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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른들을 혼내주는 초능력 소녀, 한국에 상륙하다

[현장] 마틸다의 끼를 최초 공개한 뮤지컬 <마틸다> 쇼앤텔(Show & Tell) 행사

18.08.03 16:18최종업데이트18.08.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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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틸다> 쇼앤텔(Show & Tell) 행사에서 배우들이 넘버를 시연하고 있다. ⓒ 서정준


뮤지컬 제작사 신시컴퍼니가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또 다른 대형 아역 주연작을 준비한다. 영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뮤지컬 <마틸다>가 그것이다. 지난 7월 30일 오후 서울 남산창작센터에서 뮤지컬 <마틸다>의 쇼앤텔(Show & Tell) 행사가 열렸다. '쇼앤텔'은 다른 제작사에서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연습실 공개와 유사한 행사다. 이번 행사는 작품 및 배우, 스태프 소개 등과 함께 'Miracle', 'Naughty', 'Library1', 'This little girl', Quiet', 'Revolting'까지 총 6장면의 연습 공개와 질의응답, 포토타임 등으로 진행됐다.

뮤지컬 <마틸다>는 139년 전통의 영국 최고 명문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oyal Shakespeare Company: RSC)가 <레 미제라블> 이후 25년 만에 새롭게 만든 작품이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아동문학가이자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친숙한 작가 로얄드 달(Roald Dahl)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책 읽기 좋아하고 똑똑한 어린 소녀 '마틸다'가 어른들의 부당함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영국에서는 7년간의 연구와 개발 후 2010년 트라이아웃을 거쳐 2011년 웨스트엔드 캠브리지 씨어터(Cambridge Theatre)에서 초연 후 현재까지 공연 중이다.

뮤지컬 <마틸다> 쇼앤텔(Show & Tell) 행사에서 네 명의 마틸다 배우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서정준


이번 한국 공연은 신시컴퍼니 30주년 기념 공연으로 비영어권 최초, 아시아 최초 공연이 됐다.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지난 5월 종연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 아역 주연작으로 마틸다 역에 황예영, 안소명, 이지나, 설가은, 미스 허니 역에 방진의와 박혜미, 악독한 교장 미스 트런치불 역에 김우형과 최재림, 미세스 웜우드 역에 최정원과 강웅곤, 미스터 웜우드 역에 현순철과 문성혁이 출연한다.

쇼앤텔을 통해 공개된 <마틸다>는 명성대로 주연 '마틸다' 역의 노래와 연기에 큰 비중이 있는 작품이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다섯 명의 '빌리'가 공연을 거치며 성장하는 과정 그 자체가 관객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는데 이번 <마틸다> 역시 그러할 전망이다. 다음은 주조연 배우들이 모두 참석해 기자들과 함께한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뮤지컬 <마틸다> 쇼앤텔(Show & Tell) 행사에서 배우들이 넘버를 시연하고 있다. ⓒ 서정준


- 연습 시작한 소감이 궁금하다.
"아역 배우들이 한 달 먼저 시작했다. 각자 따로 연습했고 함께 만난지는 2주됐다. 좀 외롭게 연습했다. 같은 역인 (최)재림씨와도 따로 연습하는데 이유를 물어보니까 연습시간에 한 배우에게만 집중하고 싶다더라. 그런 열정에 힘입어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김우형)

"저희 모두 즐겁게 하고 있고 성인 배우들보다 먼저 연습했기에 함께할 때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런데 제 예상보다 훨씬 잘하셔서 깜짝 놀랐다(웃음).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성인 배우들보다 잘하고 싶다."(안소명)

"아무래도 이 친구들은 학교를 가는데 저희는 안 가니까 연습량과 고민이 많았다(웃음). 앞으로 방학했으니까 같이 연습하면 같은 느낌으로 통하지 않을까 싶다."(최정원)

"아역 배우들이 예상을 뛰어넘더라. 기쁘고 앞으로도 공연 올라가기 전까지 매순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최재림)

- 아역 배우들이 성인 배우와 함께하는 시간을 기대했다는데 실제로 함께해보니 어떤가.
"저희끼리 연습할 때는 선생님들이 안 계셔서 실감이 안 났는데 이젠 실감도 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황예영)

