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태국 '동굴 기적' 보며 세월호 참사 떠올려"

경기도의회서 안전한 경기도 등 도정 운영 방향 밝혀... 소방관 동행제 등 실시

등록 2018.07.17 17:43수정 2018.07.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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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29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간부공무원 소개 및 2018년 도정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경기도


"얼마 전 동굴에 갇힌 태국 유소년 축구팀의 구출 작전을 보며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의회에서 민선 7기 도정 운영 원칙과 방향을 보고하며 한 말이다. 이재명 도지사는 "재난과 재해,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고, 도민 한 명 한 명의 생명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다졌다"고 말했다.

이 도지사는 "재난안전 관련 예산과 인력을 최우선으로 확충하고, 지역별 소방, 재난 수요를 고려한 인력배치를 통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겠다"면서 시민순찰대 운영, 치안 보좌관제 도입 등 민생범죄 근절 방안을 제시했다.

소방관 동행하는 안전한 수학여행 추진

이와 관련 민선 7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위원회'는 도내 초·중·고교의 대규모 수학여행에 전문 안전요원을 동행시키는 '소방관 동행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참석인원 150명 이상의 대규모 수학여행에 대해 현직 소방관을 전문 안전요원으로 지원해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소방관 동행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거 공약이었다.

이들 동행 소방관은 여행 출발 전 인솔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수학여행지 숙박시설현장 확인, 화재대피 교육실시, 수학여행지 비상연락망 확보, 학생 안전사고발생시 긴급구조 등을 담당하게 된다.

아울러 수학여행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현직 소방관 외에 현장경험이 풍부한 퇴직 소방공무원을 대체 지원해 화재진압과 구조·구급활동의 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경기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부는 학생 150명 이상의 수학여행을 자제하고 교사 1~2명이 관리할 수 있는 학급단위의 '작은 수학여행'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선 학교 측은 학사일정이나 장소섭외, 비용문제 등으로 사실상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특히 학생 50명 당 안전요원 1명을 의무배치 해야 한다는 단체 수학여행 방침에 따라 15시간 내외의 안전교육을 이수한 교사들이 안전요원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2018년도 경기도내 2388개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174개교(초등 74, 중등 51, 고등 49)가 전문안전요원이 동행하지 않은 채 대규모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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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29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간부공무원 소개 및 2018년 도정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경기도


소방관 동행제 시행은 경기도가 처음은 아니다. 서울을 비롯해 이미 전국 5개 지자체가 소방관 동행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터널에서 트럭 폭발사고 발생당시, 터널 안에 서울소재 초등학생 70여 명이 탑승한 수학여행버스가 있었으나 동행한 소방관의 대처로 모두 무사히 대피한 바 있다. [관련기사 : 1년 전 한 통의 전화가 상주터널 대형참사 막았다]

새로운 경기위원회 소속 안전행정분과 관계자는 "현장인력 부족 등으로 미뤄왔던 소방관 동행제를 뒤늦게 추진하게 된 만큼 먼저 시행한 자치단체의 평가결과를 토대로 세밀한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며 "퇴직소방공무원 인력풀 등을 꼼꼼하게 구성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정책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도지사는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 억울함이 없는 공정한 경기도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위해 앞장서는 경기도 ▲ 전국 최고의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경기도 ▲참여와 자치, 분권의 모범을 만드는 경기도 ▲ 도민 누구나 안전한 경기도 등 도정 운영 원칙과 방향을 제시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의회와의 적극적인 협치를 통해 경기도의 변화를 만들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내겠다"면서 "이를 위해 도정에 대해 의회와 사전 상의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시기구를 설치하고 정기적인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의회와 적극적 협치 통해 도민의 삶의 질 개선"

다음은 이재명 도지사의 도의회 도정업무보고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송한준 의장님, 그리고 의원님 여러분!

1300만 도민의 민의를 대표하는 경기도 의회에서 민선7기 도정운영 방향에 대해 보고를 드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는 촛불혁명의 연장선이었습니다. 촛불혁명으로 불의한 권력을 끌어내린 위대한 국민들은 이제 경기도에서도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였습니다.

지난 선거를 통해 도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열고 있는 평화의 시대를 공고하게 하고, 경기도를 남북 교류협력과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의 전진기지로 만들라고 주문하였습니다.

도민들께서는 변화를 선택하셨습니다. 16년간 정체 되어온 경기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도를 전국 최고의 삶의 질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 바로 세우라고 주문하셨습니다.  

이제 도민들의 명령에 집행부와 의회가 답해야 할 때입니다. 새로운 경기도를 만드는 데에는 집행부와 의회가 따로 일 수 없습니다. 본연의 역할은 달라도 추구하는 목표는 같습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손을 굳게 잡아야 합니다.

