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대책 만들어라"... 광화문에서 삭발식 거행

[현장] 편파수사 규탄 4차 시위, 주최측 추산 4만 5천 명 모여... '생물학적 여성'만 참여 가능

등록 2018.08.04 19:45수정 2018.08.0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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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모인 홍대 몰카 수사 규탄 시위대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몰카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사를 한다고 주장하는 시위대가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꾸밈 노동은 남성이나 해라!"
"한국이 몰카국이라고 퍼뜨리는 게 나라 망신이 아니라, 한국이 몰카국인 게 나라 망신이다!"


섭씨 36도의 서울 광화문.

뒤를 돌아 있던 여성 다섯 명의 머리카락이 잘려 나갔다. 4일 오후 몰래카메라 불법촬영 반대 시위에서 여성들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이들은 각각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동안 "여성 죽여서 살린 경제는 반드시 여성 손으로 죽일 것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장모가 아니다. 꾸밈 노동은 남자나 해라" 등을 외쳤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다음 포털 카페 '불편한 용기'가 주최하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4차 시위'가 열렸다. 경복궁 건너편에 설치된 스크린 양쪽에는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이게 나라냐 악덕 포주지 난 못 살겠다 갈아엎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집회에 참가한 여성들은 붉은 색 티셔츠, 붉은 양산, 붉은 모자 등을 착용한 채 광화문역 9번 출구 입구부터 삼삼오오 줄을 섰다. 드레스코드인 붉은 색은 여성의 분노를 보여주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최 쪽은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뿐 아니라 대구, 광주, 대전, 목포, 부산, 울산, 익산,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 1000여 명이 버스 22대를 대절해 단체 상경했다"라며 "체감온도 39도에도 불구하고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주최 쪽은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약 4만 5천 명이 모여들었다고 추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의 영상은 포르노가 아니다' '몰카공화국' 등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광장에 자리 잡았다. 무더운 날씨에 광장에는 의료부스 3개가 설치됐다.

"앞으로도 더 큰 용기 내겠다" 참가자 5명, 삭발 감행

이들은 불법촬영 피해자들에 대한 묵념을 한 뒤 불법촬영에 대한 수사기관의 편파 수사를 규탄하며 정부에게 관련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후 5시 30분께 삭발식이 시작될 때까지 선창자를 바꿔가며 구호를 외쳤고, 중간중간 개사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불법카메라 찍는 놈도 올린 놈도 파는 놈도 보는 놈도 구속수사 엄정처벌 촉구한다", "불법카메라 규제방안 시행하라", "수수방관 경찰청장 필요 없다 검찰총장 문무일은 사퇴하라" 등을 외쳤다. 주최 쪽은 "우리의 울부짖음이 남성 권력에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최 쪽은 불법촬영자들이 벌금형, 집행유예 등 가벼운 처벌을 받는 '재판 퍼포먼스'를 한 뒤 삭발식을 진행했다. 참가자 5명 중 1명은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히며 "취준생으로 삭발을 한 게 불이익이 될 것 같아 목요일까지만 해도 삭발식 참가를 취소할까도 했다"라며 "그러나 용기를 냈다. 앞으로 더 큰 용기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라며 "내가 바뀌면 나를 둘러싼 세상이 바뀔 거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 시위는 '홍익대학교 누드모델 몰카 사건'을 발단으로 지난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차례 집회는 혜화역에서 열렸으나 이번 8월 집회는 광화문에서 열렸다. 주최 쪽 추산으로 1차 시위에서는 1만 2000여 명, 2차 시위에서는 2만 2000여 명, 3차 시위에서는 6만여 명이 모이며 시위 참가 규모가 점점 늘어났다. 집회 참가는 '생물학적 여성'만 가능했다.

이들은 후원도 여성에게만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최 쪽은 "여성 힘으로 만들어 행하는 집회"라며 "후원도 여성들에게만 받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후원해주시고 응원해달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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