"너무 재밌고 실감나서 너무 재밌다. 정말 푹 빠져서 연기하고 만나기 전엔 무척 기대됐는데 실제로 하니까 매번 더 기분이 상승하고 있다."(이지나)

"제가 예전에 성인 배우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무척 기다렸는데 같이 연습하니까 너무 재밌고 혼자 연습할 땐 빈 자리를 못느꼈다가 같이 하니까 빈 자리를 느끼게 됐다."(설가은)

뮤지컬 <마틸다> 쇼앤텔(Show & Tell) 행사에서 배우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서정준


- 연습 중 잘 될 때와 잘 안 될 때 어떤 감정을 느끼나.
"일단 안 될 때는 기분이 좋진 않지만 그래도 틀린 걸 더 반복 연습해서 이전에 안 됐던 부분을 더 잘되게 만든다. 잘되면 기분 좋은데 방심하고 안 할 순 없어서 더 연습하게 된다."(안소명)

"전 안 됐을 때 너무 속상해서 슬픔의 파도에 삼켜지는 것 같다. 한편으론 내 연습량이 부족하니까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서 계속 다시 연습하고 노력해서 고치려고 한다. 그리고 잘 될 때는 너무 기뻐서 날개달고 천사들과 하늘을 나는 것 같다(웃음)."(설가은)

"일단 좀 안 되면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나쁘지만 그걸 너무 신경쓰면 오히려 나쁜 결과가 나오니까 선생님들 말씀에 더 집중하고 신경쓰는 것 같다. 잘 될 땐 그래도 내가 좀 열심히 한다 싶어서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황예영)

"연습이 안 될 땐 기분이 나빠지고 속상한데 그래도 연습할 기회는 많으니까 그렇게까지 속상해하지 않는다. 연습할 때 힘든 점도 많은데 잘 되면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이지나)

"저희가 각자 연습하다 함께 연습하는 첫날 제가 무척 '오버'를 했다. 첫날이니까 많은 에너지를 마틸다 친구들에게 주고 싶다고 변명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아이들을 이기고 싶었다(웃음). 아역의 순수한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그걸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방법밖에 없더라. 집에 가서 작전을 다시 짰는데 (아역배우들을) 이길 거다."(현순철)

"30년 가까이 연습과 공연을 반복하다보니 연습에서 해볼 수 있는 걸 도전하고 지적받고 고쳐가는 것. RSC를 이끌어가는 전세계 최고의 컴퍼니에서 지적해주는 것에 성취감이 있다. 그래서 일부러 다양하게 시도해서 여러가지를 끌어내려고 한다. 연습하며 저를 동심의 세계로 끌어낸다고 느끼는 게 좋은 선생님 앞에선 저도 아이 같아진다. 제게 지적과 노트가 있는 날 더 기분이 좋아서 맛있는 것도 먹고 스스로에게 선물을 사주기도 한다(웃음)."(최정원)

- (성인 배우들이) 아역 배우들을 잘 챙겨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지 궁금하다.
"이 작품은 마틸다 빼곤 다 보조하는 역할, 축구로 치면 저희가 어시스트하고 이 친구들이 공격수다. 저희가 더 연습하고 준비가 돼야 아역배우들이 무대에서 더 즐겁게 놀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한다. 아역배우들은 공연이 올라가는 순간부터 늘 즐거워하면 좋겠다."(최정원)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면에선 좀 잘못되지 않았나 싶었다. 연습하기 전에 다 모였을 때 체계적으로 아동보호법에 관련된 모임을 갖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저희가 도움을 주고 북돋아줘야 할까 생각헀는데 그게 아니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하면 아역배우들은 저절로 활약하게 된다. 보셨다시피 저희가 칭찬받고 있다(웃음).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최선의 무대를 만들거고 세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브팀에게 많은 부분을 맡기고 있다. 이게 합쳐지며 시너지를 낼 것이다. 아직 얼굴도 마주치지 못한 동료들도 많은데 만나서 작품을 만들어내면 정말 놀랍고 감동적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문성혁)

