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망천' 정태옥 "가을에 인천에서 공식 사과할 것"

조봉암 59주기 추모제 참석 '거듭 사과'... 인천 사회복지시설 3주간 남몰래 봉사활동

등록 2018.07.31 18:19수정 2018.07.3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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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옥지방선거 때 '이부망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정태옥 의원이 죽산 조봉암 59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죄송하다"고 처음 말문을 열었다. ⓒ 김갑봉


'이부망천'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지난 지방선거를 뜨겁게 달궜던 정태옥(무소속, 대구북구을) 국회의원이 54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입을 열었다.

정태옥 의원은 31일 진보당 당수 죽산 조봉암 선생 서거 59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변명할 말이 없다. 정치인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으로 인천시민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정말 죄송하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사건 발생 이후 자숙하고 성찰하며 조용히 지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인천의 사회복지시설에서 약 3주간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기사화하는 것을 꺼려했다. 그는 올해 가을에 인천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6월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던 정태옥 의원은 6월 7일 생방송에 출연해 "서울 살다 이혼하면 부천 가고 더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쪽으로 간다"고 한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이 발언은 '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산다'는 '이부망천'이라는 조어로 탄생해 인구에 회자되며,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은 정태옥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고, 자유한국당 인천시당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까지 정태옥 의원의 의원직 사퇴과 정계 은퇴를 촉구할 정도로 파문은 컸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검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소송인단을 모집했다.

정 의원의 6월 7일 발언은 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앞서 6월 4일 TV토론회 때 들고나온 '손팻말'에 적힌 '인천시정 현황' 통계에 대해, 유정복 시장을 엄호하기 위해서 통계의 원인을 설명하려다 나온 실언이었다.

당시 박남춘 후보는 2014~2017년 실업률 전국 1위, 가계부채 비율 전국 1위 등 인천의 좋지 않은 통계 11가지를 들고나와 유정복 시장을 비판했다.

이에 정 의원은 7일 생방송 때 유정복 시장을 엄호하는 입장에서 왜 그런 통계가 나오게 됐는지 설명하던 참이었다. 그러다 그만 말이 앞선 나머지 적절치 못한 표현이 나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특히, 인천의 경우 정태옥 의원이 지난 2010년 민선5기 초반에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으로 부임한 뒤 약 3년간 인천시에서 고위 공직자로 지냈기 때문에 충격과 상실감이 더했다.

정태옥 의원은 "사실 저도 많이 놀랐다. 겁도 났다. 전체적인 맥락은 그게 아녔고, 의도한 것도 아니었기에 저도 무척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핑계가 될 순 없다. 정치인으로서 적절치 못한 표현이다.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 현 시장(유정복)을 비판하면서 통계를 제시하길래, 왜 그런 통계가 나오게 됐는지 말하다가 적절치 못한 말을 했다. 죄송하다. 공식적인 사과는 가을에 인천을 방문해 시민들 앞에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직생활 막바지 3년을 인천에서 보내고 떠났다. 제가 사고를 치긴 했지만, 다시 인천과 연결되는 느낌이다. 인천과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옥 의원, 죽산 조봉암 59주기 추모제에 참석

정태옥죽산 조봉암 59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정태옥 의원은 '조봉암 훈장 추서는 독립운동사 복원'이라며 추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 김갑봉


정태옥 의원은 인천과 인연을 지속하기 위해 인천과 관련한 첫 공식 행사로 죽산 조봉암 59주기 추모제에 참석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이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 정 의원은 추모제가 끝날 때까지 뒤쪽에서 서서 자리를 지켰다.

정 의원은 인천시 기획실장으로 있을 때 죽산 조봉암 동상 건립기금 모금에 개인적으로 참여했고, 마침 또 자신이 속한 국회 상임위원회가 조봉암 건국훈장 추서와 관계돼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정무위원회가 국가보훈처를 소관 부서로 하는 데 주요사업 중 하나가 사회주의 계열 항일운동 투사들에게 훈장을 추서하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그 중 핵심 인물이 죽산 조봉암 선생이다. 죽산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 온 새얼문화재단이 직접 와서 추모제를 보라고 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죽산 선생은 낯설지 않다. 그리고 추모제에도 어느 날 갑자기 온 것처럼 온 게 아니다. 죽산 동상 건립기금 모금에 개인적으로 후원했고, 새얼문화재단은 지금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며 "죽산 선생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토지개혁으로 산업화 토대 마련… 죽산 훈장 추서는 독립운동사 복원"

보수 진영에 속한 국회의원으로서 이례적인 행보라는 물음에 정 의원은 "좌우 대립은 우리 근대사의 아픔 중에 하나다. 항일 독립운동은 좌우를 구분해서 보면 안 된다. 죽산은 특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죽산이 있어 남한은 한국전쟁을 극복했다. 전쟁을 앞두고 북한 박헌영 부수상이 김일성 수상한테 '남한 공격 시 남한 내에서 군부반란과 농민반란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두 가지 다 없었다. 핵심은 죽산이 주도한 토지개혁이다. 이미 토지개혁을 단행한 상태라 굳이 북한에 호응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태옥 의원은 또 죽산의 토지개혁이 산업화의 토대를 닦았다고 했다. 정 의원은 "토지개혁은 굉장히 중요하다. 당시 우리 정부는 '유상몰수 유상분배'를 했다. 그런데 매입할 때 현금을 준 게 아니라 정부 농지채권을 줬다. 그런데 이 채권이 땅을 살 땐 시중 가격의 30%밖에 안 됐다. 반면 일본 적산 재산을 매입할 때 채권 가격 그대로 인정해줬다. 이렇게 해서 남한 지주가 산업자본으로 전환하는 토대가 마련됐다. 반면, 농민들에겐 무상에 가깝게 공급했다. 죽산이 이를 의도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지만, 토지개혁은 한국전쟁 극복의 원동력이자 산업화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죽산 조봉암 선생에 대한 건국훈장 추서에 대해 "죽산 훈장 추서는 궁극적으로 좌우를 넘어 우리 독립운동사를 복원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끝으로 인천과 인천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민선 5기 때 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감사원 징계까지 감수하며 일을 했다. 당시 토지매각으로 징계를 받았던 사람이 저다. 인천시 기획실장 3년 했다. 그래서 인천시민들이 더 서운하고 상처가 컸다"며 "아직까진 성찰을 위해 자숙하고 있다. 가을에 인천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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