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 만난 박원순 "대통령의 '지방분권', 진척은 없어"

한병도 정무수석 만나 '답답하다' 토로... 한 수석 "시도지사들, 대통령 만나면 지역현안 얘기만"

등록 2018.07.19 11:15수정 2018.07.19 11:19
2
원고료로 응원
a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19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간담회를 위해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시청 집무실을 찾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지방분권 등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한 수석은 전날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를 찾는 등 광역단체장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중이다.

한 수석이 오기 전 박 시장은 "기자들이 없으면 더 편하게 얘기하겠는데..."라고 말했지만, 막상 한 수석이 오자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박 시장은 "지난 두 정권은 마치 (서울시를) 적으로 대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우리 정부가 들어서니 한결 나아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정무수석(현기환)이 국무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박 시장에게 언성을 높이는 등 박 시장으로서는 전 정부의 정무수석에 불편함을 느낄만한 순간들도 있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연방제 준하는 지방분권하겠다', '(국세와 지방세의) 재정비율을 8:2에서 7:3으로 (조정)하겠다', '(광역단체장들과) 제2국무회의를 하겠다'는 말로 큰 기대를 줬다. 그러나 현실은 크게 진척되지 않고 있어서 답답한 느낌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하면서 저런 일까지 다 신경 써야 하나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면서 제가 느낀 게 있다. 지방정부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중앙정부가 다 가져가서 실험한다. 중앙정부는 더 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세세한 걸 다 하려고 하면 현장맞춤형 정책이 나오지도 않고 해결도 어렵다."

박 시장은 2015년 6월 빌 더블라지오 미국 뉴욕시장이 임대 기간이 1년인 아파트의 임대료는 동결한 사실도 예시했다. 박 시장은 "나에게 뉴욕시장처럼 임대료 요율 상한선을 정할 권한을 준다면 궁중족발 사태 같은 것도 막을 수 있었는데, 막상 행정을 하다보면 그런 권한이 없다는 걸 절감한다"고 말했다.


한병도 수석은 "문재인 정부가 개헌을 준비하면서 재정분권 포함해 지방분권에 대한 혁신적인 내용을 담았는데 정치적 여건상 어려워졌다. 정부 부처에서는 (법의 테두리에서) 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수석은 그러면서 지방정부에 아쉬웠던 점도 토로했다.

한 수석은 "대통령과 시도지사 간담회를 해보면, 지역의 현안만...(얘기하고 끝난다)"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는 지방분권 등 국정관련 큰 의제를 결정하는 자리로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지역별 현안을 미리 청취하고 사전논의를 하려고 한다"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에서 진성준 정무부시장과 강태웅 기획조정실장, 조인동 일자리노동정책관 등이, 청와대에서는 송인배 정무비서관과 나소열 자치분권비서관 등이 각각 배석했다.
#박원순 #한병도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4. 4 [동작을] '이재명' 옆에 선 류삼영 - '윤석열·한동훈' 가린 나경원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