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만난 이재용, 수차례 '90도' 인사하며 깍듯이 영접

노이다 삼성 신공장 준공식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한-인도간 상생협력 상징"

등록 2018.07.10 00:09수정 2018.07.1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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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다<인도>=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도착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8.7.9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삼성과 관련한 일정에 참석한 적이 없다. 당연히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적도 없다. 이를 두고 삼성과 밀착해 '삼성정부'라는 비판을 받았던 노무현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았다는 해석이 있었다.

그런 사정으로 인해 언론과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노이다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 참석 일정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 삼성그룹 총수를 처음으로 만나고, 이재용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삼성그룹 총수로서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뇌물공여 혐의)에 연루돼 구속된 적이 있고, 아직 재판(대법원)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번 만남을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친기업 행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9일 오후 5시 40분께(현지 시각)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공단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서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생산해온 인도 노이다 공장을 두 배 규모로 증축한 현장에서 대통령과 삼성그룹 총수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 직접 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영접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이재용 부회장은 수차례 고개를 90도 가량 숙이며 영접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 바로 뒤 중앙에 서서 두 정상을 준공식장으로 안내했다. 준공식장에서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사이에 앉았다.

문재인 "노이다 공장, 한-인도간 상생협력 상징 되도록 뒷받침"

문 대통령은 준공식 축사에서 "오늘 세계 수준의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함께 양국 경제협력의 결실을 축하하고, 상생과 번영의 미래를 축복할 수 있어 그 기쁨이 더욱 특별하다"라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지금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2년 연속 브랜드 신뢰도 1위다"라며 "그동안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라고 치하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제 노이다 공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전자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공장이 됐다"라며 "노이다 공장이 활기를 띨수록 인도와 한국 경제도 함께 발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만든 삼성전자 최대이자 인도 최대 규모의 휴대폰 공장이다.

문 대통령은 노이다 신공장 준공으로 일자리 창출과 수출 등의 효과가 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에는 인도와 한국 50여개 부품회사의 노력과 기술이 함께 들어가 있다"라며 "노이다 신공장의 준공으로 이들 중소부품업체들도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수출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새공장에서만 2천여 명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인도 현지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일자리 창출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라며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이 중동, 아프리카 등 제 3국 수출로 이어져 양국간 경제협력의 결실이 더욱 커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늘 준공한 노이다 공장이 인도와 한국간 상생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라고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노이다 신공장을 한국-인도간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00년 전 가야를 찾아온 김수로왕의 왕비 허황옥을 언급하면서 "저는 이곳 노이다 공장에서 오래 전 인도와 한국이 만나 빚어낸 귀한 인연과 찬란한 문명을 다시 떠올린다, 이곳 노이다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스마트폰이 인도와 한국의 IT운명을 이끌어 가게 되길 바란다"라고 거듭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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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다<인도>=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도착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8.7.9 ⓒ 연합뉴스


모디 "오늘은 인도를 글로벌 제조 허브로 만드는 특별한 날"

문 대통령에 앞서 축사에 나선 모디 총리는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인도를 글로벌 제조 허브로 만드는 특별한 날이다"라며 "500억 루피 투자를 통해서 인도와 삼성간 상호관계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한-인도간에 관계에서도 매우 유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삼성의 허브가 이곳에 있다, 제조설비를 갖추면서 우리 명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중산층 가정은 거의 적어도 한 개 이상의 한국 제품을 가지고 있고, 특히 삼성은 인도인들의 삶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라며 "삼성 리더십을 얘기할 때마다 인도 제조업을 격려해왔는데 오늘 노이다 신공장이 이것을 반영한다"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모디 총리는 "오늘 이곳에 진행되고 있는 준공식은 인도에 권한을 부여하고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운동을 강화해줄 것이다"라며 "이는 단순히 경제정책일 뿐만 아니라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공고히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특별히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120개에 이르는 인도의 휴대폰 제조공장에 총 40만 명의 청년들이 직접 채용됐다"라며 "일자리 창출에서 삼성전자는 인도 전역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는데 약 7만 명을 직접 채용했다"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이곳 노이다에 5000명이 있고, 신공장 준공으로 1000명이 추가로 채용된다"라며 "이 제조설비는 삼성 최대 규모의 휴대폰 생산공장이 될 것이고, 그 가운데 30%의 휴대폰이 수출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삼성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다, 진심으로 깊은 축하 말씀을 삼성에 드린다"라는 인사로 축사를 마무리했다.

'특별한 사연 노동자들', 문재인-모디에게 최초 생산 휴대폰 전달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축사 이후 테이프 커팅 행사에 참석했다. 테이프를 커팅하자 LED 차단벽이 갈라지면서 삼성전자 휴대폰 신규라인이 공개됐다. 이어 두 정상은 신규라인을 둘러보고 현지 노동자 2명한테서 신규라인에서 처음 생산된 휴대폰을 전달받았다. 두 정상은 전달받은 휴대폰 뒷면에 친필로 서명했다. 신규라인 참관도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에 따라 진행됐다.

이날 두 정상에게 휴대폰을 전달한 2명의 현지 노동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었다. 먼저 여성인 아르띠 샤르마씨는 맹인 부모를 둔 노동자로 빈민촌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 취업했다. 그는 인도 생산품질 개선 경진대회에서 1위로 입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아 품질관리 엔지니어로 승진해 여성 노동자들의 롤 모델이 됐다.

정비 담당자인 칼레쉬 쿠마르 미쉬라씨는 'F1 자동차 경주 스타일'의 정비방식을 도입해 3시간 소요되던 정비시간을 7분으로 단축했다. F1 자동차 경주 정비방식이란 F1 자동차 경주에서 사전에 준비된 20여 명의 정비요원들이 한번에 달려들어 타이어 교체, 연료 보충 등을 처리하는 것을 가리킨다.

칼레쉬 쿠마르 미쉬라씨는 이것을 벤치마킹해 정비 공정별로 팀제를 도입하고 사전계획 수립, 공구 세트화, 동시작업 등을 통해 정비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그는 이렇게 공장내 제조혁신을 선도해 공장 생산라인을 책임지는 제조팀장으로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준공식 행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양국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여러분들이 양국 경제협력의 역군이다"라고 치하했다.

정의당 "정권 차원에서 면죄부를 준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한편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주역인 이재용 부회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부적절하다"라고 비판했다.

추 대변인은 "무엇보다 촛불 시민들의 기대를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지금 시점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다는 것은 정권 차원에서 면죄부를 준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듯하다"라고 지적했다.

추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 1년차가 지나면서 노동과 경제정책 등에서 우클릭하고 있다는 우려가 이미 도처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번 만남은 애초부터 이루어지지 않았어야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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