"저도 처음에는 아이들과 연습시작하면 어떻게 잘 챙겨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만나서 연기를 시작하니까 마틸다 자체가 성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가는 역할이라 그런지 오히려 평소에도 마틸다가 더 저를 챙겨주는 입장이다. 마틸다가 미스허니에게 에너지를 주는 역이라서 그런지 성인배우와 연습하는 느낌이다."(방진의)

뮤지컬 <마틸다> 쇼앤텔(Show & Tell) 행사에서 배우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서정준


- 오늘 '미스 트런치불'만 시연하지 않았다. 어떤 캐릭터인지 궁금해하는 관객에게 어필해달라.
"저희가 좀 숨겨야 할 부분이 있다. 특수한 분장이나 연기를 기반으로 해서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이건 정말 역대급으로 어렵고 특별한 역할이다. 무척 흥미롭고 연기하기에 재밌다. 하지만 아역 친구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니 배우들로 지켜야하는 약속을 정확히 지켜야하는 기술적인 면도 중요한 인물이다. 여러가지 신경쓸 게 많고 체력적으로도 신경쓰고 있다."(김우형)

"초반에는 신과 음악, 안무, 공연 중의 퍼포먼스 등 모든 걸 저희끼리도 각자 연습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무인도 같은 고독감이 트런치불을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웃음). 관객들이 트런치불을 볼 때 느끼는 경악감, 놀라움, 혐오덩어리를 봤을 때 느끼는 느낌을 꼭 느껴보시기 바란다. 정말 끔찍하고 어떻게 저런 어른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다. 상상만 하는 걸 무대에서 실제로 해버리는 역할이기에 개인의 스트레스를 무대 위의 연기로 펼쳐내고 있다(웃음)."(최재림)

- 어떤 게 가장 연습하기 재밌거나, 어려웠는지?
"저는 연기가 어려운 편인데 마틸다란 아이를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연기할 때 마틸다가 돼서 마틸다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게 어렵다."(황예영)

"제가 힘든 건 춤이다.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춰야 하는데 그런 점도 힘들고 마틸다 춤이 과격해서 그런 과격함을 표현하는 게 어렵다. 제일 재밌는 건 노래다. 어릴때부터 가장 즐겨한 취미가 노래다."(안소명)

"제일 어려운 건 춤이다. 과격한 춤은 화풀이를 하면 되는데 조용한 춤은 느낌을 살려야 해서 어렵다. 제일 좋은 건 연기다. 연기가 너무 재밌다. 제 기분을 느끼면서 가기도 하는데 그런 게 너무 재밌다."(이지나)

"마틸다에서 가장 재밌는 건 노래다. 노래에 숨어있는 단어 하나하나를 찾다보면 노래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어서 그런 점이 좋다. 춤이 가장 어렵다. 과격함도 있고, 디테일 하나하나 절도있게 해야해서 어렵다."(설가은)

"미스 트런치불은 옷 입는 게 가장 어렵다(웃음)."(김우형)

뮤지컬 <마틸다> 쇼앤텔(Show & Tell) 행사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서정준


- 마지막 인사 부탁한다.
"마틸다. 영국에서 공연보고 느낀 건 저를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준 좋은 작품이었다. 한국에서 공연된다는 말만 듣고도 가슴이 뛰기 시작했는데 함께 연습해보니 우리 시대에 정말 마틸다 같은 영웅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학대받고 괴로울 때 마틸다처럼 초능력이 생겨서 나쁜 사람들을 혼내줄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고 그걸 무대 위의 기적같은 아이들을 보며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최고의 작품이 될 거다."(최정원)

"저는 마틸다란 이름을 듣고 제 안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걸 느꼈다. 그래서 오디션을 신청했는데 정말 너무 재밌고 실감이 잘 나지 않더라. 대본을 받자마자 궁금해서 한 번에 읽어봤다. 대사 하나하나에 그 인물의 감정이 담겨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마틸다 많이 보러 와달라."(설가은)

뮤지컬 <마틸다>는 오는 9월 8일부터 2019년 2월 10일까지 엘지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마틸다 신시컴퍼니 레미제라블 빌리 엘리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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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연극/뮤지컬 전문 기자. 취재/사진/영상 전 부문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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