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협 1180번째 외침 "문 대통령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야속"

[현장] 8.15 대사면 촉구..."문재인 정부, 양심수 석방 한 명도 없었다"

등록 2018.07.19 18:20수정 2018.07.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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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사면촉구하는 민가협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의 1180번째 기자회견이 열렸다. ⓒ 신나리


32도를 웃도는 땡볕, 청와대 앞 분수대에 70, 80대 어르신들이 하나둘 모였다. 30여 년 전부터 이들의 상징색이 된 보라색 손수건이 각자의 모자와 목에 둘러있다. 더운 날, 서두를 법한데 천천히 귀한 물건을 대하듯 현수막을 펼친다.

현수막에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8.15 대사면촉구 민가협 기자회견'이 쓰여있다. 기다리는 것에 이골이 난 사람들, 33년째 외치는 이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의 1180번째 목요집회가 열렸다.

1180번째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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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사면촉구하는 민가협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의 1180번째 기자회견이 열렸다. ⓒ 신나리


"지금 감옥에 있는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 모든 양심수를 복권하라. 이 땅에 더는 양심수가 없도록 국가보안법 없는 세상을 만들자." -조영건 구속노동자후원회 회장

새로운 발언은 아니다. 민가협이 처음 거리시위에 나섰던 1986년 3월 4일에도 현수막에는 '양심수를 석방하라'고 쓰여있었다. 같은 말을 1180번째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다만, 석방의 대상자가 늘어났다.용산 참사, 쌍용자동차 해고자, 내란음모 조작사건으로 구속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시대가 남긴 사건에 구속된 이들이 많아졌다. 어떤 이들은 석방됐고, 어떤이는 여전히 구속된 상태다.

"여기까지는 오고 싶지 않았다. 정말 여기까지는 오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오고야 말았다."

권오헌 민가협 명예회장이 오고 싶지 않았던 '여기'는 청와대 앞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믿었기에, 문재인 정부는 다를 것이라 믿었기에 청와대 앞에서 집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는 뜻이다.

조영건 회장 역시 문 대통령을 향한 야속한 마음을 드러냈다. 청와대가 잘 들었으면 좋겠다고 청와대를 향해 마이크를 쥐고 발언한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어 너무 좋았다. 막중한 사명을 가진 사람에게 희망을 걸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민중 인사, 통일 인사, 노동 인사가 여전히 석방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인권 변호사인 문재인 변호사, 지금은 야속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8.15, 문 대통령이 대통령 사면권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폭력적으로 가둔 이들을 석방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문 대통령을 신뢰한 만큼 억한 마음이 많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국 문 대통령을 향한 믿음을 재차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이 여기에 있으니 믿는다"라며 "8.15 대사면으로 8.15 축제를 만들자"고 말했다.

청와대 향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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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사면촉구하는 민가협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의 1180번째 기자회견이 열렸다. ⓒ 신나리


거리의 어머니, 민가협 회원들 역시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호소를 드러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양심수도 사면하지 않고 있다"라며 "지난해 8.15는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고 해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지난해 연말 특사는 정말 서운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도 마음이 괴로울 거라 믿고 싶다"라며 "이번 8.15에도 양심수 석방을 할 의지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옥에 있는 양심수는 우리가 낳지는 않았지만 다들 우리 자식들"이라며 "양심수 석방을 결단하지 않는 것은 민가협 33년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들은 "민가협 어머니들이 바라는 건 기념식 내빈 초청장이 아니라 양심수 사면장"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만큼은 실망하고 싶지 않다. 민가협 어머니들의 마음을 꼭 새겨달라"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민가협 회원 일부는 발걸음을 청와대로 향했다.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은 "청와대와 면담이 있다"라며 "이 세상의 양심수가 더는 없어야 한다는 민가협 어머니들의 소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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