의회와의 적극적인 협치를 통해 경기도의 변화를 만들고 도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해내겠습니다. 이를 위해 도정에 대해 의회와 사전 상의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시기구를 설치하고 정기적인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겠습니다. 공정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경기도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께서도 힘을 모아주실 거라 믿습니다.

이제, 민선7기 경기도정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억울함이 없는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

불평등을 없애고 갑의 횡포로부터 을을 보호하는 것이 공정의 시작입니다. 도민들이 맡겨준 권한과 예산을 공정하게 사용할 때 억울함이 없는 세상, 공정한 경기도가 완성됩니다.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고 불공정거래를 근절하여 갑의 횡포를 원천적으로 막는 공정경제체계를 만들고 억강부약(抑强扶弱)을 실천하겠습니다.

노동이사제를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하고 독립적인 노동정책 담당부서를 신설하는 등 노동행정을 체계적으로 강화하여 노동존중사회를 앞당기겠습니다.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체납자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상습체납자에 대한 강력한 징수로 조세 형평성이 구현되도록 하겠습니다. 공공개발 인허가권을 행사하여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도민에게 환원하겠습니다.

둘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평화는 곧 경제입니다. 튼튼한 평화를 구축할 때 번영의 새 시대도 활짝 열립니다. 평화와 번영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구상을 경기도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하겠습니다. 경의선, 경원선 연결과 남북 연결 도로망 확충 지원사업을 통해 서해안 경제권 및 경제협력벨트를 구축하여 경기도를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의 중심으로 만들겠습니다.

DMZ를 생태.평화의 공간으로 조성하고 남북문화체육교류를 적극 지원하여 경기도를 한반도,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교류의 장으로 만들겠습니다. 지역별 특화산업 혁신지구를 조성하고 7개의 테크노밸리를 4차산업혁명의 거점으로 육성하여 지식기반산업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셋째, 전국 최고의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

삶에서 체감하는 변화를 통해 경기도민이라는 사실이 자랑이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무상교복, 청년배당, 산후조리비 지원 등 3대 무상복지를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여 미래세대의 건강한 성장과 경기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경기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하고 기본소득 정책을 실행하여 도민이 누려야 하는 '경기복지기준선'을 새롭게 제시하겠습니다. 지역화폐를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전통시장 기반시설을 확충하여 영세 자영업자와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서민친화적 경제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경기도민의 숙원과제인 교통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버스 업체만 배불리는 방식의 준공영제를 폐지하고, 지원에 따른 공적책임이 담보되는 노선입찰제 방식의 '새경기 준공영제'를 도입하겠습니다. 도민을 위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기교통공사'와 '수도권 광역교통청'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중앙 및 인접 지방정부와 미세먼지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친환경 버스를 확대하며 오염물질배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참여와 자치, 분권의 모범을 만들겠습니다.

새로운 경기도의 주인은 도민입니다. 도민과 소통하고, 도민이 참여하며, 도민과 함께 일구는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 도민 직접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도민청원제와 도민발안제를 도입하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활용하여 일상적 소통을 강화하며 도민 여러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대한민국 최대 지방정부인 경기도가 참여와 자치, 분권과 협력의 모범을 만들겠습니다.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공동으로 정책의제를 개발하고 협력하여 집행하는 도.시군 상생협치를 구현하겠습니다. 

다섯째, 도민 누구나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

얼마 전 동굴에 갇힌 태국 유소년 축구팀의 구출 작전을 보며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재난과 재해,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고, 도민 한 명 한 명의 생명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다졌습니다.

재난안전 관련 예산과 인력을 최우선으로 확충하고, 지역별 소방, 재난 수요를 고려한 인력배치를 통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겠습니다. 일상적인 범죄로부터의 안전을 위한 '시민순찰대'를 운영하여 안전한 지역사회를 정착하고, 치안 보좌관제를 도입하여 민생범죄를 근절하겠습니다. 

여성과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이 행복한 사회를 경기도에서부터 만들겠습니다. '성평등위원회'를 강화하고, 공공부문에서부터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겠습니다. '장애인 인권센터'를 강화하고 장애인 인식개선 로드맵을 만들어 차별과 편견을 없애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자치의 시대, 분권의 시대, 주권자의 시대에 도와 의회가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도와 의회가 손을 굳게 잡아야 합니다. 사익을 멀리하고 공익을 앞세우며 도민의 이익 앞에서 서로 협력하는 새로운 정치의 모범을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귀중한 권한을 맡겨주신 도민들의 뜻이라고 믿습니다.

항상 권한의 크기보다 책임의 무게를 먼저 생각하고, 말보다 할 일을 먼저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7월 17일 경기도지사 이재명
#이재명 #경기도지사 #소방관동행제 #새로운경기위원회 #경기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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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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