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뽑은 교장을 보내주세요" 교사 90% 실명서명

‘교장 1등 후보’ 꼴찌 탈락 사태 ‘파문’ 확산...청와대 청원 이어 서울교육청 앞 집회

등록 2018.07.20 09:45수정 2018.07.2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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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1등 교장 후보' 꼴찌 탈락 사태에 대한 청와대 청원 화면. ⓒ 인터넷 갈무리


내부형(평교사 응모 가능형) 교장공모제에서 학교 구성원이 뽑은 교장 '1순위' 후보를 지역 교육지원청이 '최하' 점수로 탈락시키자,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19일 서울 북부교육지원청 소속 D초등학교 전체 교사 30명(병가, 휴직 등 제외) 가운데 90%인 27명이 "학교 구성원이 선택한 우리의 교장을 보내주십시오"란 제목의 항의서한에 실명으로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명 시작 이틀 만이다. 같은 일을 당한 서울 남부교육청 소속 O학교 교사들도 항의서명에 나서 20일 오후 2시 현재, 전체 교사 32명의 81%인 26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 학교에 직접 확인한 결과다.

"학교 구성원이 원하는 교장 뽑으라더니..." 반발 거세져

해당 두 학교 학부모들도 수백 명이 하루 만에 서명지에 이름을 올리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부와 남부 교육지원청이 '학교 구성원이 1등으로 뽑은 교장 후보'를 '패싱'하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추천한 교감 출신 교장 후보들이 실제 임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6일자 보도(관련 기사 : '학교 추천 '1순위' 교장 후보들, 교육지원청에서 탈락시켜')에서 "서울 북부교육지원청과 남부교육지원청의 교장공모심사위가 각각 '교장공모제 학교심사위' 결과 1등을 차지한 D초와 O중 '평교사 출신 교장 후보'를 최하 점수를 줘 탈락시키고 교감 출신 후보들을 조 교육감에게 추천했다"고 처음 보도한 바 있다.

조 교육감은 지난 17일 두 학교에 대한 공모제 교장 임명제청을 보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두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1차 학교 심사와 2차 교육지원청 심사의 부적절성 여부를 따져보기 위해서다.

19일, D초 교사들은 조 교육감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가 원하는 자를 당해 학교 교장으로 임용한다'는 서울교육청의 교장공모제 시행계획은 허울뿐이었다"면서 "학교구성원이 원하는 교장을 뽑으라고 해서 민주적인 절차로 뽑은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취지를 (북부교육지원청이) 이렇게 훼손해도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번 서명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물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소속 교사들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명지에 이름을 올린 교총 소속 한 교사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학교에서 진행한 공모제 교장 후보들의 학교교육계획 설명회 때 1등으로 뽑혔던 분의 설명을 듣고 '정말 우리 학교가 꿈꿨던 이상을 실현할 수 있겠구나' 기대했다"면서 "그런데 우리 교사들의 이런 기대가 교육지원청 심사를 통해 무시된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교총 산하 서울교총은 지난 18일 낸 논평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신뢰도 문제를 포함해 자체 한계가 드러났다"면서 "교육공동체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협하고 혼란과 갈등만 부추기는 무자격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폐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 17일 성명에서 "학교 구성원들이 1순위로 추천한 후보들을 탈락시킨 교육지원청 심사위는 전현직 교장과 교육지원청 관료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교육기득권세력이 평교사 출신의 교장 진출을 막기 위해 '갑질'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교사노조도 지난 17일 성명에서 "학교에서 추천된 자가 큰 결격사유가 없는데도 교육지원청에 의해 심사 결과가 뒤집히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면서 '교장공모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청와대 청원 시작, 항의집회도 계속될 듯

한편, 내부형 교장공모제 D초, O중 공동대책위는 지난 17일부터 청와대 사이트에서 청원을 시작했다. 이 청원 참여인원은 19일 오후 11시 24분 현재 1466명이다.

공동대책위는 20일 오후 3시부터 '학교 구성원이 뽑은 1순위 교장 후보 탈락 사태'에 항의하는 집회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열 예정이다. 이 집회에는 두 학교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 관계자는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교육청 앞 1인 시위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특별감사 결과는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공모제 #학교 1등 교장 '꼴찌' 탈락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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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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