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핑 중 "삐" 울리면,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하세요

[체험기] 'PC 바이러스 검출' 화면 눌러보니 신종사기수법

등록 2018.08.10 15:28수정 2018.08.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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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구글로 위장한 경품이벤트로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더니,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로 위장해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는 신종수법이 나타났다(관련 기사 : '아이폰 당첨되셨습니다' 경품 이벤트의 정체)

얼마 전 해외사이트 서핑 중 갑자기 귀가 찢어질 듯한 '삐~!' 하는 경고음과 함께 새로운 창이 하나 떴다. 경고음이 얼마나 컸는지 놀라서 소리까지 지를 뻔했다. 이윽고 영어로 된 여자 음성이 흘러나오더니 갑자기 화면이 바뀐다.

새롭게 열린 창에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윈도우(Windows) 정품 로고까지 달려있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영문 알림창이 뜨더니, 이제는 친절하게 한글로 안내한다. 이어지는 설명은 아주 구체적이다.

"당신의 PC이 바이러스에 3 감염되었습니다. 저희 시큐리티 체크는 2 악성코드와 1 피싱/스파이웨어를 발견했습니다. 시스템 손상 28.1% - 즉시 제거해야 합니다! 바이러스를 즉시 제거해야 시스템 손상과 앱, 사진을 비롯한 기타 파일의 큰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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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외사이트 서핑 중 경고음과 함께 새로운 창이 하나 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윈도우(Windows) 정품 로고까지 달린 이 페이지에는 친절하게 한글로 바이러스 감염을 알린다. ⓒ 화면캡쳐


3종의 바이러스가 감염되었고 시스템이 손상될 것이 확실하니 지시하는 대로 따르라는 이 안내, 친절하다 못해 협박수준이다. 그리고는 "개인정보와 은행정보가 위험합니다"라는 경고문이 뜨고 더 큰 피해를 막으려면 즉시 '지금 스캔하기'를 클릭하란다.

아래에는 도와줄 수 있는 접속 마감 시간이 분과 초 단위로 긴박하게 카운팅이 시작된다. 이 기회를 놓치면 피해가 영구화된다는 친절한 안내도 잊지 않는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치고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한글 메시지가 눈에 띈다.

예전에 많이 유행했던 전형적인 수법으로 보이지만, 속는 셈 치고 클릭했다. 역시나 새롭게 나타난 화면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페이지 공식화면으로 위장되어 있다. 이제는 앞서 안내한 3종의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한 프로그램 다운로드를 유도한다.


"당신의 PC이 심각하게 손상되었습니다! (33.2%) 다음 앱을 다운로드하십시오 - PC Cleanup PC에서 3종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애플리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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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안내된 페이지의 안내문처럼 실제로 내 PC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 허위광고일 가능성이 크다. ⓒ 화면캡쳐


최종적으로 연결된 페이지는 특정 프로그램을 내려받기하는 'PC Repair Tool' 다운로드 페이지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아무 생각 없이 이 프로그램을 내려받았다가 정말 큰코다칠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제로 내 PC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 허위광고일 가능성이 크다.

진짜인 듯 진짜 같은 허위 백신프로그램

방식은 이렇다. 여기서 안내하는 백신 프로그램 다운로드 때에 설치되는 파일에는 이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보다는, 설치될 때 슬며시 다른 제휴 프로그램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몰래 깔린 제휴프로그램은 그들이 노리는 표적의 통로인 셈이다.

주로 음원 추출사이트나 성인 사이트, 해외 사이트 등에 접속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감염 메시지를 표시하여 특정 프로그램 설치나 과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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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나타난 백신 프로그램 다운로드 페이지. 이 백신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보다는, 설치될 때 슬며시 다른 제휴 프로그램이 추가된다는 것이 함정이다. ⓒ 화면캡쳐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따라가 클릭하여 프로그램까지 내려받았다가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백신 프로그램을 까는 것처럼 유도하여 숨겨진 '멀웨어(malware, 악성 프로그램)'가 슬며시 내려받기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향후 PC가 현저히 느려지거나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는 알림창을 또다시 뜨게 만들어 다른 백신 프로그램의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인터넷 서핑 중 바이러스가 걸렸다는 새로운 창이 뜬다면 거의 사기성 광고라면 보면 무방하다. 혹시라도 "삐~"하는 경고음과 함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알려줄 경우 무조건 무시하고 창부터 닫으면 된다. 또, 바이러스 안내 창이 떴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개인정보나 금융정보 같은 중요한 정보가 아직 넘어간 건 아니기 때문이다.

파일을 내려받아서 설치하지 않는 한 표시되는 화면은 단순한 가짜 메시지이므로 PC에는 영향이 없다. 혹시라도 해외 사기성 최적화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을 내려받기했다면 걱정 말고 지금 바로 삭제부터 하면 된다.

내가 직접 다운로드하여 실행하지 않은 백신 프로그램이 결코 나에게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온라인상의 과잉 친절이나 지나치게 파격적인 제안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린다는 것을 명심하자.
#백신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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