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불이행 납품 급식 업체 문제, 교육청이 해결해야"

인천지역 영양교사들 “학생들이 피해” 해결 촉구 인천교육청에 집단 민원

등록 2018.07.18 17:44수정 2018.07.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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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학교급식을 납품하는 일부 유통업체들이 애초 계약과 다른 제품을 납품하는 일이 잦아 영양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천시교육청에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18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최근 100건에 가까운 학교급식과 관련한 민원글이 올라오고 있다. 주된 내용은 학교급식에 가공식품을 납품하는 일부 유통업체들이 계약 불이행으로 영양교사들의 업무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계약 불이행으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 영양교사들에게 확인한 결과 일부 유통업체들은 사전 통지 없이 당일 사용할 급식 재료를 대체 제품으로 납품하는 경우가 잦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는 업체와 계약한 후 한 달도 안 돼 납품 제품의 30% 이상을 대체 제품으로 납품받기도 했다.

예를 들면 '전분 함유량이 높은 국산고구마를 자연건조 전통재래식 방법으로 제조한 당면'을 납품받기로 했는데 업체가 사전 혐의 없이 전분 함유량이 낮은 키토산이 들어간 당면'을 공급한 것이다. 때문에 키토산의 경우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이 먹으면 안되는 데, 이를 사전에 공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염도 3% 이하의 저염 멸치를 납품받기로 했는데 학교가 요청한 염도보다 두배 가량 높은 멸치를 납품하거나, 발암물질 생성 위험이 높은 아질산나트륨이 함유되지 않은 햄을 납품해달라고 했는데 아질산나트륨이 들어간 햄을 남품하는 경우도 있다.

소스가 포함되지 않은 돼지고기 납품을 요구했는데 소스가 포함된 제품을 납품해 학생들에게 예상보다 고기를 더 적게 배식하거나, 함박스테이크를 요구했는데 떡갈비를 가져오고, 칼로리가 낮은 요구르트를 요구했는데 칼로리가 세 배나 높은 요구르트를 납품하는 일도 있었다.

영양교사들은 업체의 계약 위반으로 인한 업무의 어려움 뿐아니라, 급식을 먹는 학생들의 피해가 가장 크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체쪽은 계약법 상 특정브랜드를 현품설명서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돼있는데 영양교사들이 특정브랜드를 납품을 요구해서 문제라는 입장이다. 동등 이상의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납품하면 받아야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양교사들은 '학교급식처럼 학생들의 건강과 관련한 식재료 구매라면 브랜드 지정에 문제가 없다'는 행정안전부의 답변이 있어, 특정브랜드 지정도 사실 상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업체가 급식 식재료를 오전에 납품하는데, 대체 제품으로 납품하면 영양교사들은 어쩔 수 없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제공하거나, 반품하고 다른 식단을 제공하는 상황이 발생해 학생들의 영양소 불균형이나 하루 권장 칼로리 초과 등 문제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강과 직결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 제품 공급 시 알레르기 유발 물질 정보를 사전에 제대로 알지 못해 미리 공지를 못했는데, 이를 모르고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이 섭취했다가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업체들과 이런 문제가 생겨 시교육청 담당부서에 이야기를 해도 '학교가 계약 주체이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으로만 답하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라며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가고 있고, 문제가 있는 업체를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더 이상 피해사례가 발생하지 않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학교급식팀 관계자는 18일 <시사인천>과의 전화통화에서 "영양교사들로부터 문제 제기가 많이 들어와 교육청도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계약 주체가 학교이기 때문에 업체를 제재하는 등의 조치는 교육청이 할 수 없다"며 "새 교육감이 오고나서 현재 일원화된 급식 납품업체 선정 방식을 다양화하거나, 공동구매 추진과 학교급식지원센터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고 이를 위한 TF(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인천시교육청 #학교급식 #납품업체 #계약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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