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입장 고수하다

[현장] 금융감독혁신 과제 발표 자리서...증선위의 수정안 요구 거절 재확인

등록 2018.07.09 14:32수정 2018.07.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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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유성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심의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의 2015년 이전 회계를 담은 수정 조치안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삼성바이오 조치안 수정 논란, 금융위 '거짓말' 했나)

윤 원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감독혁신 과제' 기자간담회에서  "증선위 쪽에서 (금감원의 조치안에 대해)수정 요구를 해온 것은 사실이고, 일단 원안을 고수한다는 것이 금감원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입장을 (증선위에) 밝힌 것도 사실"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원장은 "다만 증선위 쪽에서 나름대로 보는 견해가 있기 때문에 도움을 주기 위해 참고자료 형식으로 자료를 만들어 제출하려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아래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잠정결론 내리고, 금융위 쪽에서 이같은 내용을 심의해달라고 안건으로 올린 바 있다. 금감원 조치안은 지난 2015년 회계를 중심으로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는데, 증선위에선 금감원에 2015년 이전 회계 내용까지 담긴 수정 조치안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증선위의 요구에 대해 일부에선 증선위가 삼성바이오 회계를 고의가 아닌 실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었다.

금감원장 "(삼성바이오의) 2015년 이전 회계 검토 부담스러워"

금감원은 지난 5월 2015년 말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아래 삼성에피스)에서 복제약 승인을 받아 지배력을 잃었다며 회계처리를 바꾼 것에 문제가 있다고 잠정결론 내렸다. 삼성바이오가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면서 삼성에피스를 장부가액이 아닌 공정가치(시장가치)로 평가했고, 삼성에피스의 가치는 3300억 원에서 4조 8000억 원으로 뛰었다. 그 결과 삼성에피스의 최대주주였던 삼성바이오는 설립 이후 최초로 흑자를 올리게 됐다.


그런데 일부 증선위원은 지난달 7일 1차 회의 이후 금감원이 삼성바이오의 2015년 회계처리만 문제 삼았다며 2012~2014년 동안의 회계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증선위는 예정에 없던 2차 임시회의를 열었고, 삼성바이오가 애초부터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처리했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과 함께 삼성에피스를 설립할 당시인 지난 2012년부터 바이오젠에게 삼성에피스 지분(49.9%)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줬다. 삼성에피스를 삼성바이오만의 자회사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애초부터 삼성바이오가 삼성에피스를 회계상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처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다시 말해, 삼성바이오가 실수로 이처럼 회계처리를 잘못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당초 안은 2015년 이슈에 집중돼있고, 증선위에선 그 이전 문제에 대해서 봐달라는 것"이라며 "절차적으로 금감원이 그 부분까지 검토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15년 이전 회계까지 검토할 경우) 금감원이 들여다보는 이슈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단 저희는 (증선위에) 원안에 집중해서 심의해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의 거짓말? "추가 안건 요청한 부분 금감원이 정확하게 올려"

이 같은 윤 원장의 발언은 지난 4일 증선위 4차 회의가 끝난 뒤의 금융위 입장과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당시 손영채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정안이 포함된 안건을 보고 받았고 그 안건에 대한 논의는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손 과장은 "지난달에 추가 안건을 올리라고 요청한 부분을 (금감원이) 정확하게 올렸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21일 금융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2015년 회사의 자회사(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판단 변경에 대한 지적내용과 연도별 재무제표 시정방향이 더 구체화될 수 있도록 조치안을 일부 보완해 줄 것을 금감원에 요청했다"고 밝혔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선위 5차 회의는 오는 18일에 열린다. 증선위는 이달 안까지는 이번 안건 처리를 마무리하고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윤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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