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에서 물총놀이? 올해에는 총 사라진다

광주세계청년축제 "비판 여론 수용, '물총' 없이 진행"... 5.18 상징성 때문에 논란

등록 2018.07.10 10:49수정 2018.07.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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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청년축제 이지훈 감독은 올해 행사에선 물총축제 대신 장흥 물축제와 같은 도심 속 물놀이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장흥물축제 홈페이지> ⓒ 광주드림


올해 광주에선 물총축제 대신 물꽃놀이가 열린다. 도심 속 물놀이를 소재로 한 행사인 건 같지만, 행사 전면에 '물총'을 배제하고 공식적인 언급조차 안 됐다.

2016년까지 3회간 치러진 광주 물총축제는 5·18의 상징적 장소인 금남로에서 진행돼 '논란'이 되곤 했다.

이번 광주세계청년축제 감독을 맡은 이지훈 문화기획자는 지난 9일 광주드림과의 통화에서 "축제 일환으로 진행되는 물꽃놀이에선 '물총'을 준비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한다"며 "대내외적으로 5·18에 대한 장소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물총을 고집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 4회 광주세계청년축제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5·18민주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물꽃놀이는 이튿날인 14일 오후 9시부터 '도심 속 EDM POOL PARTY'로 진행된다.

이 감독은 광주 물총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한 주최자로서 "이번 물꽃축제는 그동안의 물총축제와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여름 진행되는 축제로 물놀이는 빠질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물총을 빼더라도 물로 신나고 즐거운 축제가 되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물꽃놀이에선 간이 수영장 풀과 광주시가 설치하는 워터슬라이드 등으로 물놀이 장소가 마련된다. 불꽃처럼 살수차로 물을 쏘면서 즐기는 DJ 파티를 기획 중이다. 살수차는 지하수와 계곡물을 끌어오는16t 차량 두 대를 동원하고 부족분은 광주시, 상수도본부 등과 협의해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그동안 제기된 비판여론에 대한 결론이라기 보나 내부적으로도 많은 논의 끝에 물총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총축제를) 추진하기는 어려웠다"면서 "장흥 물축제처럼 물총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광주지역에선 광주는 오월의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는데 총을 가지고 하는 축제가 금남로에서 벌어진다는 것에 불편해하는 시각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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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열린 제2회 물총축제 장면.<광주드림 자료사진> ⓒ 광주드림


이와 관련해 이 감독은 "지금도 물꽃놀이와 '물총축제'가 뭐가 다른지, 올해도 물총축제를 하는지 많은 문의가 온다"며 "공식적으로(개별적 물총 소지는 규제 불가)는 물총을 배제하고 가지만, 이것 또한 답이라는 결론보다는 다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계청년축제의 방향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살아가는 청년들을 응원하고, 다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서 과정을 즐길 것"이라며 "올 여름 광주에서 열리는 유일한 축제인 만큼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3일부터 3일간 5·18민주광장 일원에서 열리는 4회 세계청년축제는 100인의 청년이야기, 토크콘서트로 시작해 이튿날 상상페스타, 물꽃놀이를 마지막날엔 갈라뮤지컬, 셀프어워드, 청년무도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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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광주드림>에 실린 글입니다.
#광주세계청년축제 #물총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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