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경수는 드루킹 공범"... 입증 가능할까?

집무실 등 압수수색... 김 지사 휴대전화 2대 직접 제출 "수사에 협조"

등록 2018.08.02 16:41수정 2018.08.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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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 4일 '드루킹' 김모씨의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드루킹' 일당의 네이버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업무방해 혐의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박상융 특검보는 2일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김 지사는 피의자 신분"이라며 "업무방해의 공범 혐의"라고 밝혔다. 김 지사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를 상대로 한 댓글조작을 지시한 드루킹 김아무개씨의 윗선이라는 뜻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 5월 구치소에서 <조선일보>에 보낸 편지에서 김 지사로부터 댓글조작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김씨 일당의 '산채'로 불린 느릅나무 출판사 건물을 직접 방문해 '매크로(동일한 작업 반복)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을 지켜봤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특검팀은 이러한 김씨의 주장을 토대로 김 지사의 관사와 경남도청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영장을 청구했지만 한 차례 기각됐다. 이후 증거 추가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소명자료를 더해 영장을 재청구했고, 법원은 1일 밤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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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특검팀이 8월 2일 오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관계자가 상자를 가지고 관사 안으로 들어가고 였다. ⓒ 윤성효


이에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김 지사의 관사와 집무실, 국회의원 시절 김 지사가 사용한 PC, 의원실에서 일정관리를 담당한 비서의 사무실과 컴퓨터, 휴대전화, 차량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해 박 특검보는 "일정담당 비서가 항상 컴퓨터에 일정을 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김 지사)일정이 이 사건에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필요하면 (담당비서) 소환 요청을 하겠지만 아직은 압수물 분석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고 이르면 이번주 내로 김 지사에게 소환을 통보할 방침이다. 소환 날짜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 특검보는 "김 지사의 변호인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알려왔다"라며 "변호인과 소환 일정을 조정해서 빠른 시일 내에 소환 조사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은 제일 먼저 제가 요구했고, 그 어떤 조사든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수차례 걸쳐 밝힌 바 있다"며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특검팀의 강제수사에도 김 지사의 혐의가 확인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김 지사와 드루킹 김씨 사이에 금전거래 부분에서는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보는 '김 지사의 후원금 관련 부분도 특검 수사가 진행중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업무방해의 공범으로 혐의점을 두고 수사를 하면서 보강 수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특검팀이 김 지사에게 부여하고 있는 혐의는 '업무방해' 한 가지다. 김 지사가 드루킹 김씨에게 댓글 조작을 지시했거나, 적어도 두 사람이 이를 공모했다는 증거가 나와야 한다. 현재까지는 김씨의 일방적 진술 외에 별다른 물적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김 지사 변호인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강금원 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한 뒤, 서울로 와 특검과 협의된 장소에 직접 가서 휴대전화 2대를 특검에 임의제출했다. 김 지사는 3일에는 도청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특검 #드루킹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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