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5일만에 처참한 몰골 드러낸 라오스 보조댐

라오스 정부, 건설공사 의혹 제기도... SK건설 측 "유실" 거듭 설명

등록 2018.07.28 20:11수정 2018.07.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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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vs 유실' 논란 무색... 길이 770m 거대한 둑 사실상 사라져
댐 포장한 아스팔트조차 쓸려 내려가... 도로경계석 간신히 버텨

(아타프[라오스]=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28일 오후 직접 찾아간 라오스 남부 아타프 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사고 현장은 수마가 할퀴고 간 처참한 몰골 그 자체였다.

사고가 발생한 지 5일이 지났지만 붕괴냐, 유실이냐를 둘러싼 그동안 논란이 무색할 만큼 대부분의 구조물이 무너지고 주저앉고 파괴된 상태로 놓여있었다.

해발 900∼1천m에 있는 이 보조댐에 있던 길이 770m, 높이 25m, 폭 5m 가량의 거대한 둑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공사인 SK건설 측은 사고 직후 보조댐의 상부 가운데 200m가량이 일부 유실됐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의 모습은 사뭇 달라 보였다.

댐 윗부분을 포장했던 아스팔트조차 상당부분 쓸려 내려갔고, 흙더미와 함께 주저앉은 일부 아스팔트는 그 위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도로 경계석이 없었다면 구별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그러졌다.

댐 입구에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판과 차량 통행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줄이 애초 이곳이 거대한 보조댐이었음을 상기시켰다.

물을 가두려고 협곡을 막았던 둑이 대부분 무너졌기 때문에 100여 m 아래 계곡 물은 보조댐을 설치하기 전처럼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었다.

SK건설 관계자는 "처음에는 댐 상부 200m 구간이 일부 유실됐지만, 이 댐은 돌과 흙으로 쌓은 둑과 같은 사력댐이기 때문에 한번 유실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쓸려 내려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면 붕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SK건설 관계자는 "붕괴는 구조물이 내려앉은 것이고, 유실은 물에 쓸려 내려갔다는 의미"라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은 라오스 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과 관련, 캄마니 인티라스 라오스 에너지·광산부 장관은 지난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규격에 미달한 공사와 예상치 못한 규모의 폭우가 원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마도 보조댐에 금이 가 있었을 것이다. 이 틈새로 물이 새어 댐을 붕괴시킬 만큼 큰 구멍이 생겼을 것으로 본다"고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역대 최고급 폭우로 보조댐이 유실됐다는 입장이다.

사고 전 열흘간 무려 1천㎜가 넘는 비가 내렸고, 사고 하루 전에도 438㎜의 '물폭탄'이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고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 사륜구동 SUV를 타고 비포장 비탈길을 오르는 동안 곳곳이 깊이 팬 상태였고, 일행이 탄 차 바퀴가 진흙에 빠져 오도 가도 못하는상황이 연출되는 등 당시 폭우가 상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

비탈길로 접어들기 직전에는 다리가 일부 유실돼 가설교를 지나기도 했다.

댐으로 올라가는 길에 라오스 군경 초소 세 곳을 통과해야 했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올 때도 현지 군경이 둘러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편, 이번 사고 희생자와 관련, 라오스통신(KPL)은 26일 사망자 27명, 실종자 131명, 이재민 3천6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한 바 있으나 정확한 사망자 숫자를 놓고는 현지 정부 당국과 언론의 발표가 혼선을 빚고 있다.

youngky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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