 지부장이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 ⓒ 송혜림



- 최저 임금 외에도 장애인의 노동권을 위해 어떤 점부터 개선되어야 할까.

"발달 장애인을 한 사람의 노동자의 인격체로 보아야해요. 그러나 그들이 태어날 때의 환경부터 그들을 '한 사람의 몫을 해내고 있구나'라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죠. 인지수준이 어린아이이기에, 장애인들을 성인이 되어도 올바른 대우를 해주지 않아요. 자기결정권을 빼앗는 엄연한 인권침해이며 이른바 '친절한 차별'이예요.

장애인들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혹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치부한 출발점을 직시해야 해요. 시작부터 사람이 아니라 '장애'로만 여겨요. 중요한 건 그들이 할 수 있는 능력 한도내에서 직업적 특성을 장려해주면 되거든요. 이제는 '당사자 중심주의'가 되어야 해요. 충분한 정보제공과 선택권을 주어, 스스로의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해요."

- 최저임금 인상에 기해 장애인 고용율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여전히 불평등한 노동구조 속에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해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많아요.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시간이 줄기에, 능률이 부족한 장애인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요. 불공평한 사회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변혁이 필요해요. 방향성에서 과도기는 겪을 수 있지만, 그 취지를 유지하면서 갈등 내에서도 끊임없이 조정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인 이동권, 이젠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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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방선거 장애인 정책공약 선포식대전에서 지방선거 장애인 정책공약 선포식을 진행중인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송혜림



- 최근 신길역에서 리프트 사고를 추모하는 집회가 있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어떤 실질적 조치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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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은 당사자 주의에서 생각해 봤을 때 중요한 거예요. 더불어 편의시설은 임산부와 노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편리성을 따져야 해요.

장애인 이동권은 '교통약자이동편'이라는 법이 있어요. 그러나 이에 기한 리프트는 '썩은 동아줄' 밖에 못 돼요. 롤러코스터를 생각하면 쉬워요. 리프트는 경사진 곳을 내려가는 장애인분들의 심정을 고려하지 않았어요. 손이나 발이 용이치 못한 장애인들은 사고가 나면 머리가 먼저 떨어져요. 장애인분들은 정말이지 하루하루 생사의 위협을 끌어 안고 유일한 '편의' 시설을 이용해야해요.

여전히 많은 장소에서 장애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어요. 이동의 불편은 장애인들이 즐거운 여행조차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해요. 그들의 좀더 나은 삶을 위해 모두가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이해했으면 해요." 

우리의 곁에 함께 살아가는 장애인, 법 개편이 시급하다

- 모두의 연대와 정책 추진을 위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현재 국가에서 TF를 꾸려 장애인 법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요. 장애인 공공일자리 1만개 창출, 장애인 등급제 폐지, 악법(7조)폐지 등등이 그 것이예요. 등급제는 다른 사람들하고 같은 환경 속에서 훨씬 차별받을 환경에 놓임을 국가가 인정한 것이예요. 공공일자리는 공공성을 보장해서 직업적 특성을 고려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말해요.

다름은 같음에서 시작됩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은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해요.  '똑같은 사람인데 장애인들이 왜 배제가 되었는가?'의 출발점을 늘 고민하고 문제 삼아야 해요. 우리의 행복만을 추구하고 외면한 채 살아간 다면 절대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될 수 없어요. 서로에 대한 고려하는 역지사지의 연대자세를 모두가 갖추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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