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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금메달' 김학범호, 악재 딛고 AG 2연패 성공할까

[아시안게임] '첩첩산중' 김학범호, 살인일정-기후-인맥 논란 등 겹쳐

18.07.29 10:38최종업데이트18.07.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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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을 이끌 김학범 감독. 김학범호가 여러가지 악재를 딛고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대한축구협회


순조롭지 않다. 모든 악재가 겹치고 있다. 김학범호의 아시안게임 도전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은 오는 12일(이하 한국 시각)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한국 대표팀은 4년 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황희찬(22·레드불 잘츠부르크),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등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활약한 공격진들이 모두 가세한다. 또, 월드컵 조별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각광을 받은 조현우(27·대구FC)도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다. 하지만 김학범호는 대회 시작도 하기 전에 살인 일정과 무더위, 인맥 논란 등에 휩싸이며 위기를 맞고 있다.

원정 아시안게임 금메달 무려 40년 전

지금까지 아시아 최강을 자처한 한국 축구의 목표는 당연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통산 금메달 4회로 이란과 함께 최다 우승국의 영예를 안고 있다. 그래서 우승이 아니면 국민들을 납득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아시안게임은 그리 호락호락한 대회가 아니다. 원정 대회에서의 금메달은 무려 40년 전이 마지막이다. 심지어 1970년과 1978년 방콕 대회에서는 모두 공동 금메달이었다. 이후 자국에서 열린 1986 서울 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벌어진 2002 부산 아시안게임(동메달), 2006 도하 아시안게임(4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동메달)에서는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실망감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한국에 도전장을 던진다. 뛰어난 피지컬과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갖춘 이란은 늘 한국을 괴롭혔다. 올해 1월 열린 2018 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우즈베키스탄도 우승 후보 중 한 팀이다.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도 얕잡아 볼 수 없다. AFC U-23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뛰어난 조직력이 강점이다.

3주간 8경기, 역대급 살인 일정표

▲ 2018 아시안게임 조추첨 결과 한국은 E조에서 총 4경기를 치른다. ⓒ 대한축구협회


동남아시아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살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아마추어 같은 행정으로 조추첨 누락이라는 촌극마저 발생했다. 결국 아랍에미리트가 한국이 속한 E조에 추가됐고 기존의 4개에서 5개 팀(한국, UAE, 바레인, 키르기즈스탄, 말레이시아)으로 늘어났다. 이는 즉, 조별리그에서만 4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별리그 4경기와 토너먼트 4경기를 합치면 총 8경기다. 약 3주간 8경기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상대팀의 수준이 높은 토너먼트로 갈수록 체력 소모와 피로는 더욱 가중된다. 가뜩이나 빽빽한 일정인데 고작 20명의 엔트리로 대회에 임해야 한다. 체력 관리와 로테이션이 필수다.

일정도 꼬였다. 당초 한국은 다음달 9일 이라크와 평가전을 한 차례 치른 뒤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계획에 차질을 빚게됨에 따라 평가전을 생략하기로 했다. 또, 조별리그를 치르는 인도네이사의 반둥은 낙후된 시설로 악명높다. 무더위와 최악의 조건에서 대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악재에 놓였다.

늦어지는 해외파 합류, 조직력 난조 예상

대회 일정 변경으로 평가전 없이 본선을 치러야 한다. 사실상 조별리그를 평가전 삼아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학범호는 오는 31일 최종 엔트리 20명 가운데 해외파 선수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황의조 4명을 제외한 16명을 소집할 예정이다.

관건은 역시 해외파다. 한국을 상대하는 다수의 팀들은 수비적인 전술로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밀집 수비를 얼마나 잘 분쇄하느냐가 금메달을 결정할 요소다. 공격진의 파괴력이 그만큼 중요하다.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로 짜여진 삼각편대는 탈아시아급이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과 제대로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는 것은 조직력 측면에서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하필 E조에서 수위 싸움을 벌일 바레인(8월 12일), UAE(8월 15일)와 1, 2차전을 치르는 것도 껄끄럽다.

손흥민은 다음 달 11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과의 개막전을 치른 뒤 13일에야 인도네시아로 합류할 예정이다. 와일드카드 황의조는 다음달 5일 J리그 경기를 소화하고 다음 날 김학범호 훈련 캠프에 합류한다. 그리고 황희찬과 이승우는 대표팀이 출국하는 8일 이전에 귀국해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맥 논란 잠재우려면 결국 금메달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손흥민, 조현우, 황의조를 선발했다. 손흥민과 조현우의 발탁은 모두가 수긍할만한 선택이었지만 황의조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황의조는 울리 슈틸리케 전임 A대표팀 감독으로부터 간간이 호출을 받았지만 주축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또, 신태용 감독도 황의조를 몇 차례 테스트한 게 전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는 제외됐다.

그랬던 황의조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공격진은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등 비교적 풍부하다. 황의조마저 가세할 경우 4명 가운데 최소 1명은 벤치를 지킬 공산이 크다. 인맥 축구 논란의 불을 지핀 것은 과거 김학범 감독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성남을 이끌당시 황의조가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학범 감독은 "학연과 지연은 아니다"라고 못박았지만 여전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황의조는 올 시즌 J리그에 8골로 득점 랭킹 3위에 오르는 등 뛰어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논란을 잠재우려면 금메달이라는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김학범 감독의 고민이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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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손흥민 아시안게임 자카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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