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문재인, 제정신 아냐" 말에 터진 박수, 대체 왜?

[현장] 국회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 "대한민국 건국은 1948년 8월 15일" 주장

등록 2018.08.09 17:49수정 2018.08.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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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자유포럼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건국70주년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도대체 어떻게 된 셈인지, 저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김문수 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의 말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발언을 계속 이어가던 김문수 전 후보의 목소리가 박수에 묻혀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김 전 후보는 "이 자리에 오신 애국적 국회의원들과 우리 국민이 총단결해서 이 위기를 극복하자"라며 "다함께 힘차게 이 역사전쟁에서 승리해나가자"라고 강조했다. 다시 한 번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9일 오후 2시,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세미나' 자리였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안양동안을)이 대표로 있는 자유포럼이 주최한 이 세미나에는 15명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보수 인사들이 자리했다. 최근 MBC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진 김세의 기자도 눈에 띄었고,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를 하기 위해 참석한 보수인터넷방송 관계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를 규탄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광복절 축사에서 "오늘은 건국 68주년"이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이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건국이 1919년이라는 데 힘을 실어왔다.

1948년 건국론이 처음 대두된 건 2006년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의 선두주자인 이영훈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당시는 교수)가 <동아일보>를 통해 기고문을 내면서부터였다. 이후 뉴라이트 역사학계가 주도한 1948년 건국론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을 거치며 크게 성장했다.

국정교과서 추진 당시에도 1948년 건국론을 인정하느냐는 첨예한 화두였다. 학계와 시민사회계에서는 '정부 수립에 참여했던 친일반민족 부역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역사 왜곡'이라고 맞섰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이 같은 주장들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호적에 생일 잘못 기록되어 있어도..."

인사말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심재철 의원은 "1919년에 대한민국 임신은 됐을지 모르지만, 정작 아이가 태어난 날을 생일이라고 하지 않나"라면서 "나라가 나라로 제대로 태어난 날이 1948년 8월 15일이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

축사에 나선 김문수 전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이 위기"라면서 "우리 국민들의 손으로 뽑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때문에 위기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 김일성주의자출신들이 친민주노총 - 반대기업 정서로 대기업을 전부 적폐세력으로 몰아세웠다"라며 "청와대가 권력을 이용해서 모든 언론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 전쟁에서 우리 정통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애국세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을 친일매국으로 매도하는 걸, 우리 국민들이 과감하게 방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는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그는 대표적인 뉴라이트계 학자로 국정교과서 추진에 적극 찬성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한 바 있다. 양 교수는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1948년 8월 15일이라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인정됐다"라며 "1980년대 좌익 운동권이 선전투쟁의 일환으로 해방전후사 및 한국현대사를 부정적 관점에서 서술하면서서부터 대한민국의 국가성 및 국가적 정체성이 훼손됐다"라고 주장했다.

1919년 임시정부는 국가 구성의 필수요소(영토, 인구, 정부, 주권)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볼 수 없고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봐야 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였다. 특히 그는 "호적에 생일이 잘못 기록되어 있으면 호적을 고쳐야 하는 것이지 생일을 바꾸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헌헌법에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이라고 쓴 것, 그리고 현 헌법 전문에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부분을 "호적에 잘못 기록"한 것으로 비유한 셈이다.

그는 1919년 건국론 주장자들이 "신뢰도가 높은 사료를 깔아뭉개고, 신뢰도가 낮은 사료에만 의존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어떤 사료가, 어떤 이유에서 신뢰도가 높거나 낮은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승만, 당대 유일의 지성인이자 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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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 8. 15. 서울, 대한민국 정부수립기념 식장에서 담소하는 맥아더 미 극동군사령관과 이승만 대통령. ⓒ 맥아더기념관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영훈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건국 70주년, 대한민국의 성취와 상실'이라는 주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대한민국이 어떻게 경제적으로 성공했는지를 요약, 설명했다. 그리고 그 공을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19세기 말 우리 민족이 "자력으로 국민국가를 건립할 정도의 역량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하였다"라며 "대한민국은 일본제국을 해체한 미국에 의해 동아시아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국가"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개인의 근본적 자유'에 기초한 '자유인의 공화국'으로 건립된 것은 이승만이란 걸출한 정치가의 덕분"이라며 "그는 18세기 이래 세계를 평화와 번영으로 이끈 독립, 자유, 개방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독립운동의 방략으로 실천한 당대 유일의 지성인이자 정치가"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그의 출생 신분과 개화·독립운동의 이력은 그에게 대중을 향한 특별한 카리스마를 부여하였다"라며 "대한민국의 초창기의 국가 만들기 프로젝트는 거의 죄다 그의 결단과 실행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임시정부 시절 그의 언행에 대한 비판이나 해방 과정에서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 제주 4.3 사건이나 3.15 부정선거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오는 15일을 건국 70주년으로 추켜세우기 위한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계획이다. 8월 13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자유민주진영 대 민주진영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며, 1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는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위원회 주관으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식'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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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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