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뛸지 토끼들 지켜보는 꼴"
이해찬, 다음주 초까진 출마여부 결정할 듯

'세대교체' 말하며 친문 분화될 가능성도... 이해찬 측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건 안정"

등록 2018.07.11 07:54수정 2018.07.1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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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2016년 6월 21일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 앞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 이희훈



"3주 가까이 이해찬에 대한 관심이 쭉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것만으로도 이해찬 전 총리는 남는 장사한 거다. 지금 상황에서 출마를 결심하면 온몸으로 관심을 받을 거고, 반대로 불출마하면서 당의 어른으로 남겠다고 해도 미담으로 남는다. 이 총리의 존재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정국인 거다. 당 대표에 누가 나가냐가 아니라 이해찬의 출마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의 해설이다. 이 의원은 현재 당내 상황을 "호랑이가 달릴지 말지 토끼들이 보고 있는 꼴"이라고도 평했다. 이해찬 의원(세종, 7선)의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서다.

친문(친문재인계) 좌장격인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건 당권 경쟁을 노리는 친문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어서다. 김진표(4선)·최재성(4선)·윤호중(3선)·전해철(재선)·박범계(재선) 등 친문 의원들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해찬 의원이 등판할 경우 자연스레 교통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각종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고수하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이 의원 거취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이해찬 의원은 적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당권 레이스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가불가 결론을 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아직까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이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을 7월 21일까지로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당권 경쟁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친문 단일화? 분화?

당내에서는 이 의원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언론에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는 데도 부인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출마하겠다는 뜻 아니겠나"라면서 "마음의 결정을 이미 해놓은 상태에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것 뿐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 중진 의원은 그러면서 이해찬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더라도 친문 내 후보 단일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데 한 표 던졌다. 그는 "실질적으로 현재 친문 내부 상황도 복잡하다. 잠재돼 있는 갈래들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친문 주자들이 분화될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 한국당에서 서청원과 김무성이 싸웠던 정도까지는 안 가겠지만 자칫 친문 내 분화가 '신' 계파 갈등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도 짚었다.

실제 '친문'으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이해찬 의원의 출마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 초선 의원은 "이해찬 의원의 역량이나 장악력은 다들 알지만 이제는 당도 세대 교체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친문 주자들이 출마 문제를 두고 이해찬 의원과 계속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해찬 전 총리와 당권 경쟁하는 모습을 누가 바라고 있겠나"라면서 "개인적으로 이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가 접촉한 다수의 친문 의원들은 이해찬 의원 출마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를 극도로 꺼렸으나 '세대 교체론'에는 적극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도 "이해찬 의원 입장에선 출마를 빨리 결정해봤자 부담스럽기만 하지 좋을 게 없다. 시간이 흐르며 알아서 정리가 되고 마치 깔때기 같이 자신이 되는 방향으로 수렴되길 기다리는 것"이라면서도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게 당의 미래를 볼 때 환영하고 반색할 일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놓고 나서고 있는 박범계 의원 외에 전해철 의원이나 최재성 의원 같은 이들이 팔 걷어붙이고 이해찬 전 총리와 싸우는 모습은 서로 부담이지 않겠나"라며 "미래지향적인 카드인지 아닌지, 세대 교체 얘기가 왜 나오는지 곱씹을 필요가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해찬 측 "세대교체? 지금 필요한 건 안정"... 다음주 초까지 거취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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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1일 오전 진주을 정당선거사무소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해찬 수석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 후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김경수캠프


반면 이해찬 의원 측은 "아직 출마 여부를 말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라면서도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론을 펴는 모습이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1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세대교체는 일리 있는 말"이라면서도 "당내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만 해서는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것을 열린우리당 시절에 보지 않았나.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안정이 있어야 혁신도 가능하다"라고 피력했다. 이 의원의 중량감을 에둘러 어필한 것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만약 민주당이 한국당처럼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 일대 쇄신이 필요한 거라면 젊은 혁신이 필요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건 그게 아니지 않나"라며 "세대교체가 필수 불가결한 조건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 의원 출마로 인한 친문 후보 정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적극적인 출마 선언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봐선 아무래도 (이해찬 의원의) 영향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도 말했다.

한편, 한때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꼽혔던 김부겸 장관에 대해선 출마가 힘들어졌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한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로 공을 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게 큰 실수였다"라면서 "당시 분위기로 인해 본인이 지나치게 업(up)됐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 하는 의원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또다른 의원은 "영남권에서는 아직까지 김부겸 카드로 다음 총선을 치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완전히 불씨가 꺼진 건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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