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헌법 행위자들에게 훈장을? 정부, 더 확실하게 취소해야"

형제복지원·5.18진압자·간첩조작자 '서훈 취소' 결정에도 한계...진선미 "국회, 과거사법 처리하자"

등록 2018.07.12 15:27수정 2018.07.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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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 "정부가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 등 과거의 인권유린에 대한 서훈을 취소했다. 이번 사건은 형제복지원이 정당한 행정집행이 아니라 극악한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 사건임을 국가가 최초로 인정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과거사위원회 재개법을 하반기 국회 우선 과제로 처리하도록 하겠다." (12일)

추미애 : "취소된 서훈은 모두 1980년대 수여됐던 것으로, 군부독재의 참혹한 공포정치로 민주주의가 유린당하고 국민이 희생당했던 증거와도 다르지 않다. 서훈 취소절차는 거짓 공적으로 나라를 멍들게 했던 전근대적 적폐를 뿌리 뽑는 과정이다." (11일)

지난 10일 정부가 형제복지원 원장,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자, 간첩조작 관련자 등에게 수여됐던 서훈을 취소한 데에 대한 정치권 반응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2일 "정부가 과거의 인권유린에 대한 서훈을 취소한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라며 "민주당은 하반기 국회 우선 과제로 과거사법을 처리하도록 할 것이다. 야당의 전향적인 동참을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특히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언급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형제복지원 등 강제수용 피해자들은 아직도 빈곤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면서 "국가로부터 위탁 받아서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박인근 원장에 대한 서훈은 취소됐지만 정작 내무부 훈령을 만들어서 부랑인들을 강제 수용하게 한 국가의 책임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관련 기사] : 200일 넘는 국회앞 한뎃잠... 법안 논의는 '단 80분'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전날인 11일 "과거사의 오점을 바로잡고 민주 국가의 내실을 기하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한다"며 정부의 서훈 취소 결정을 반겼다.


추 대표는 "무죄판결 받은 간첩 조작사건을 비롯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자, 부산 형제복지원 원장에게 주어졌던 서훈이 박탈됐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민의 희생을 대가로 수여된 부당하고 부적절한 서훈을 회수함으로써 정부 포상의 명예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10일 국무회의를 통해 ▲ 폭행·협박·감금·강제노역을 자행한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 ▲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관련자 7명 ▲ 무죄 판결이 난 간첩 조작사건 관련자 45명 등 모두 53명과 2개 단체에 수여된 56개의 훈·포장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정보 불투명해 서훈 취소도 한계...구상권도 청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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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철 지금여기에 사무국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헌정사 적폐청산과 정의로운 대한민국 : 헌법제정 70주년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 1차 보고회’에 참석해 서훈 취소와 구상권 청구를 통한 국가배상금 환수 방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유성호


"12.12군사반란 및 5.17내란과 관련된 관련자 수 십 명, 인혁당 사건, 김근태, 심진구 사건 및 중부지역당 등에서 고문을 한 수사관 등은 여전히 서훈이 취소되지 않은 채 유지 되고 있습니다."

이날 국회에선 정부의 서훈 취소 방침에 대한 한계점도 지적됐다. 서훈 취소를 위한 정보와 정부 내부 시스템이 미비해 구멍이 많다는 것이었다.

변상철 '지금여기에' 사무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헌법제정 70주년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 1차 보고회'에서 "2018년 6월까지 기존 간첩사건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은 사건은 모두 140건, 이와 관련해 훈포장을 수여한 것으로 보이는 수사관은 모두 180여명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이번 서훈 취소는 여러모로 부족한 측면이 많다"면서 "반헌법 행위자들에 대한 보다 확실한 서훈 취소 처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변 사무국장은 특히 "현재 방식대로 각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심사하는 공직 심사위원회에서 주는 리스트만으로 서훈 취소를 결정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라며 "정부 내부에서 서훈 취소 사유를 정확히 확인할 만한 시스템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변 사무국장은 이어 "불합리한 서훈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보훈처가 서훈 대상자들에 대한 서훈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특히 국가 안보와 관련된 서훈 정보는 보안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아 고문 등 국가폭력피해를 통해 간첩사건으로 조작된 이들의 사유를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변 사무국장은 또 "재심이 이뤄지더라도 무죄를 받은 국가 폭력 사태 리스트가 법무부나 대법원에서 행안부로 전혀 자료가 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면서 "민간 단체에서 축적한 무죄 재심 사건 리스트를 행안부가 더 적극적을 받아서 서훈 취소를 검토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변 사무국장은 부당하게 서훈을 받은 이들에 대한 구상권 청구도 주장했다. 변 사무국장은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건 중 고문이나 불법감금 등 불법행위에 의한 것이 명백히 드러난 경우 거기에 관여한 수사관, 관련자들을 중심으로 국가배상금에 상응하는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하는 법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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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철 지금여기에 사무국장(왼쪽부터), 정진태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조사팀장,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이만열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상임대표, 이해동 전 군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한홍구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책임편집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헌정사 적폐청산과 정의로운 대한민국 : 헌법제정 70주년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 1차 보고회’에 참석했다. ⓒ 유성호


[관련 기사] : 양승태와 고영주, '반헌법행위자 열전편찬위'가 주목한 이름들
#서훈 #형제복지원 #5.18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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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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