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50%에도 불안한 민주당 의원들, 왜?

[현장- 8.25 전대 앞두고 당내 토론회] 비민주적 당 운영 비판·정의당 지지율 상승에 위기감도

등록 2018.07.11 18:06수정 2018.07.1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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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의미와 과제'가 열렸다. ⓒ 김성욱


우상호(3선) : "단순히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돕겠다는 정도를 내세우는 지도부로는 무기력한 당이 될 수밖에 없다. 보다 분명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당 운영이 경직되니 의총이 열려도 의원들이 발언을 안 한다. 당 대표 독주만 계속됐다."

남인순(재선) : "2년 이후 총선, 그 이후 4년을 생각하면 갑갑하다. 과연 우리 당에 미래의 리더들이 들어올 수 있을지 답답하다는 거다. 선거 때만 인재영입위원회를 만드는 게 아니라 상설화해서 인재를 발굴하고 교육해야 한다."

강훈식(초선) : "정의당 지지율 상승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후보는 민주당이지만 비례는 정의당 찍겠다는 말을 쉽게 들었다. 민주당의 노선과 가치에 대해 보다 진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지 않나."

소병훈(초선) : "지역에서 장터에 가면 다들 죽겠다고 한다. 살기 어렵다고 하고 경제 좀 살려달라고 하는데 일자리 정책이나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하겠다고 설명해도 안 먹힌다. 지역의 목소리가 당에 전해지고 당이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다."

신동근(초선) : "조금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지금은 민주당이 가장 잘 나갈 때다. 50% 이상의 지지율이 계속 나오고 있고 3번을 연달아 승리했다. 지선은 압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불안감을 느낀다. 아마 최고로 차 있는 것들이 빠질 일만 남았다는 불안감인 것 같다."

'되는 집안'이지만 불안하다고 했다. 당에 대한 비판과 쓴소리가 쏟아졌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의미와 과제' 토론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20여명이 참석한 이날 자리에는 초선 의원들부터 5선 원혜영 의원까지 한 자리에 모여 차기 지도부 구성을 앞둔 민주당의 현재와 미래를 짚었다. 주로 비민주적 당 운영에 대한 지적과 진보 노선에 대한 재정립, 경제 문제 등 민생 현안에 대한 대책을 두고 90여분간 토론이 이어졌다.

# 하나, 더 젊은·더 민주적인 정당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지적은 여전히 비민주적인 당 운영에 관한 것이었다. 신동근 의원(인천 서구을)은 "평당원도 아니고 의원인데도 당이 도대체 어떻게 운영되는 지 알 수가 없다"라면서 "당이 굉장히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신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민주적이면서도 성과를 내는 집권 여당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런 목표 의식은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향후 공천권 문제 등에 있어서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시스템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병)도 "문재인 정부의 배경이 촛불이라고 하면서 촛불 시민들이 바라는 의제들이 민주당에 반영되는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았다"라며 "정책 평가 과정에 촛불 동력이 보다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민주당의 현대 정당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책 의총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은 "정책 문제에 대해 3시간이고 5시간이고 치열하게 논쟁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라면서 "정책 의총을 제도화해 꾸준히 토론하고 집단 지성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 의원은 당내 '세대 교체'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선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 72년생)을 비대위원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더라. 그동안의 악습과 적폐를 한번에 극복하긴 어렵지만 세대 교체가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있는 것"이라며 "우리 당도 보다 역동적이고 젊은 사람들이 지도부에 포진했으면 좋겠다. 50대가 안 되면 10년을 통째로 건너 뛰어 40대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 둘, 더 진보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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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의미와 과제'가 열렸다. ⓒ 김성욱


노동이나 젠더 이슈 등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의제들에 대해 보다 선명한 진보성을 드러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전 등 가시화되고 있는 진보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한 것이다.

강훈식 의원(충남 아산을)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가장 먼저 등을 돌린 지지층이 진보층이었다는 분석이 있었다"면서 "민주당이 진보적인 개혁정당으로서 보다 명확한 관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최근 정의당의 지지율 상승을 지적하며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현안에서 당의 입장을 정리하는 데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것이 문제로 드러났다"라며 "차기 지도부는 당의 사상과 가치의 측면에서 진보성을 강화해 난민 문제 등 새로이 닥쳐오는 문제에 대해 명확한 관점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은 젠더 이슈에 대한 당의 대응을 지적했다. 남 의원은 "젠더 이슈 등 소위 젊은 세대의 이슈에 대해 민주당의 감수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라며 "미투 운동이나 젠더 이슈에 대해 민주당이 어느 정도 반응을 했지만 그러고 나서 끝났다. 보다 민감한 리더십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남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녹색당 (신지예)후보에 표가 많이 갔던 것은 그만큼 2030 주요 지지층이 이탈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젠더 이슈나 생태 이슈가 '덤' 정도의 이슈로 여겨지는 측면이 있었는데 차기 지도부에선 보다 주요한 이슈로 옮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셋, 민생과 정책에 집중하는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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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의미와 과제'가 열렸다. ⓒ 김성욱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 "저번주 혜화역 시위에 몇만이나 모였는데 우리당 국회의원들은 몇이나 갔나? 당에선 아무런 얘기가 없다. 소리 나는 곳을 돌아보는 게 여당이어야 하는데 여기에 무관심하면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다. 왜 이런 걸 안 하는지 따져야 한다."

당이 경제 등 민생 현안에 보다 빠르고 집중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야당 시절 민주당은 정권 교체라는 절실한 공동 목표가 있었지만 그것이 사라진 뒤엔 당의 단합된 움직임들이 둔화됐다"라면서 "공통의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당을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 의원은 그러면서 "공통의 구체적인 정책 목표 없이 '문재인 정부 성공을 돕겠다'는 구호 정도에 그치는 차기 지도부여서는 안 된다"라며 최근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미세먼지나 라돈침대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한데도 정책 의총 한 번 안 여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라며 "현재 당 지도부는 '모두발언'만 있을 뿐 실질적인 일은 안 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우 의원은 또 차기 지도부 구성의 다양화도 강조했다. 우 의원은 "당의 1인 체제화나 총재 체제를 극복하려면 지도부 구성이 다양해야 한다"라면서 "지역과 계층, 세대를 아울러 국민의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는 지도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갑)도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바로 다음날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 정부'라고 규정했는데도 정작 당이 '문재인 정부'를 얘기하면서 스스로 포기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사라졌다는 말을 듣는 것"이라면서 "민생의 작은 아젠다부터 경제 정책과 같은 큰 아젠다까지 당내 관심 있는 의원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도 "경제 민주화나 한반도 평화, 복지국가 등 막연한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내 관련 상설위원회는 물론 지역위원회에서부터 조직력 있는 기구를 두고 의제를 중심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2년 안에 민생 경제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얻기 위해선 결국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재정 정책을 비롯해 각 위원회 차원의 전략부터 수렴해 경제 모델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8.25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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