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천지에 쌈짓돈이라니"... '특활비 폐지' 꺼낸 문희상

국회의장 취임 간담회서 소위 활성화 등 국회개혁 다짐...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필요도 강조

등록 2018.07.18 12:40수정 2018.07.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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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기자간담회 하는 문희상 의장문희상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이 대명천지에 '깜깜이 돈' '쌈짓돈'이라니. 그런 말 자체가 있어선 안 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쌈짓돈' 논란이 불거졌던 국회 특수활동비를 사실상 폐지 수준에 가깝게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1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특활비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어 즉흥적으로 답했다간 새로운 문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라면서도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그는 "목표는 특활비의 폐지 아니면 획기적 제도 개선.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라며 "원칙적으로 투명성이 확보돼야 하고 증빙서류가 첨부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그 용도를 꼼꼼히 검토해서 필요한 액수 외엔 과감히 없애거나 줄여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그를 위한 절차도 제시했다. 문 의장은 먼저, "총 국가기관의 특활비 중 100분의 1 수준을 국회에서 쓴다고 한다. (특활비 폐지 및 개선 문제는) 각 국가기관 등과도 심도 있게 논의해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예산심의권을 갖고 있는 국회가 특활비 제도개선에서 앞장설 자격이 있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여야 교섭단체 간 논의가 진행 중인 점도 짚었다. 그는 "국회 내 4개 교섭단체 대표가 운영소위에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보고를 받았다"라며 "운영소위에서 어떤 결론이 나는지 지켜보고 거기에 대해 국회의 입장을 빠른 시일 내 정리해서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미국 동아태소위가 한국 운명 좌지우지했듯, 우리도 소위 활성화해야"

문희상 의장은 이날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특활비 문제를 폐지 수준에 가깝게 개선하겠다는 것도 그 일환이었다. 문 의장은 이외에도 ▲ 여야 협치 ▲ 상임위원회 소위 활성화 ▲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 등을 신뢰 회복의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13일 국회의장 선출 후 인사말을 통해서도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국회는 살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회는 지리멸렬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싸워도 국회 안에서 싸워라"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국회의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 국회뿐이다"라고도 말했다(관련 기사 : 새 국회의장 문희상, YS와 DJ 소환한 까닭).

문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국회 안에서 싸우자"라고 언급했다. 그는 "원래 국회는 시끄럽고 떠들고 싸우는 곳이다. 싸우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곤란하다. 대통령이나 집권당, 힘센 쪽을 따라가는 것은 거수기이지 국회가 아니다"라면서 "막말이 아닌 논리로 싸우고, 국민을 위한 방법론을 두고 싸우고 국가의 미래를 놓고 대화·토론하는 것. 그것이 국회가 갈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촛불 혁명과 한반도 평화 앞에선 여야도 없고 진보·보수도 없다. 협치만 있다"라며 "숙명적으로 20대 국회는 출범 당시부터 국민이 협치를 명령했다. 협치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협치'보다 더 강조했던 것은 '소위 활성화'였다. 문 의장은 "국회에 처음 들어올 때부터 계속 주장한 게 소위 활성화"라며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게 미국의 동아태소위다. (상임위원장이 아닌) 소위원장이 (국민의) 기억에 남는 국회 운영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본회의, 상임위 전체회의만 기다렸다가는 하세월이다. 상시국회가 돼서 연중무휴로 열려야 한다"라며 "특히 법안소위가 1주일에 2~3번씩 정례화 돼야 상설국회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안소위의 정례화 방안은 앞서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이 100% 동의한 사안이라고도 덧붙였다.

하반기 원 구성 협상 때 마지막까지 걸림돌이 됐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제와 관련해선, "원칙대로 (법안의) 자구, 체계 문제만 다루면 문제가 없는데 당리당략, 특정인의 이해관계 등으로 악용하면서 생긴 것"이라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기피하는 비인기 상임위원장 자리 탓에 국회의장 선출을 제헌절 직전까지 미룬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이 운영소위에서 답을 가져온다고 했다. 결과에 따라서 (문제 해결) 잘 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 이끌겠다"라고 약속했다.

"촛불혁명 완성하려면 개헌 완료해야"... 선거구제 개편에도 적극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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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기자간담회 하는 문희상 의장문희상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문 의장은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그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국회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국회의원에 여덟 번 나와서 여섯 번 당선됐는데 여섯 번의 임기 절반 이상을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지냈다. 남북문제는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했던 이유이기도 하다"라면서 의욕을 내비쳤다.

구체적으론 "여야를 떠나서 적극적으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꼭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장으로서, 의원으로서, 국가 원로로서 역할 할 수 있다면 몽땅 다 바쳐 일할 것"이라며 "국회는 4.27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준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이 합의할 사안이지만 나는 강력하게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전날 밝힌 연내 개헌 구상에 대해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면서 "국민이 원하고 있고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라고 주장했다. 즉, 연내 개헌을 위한 동력은 여전히 있다는 얘기다. 특히 문 의장은 "촛불혁명이 제도적으로 완성되려면 개헌과 개혁입법이 완료돼야 한다"라며 "여야 간에도 상당히 진척된 결론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권력구조 개편 문제에 있어선 "국회의장으로서 함부로 (개인적 의견을) 밝히긴 어렵지만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고쳐야 한다는 게 국민적 합의"라며 말을 아꼈다.

개헌과 연동된 선거구제 개편 문제와 관련해선, "(개헌 없이) 선거구제 개편만이라도 합의해서 한다면, 역사적으로 정치개혁을 제대로 한 국회로 기록될 것"이라며 적극 찬성했다. 또 "중앙선관위의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국회에서) 상당히 깊게 논의됐다"라며 "헌정특위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진 않았지만 한국당이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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